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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우(於于) 유몽인(柳夢寅)의 지리산 유람③ 조용섭의 지리산이야기어우(於于) 유몽인(柳夢寅)의 지리산 유람③ “월락동을 거쳐 황혼동을 지났다. 고목이 하늘에 빽빽이 치솟아, 올려다봐도 해와 달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밝은 대낮일지라도 어두컴컴하기 때문에 월락동‧황혼동이라고 부른다. 와곡(臥谷)으로 돌아들자 수목이 울창하고 돌길이 험하여 더욱 걷기 힘들었다.”(「유두류산록」, 최석기 외 번역) 음력 4월 2일(양력 5월 13일) 아침, 지금의 와운마을 인근 어딘가로 추정되는 월락동‧황혼동을 지나 골짜기로 들어선 유몽인 일행은, 곳곳에 쓰러져 가파른 돌길을 막고 있는 거대한 고사목의 가지를 제거하거나 비켜가느라 엄청 힘든 산행을 하였다. 또 ‘수십 리에 걸쳐 굽이굽이 뻗은 시내’라는 표현으로 보아 계곡을 따라 길이 이어졌을 것이다. 이날 유몽인 일행.. 더보기
어우(於于) 유몽인(柳夢寅)의 지리산 유람② 지난 주말, 한국농어민신문에 연재 중인 '조용섭의 지리산 이야기', '유몽인의 지리산 유람' 편 기고를 위해 만수천-뱀사골 답사를 하고 왔습니다. 410년 전 옛사람이 걸었던 길을 확실하게 찾을 수는 없으나, 어렴풋이나마 길을 읽을 수 있어 뜻깊은 시간이 되었습니다. 뱀사골로 가기 위해 차량으로 휙 지나쳐버리는 만수천과 뱀사골에 서려있는 옛사람의 흔적을 소개합니다. (한국농어민신문) http://www.agrinet.co.kr/news/articleView.html?idxno=301301 더보기
구비구비 고갯길을 넘다 여덟 번째 이야기 - 지리산권 이순신장군 백의종군로 하동읍성~북천면 화정리 조용섭의 지리산이야기지리산권 이순신 장군 백의종군로(6)하동읍성~북천면 화정리 제대로 맞이한 기억도 없는 5월의 날이 어느새 끝자락으로 접어들고 있다. 숨 가쁘게 달리는 시간에 맞추어 계절도 이제 곧 여름의 문턱을 넘을 듯하다. 이순신 장군 백의종군로 답사를 위해 하동읍성(경남 하동군 고전면)에 도착한 시각은 오전 11시, 서서히 달구어지는 대기에 오늘 답사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예감이 든다. 1597년 음력 5월 28일 하동읍성에 도착하여 하동현감(신진申蓁)이 마련해준 현청의 별채에서 하룻밤을 머문 이순신 장군은 몸이 매우 불편하여 이곳에서 하루를 더 머물렀다고 한다. 백의종군 행로에서 몸이 불편하여 이틀을 머문 일은 이례적이.. 더보기
하동현감과의 만남⑦ 일곱 번째 조용섭의 지리산이야기지리산권 이순신 장군 백의종군로곱 번째 이야기 - 지리산 일곱번 째 이야기 - 하동 읍내삼거리~하동읍성 4월의 마지막 주말, 섬진강변 하동읍 읍내삼거리로 향했다. 지난 달 이맘때 눈부신 꽃잎으로 섬진강변을 물들이던 벚나무는 어느새 싱그러운 초록의 잎으로 옷을 갈아입었다. 세찬 꽃샘바람과 추위에도 푸른 잎사귀를 흔들며 온몸으로 계절을 맞이하고 있는 나무에게서 강렬한 에너지가 느껴진다. [읍내삼거리에 있는 서해량마을 표지석. 서해량은 삼국지에 나오는 촉한 관우의 고향과 같은 이름으로, 예전 이곳 언덕에 관우를 신으로 모신 ‘관성묘’가 있었다고 한다] 이번 구간 이순신 장군 백의종군로는 하동군 읍내삼거리에서 임진왜란 당시 하동현의 치소(治所)가 있던 하동읍성으로 이어진다. 현재 .. 더보기
빗길을 뚫고 악양으로 들어서다⑥ 조용섭의 지리산이야기지리산권 이순신 장군 백의종군로(6) 하동 화개삼거리~읍내삼거리 [하동 화개장터 앞 이순신장군 백의종군로 표지석] 어느덧 3월도 막바지에 이르렀다. 몹쓸 병으로 온 세상이 어수선한 시절이지만, 지리산 자락에는 늘 그러했듯 눈부신 꽃의 향연이 펼쳐지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몰려드는 것을 막기 위하여 벚꽃축제를 취소하였고, 또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낯선 캠페인으로 방문을 자제해달라고 현수막까지 내걸었지만, 평일 이른 시각임에도 불구하고 화개장터 인근은 상춘객들로 붐비고 있다. 지리산권 이순신 장군 백의종군로 답사는 이제 경남 하동으로 들어서게 된다. 화개면 ‘화개삼거리’에서 하동읍 ‘읍내삼거리’까지 이어지는 이번 구간은 약 27km에 이른다. 그런데 화개장터에 있는 이정표에는 ‘하동군청.. 더보기
순천에서 옛부하들을 만나다⑤ 순천에서 옛부하들을 만나다 다섯 번째 이야기-지리산권 이순신 장군 백의종군로 조용섭의 지리산이야기지리산권 이순신 장군 백의종군로(5)구례읍~석주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으로 온 나라가 뒤숭숭하다. 모쪼록 이 몹쓸 병이 하루빨리 치유되어, 우리들의 삶에 다시 평온이 깃들게 되길 빈다. 2월 하순이 시작될 무렵, 전남 구례의 이순신 장군 백의종군로를 찾았다. 며칠 전 내렸던 큰 눈의 흔적마저 사라져버린 이곳의 지리산 산자락은 어느새 봄의 풍경으로 옷을 갈아입고 있다.(참고 2000년 3월 1일에 기고한 글입니다) 1597년 4월 26일 구례읍 손인필의 집에서 하룻밤을 머문 이순신 장군은 다음날 권율 도원수를 만나기 위해 순천으로 향하였고, 지금의 선평삼거리로 추정되는 ‘송원’에 거처를 마련하였다. 도원수는 장.. 더보기
이순신 장군, 구례에서 머물다④ 이순신 장군, 구례에서 머물다 네번째 이야기-지리산권 이순신 장군 백의종군로 [손인필 비각. 운봉에서 순천으로 향하던 이순신 장군은 구례에서 손인필이라는 사람의 집으로 가서 하룻밤을 머문다] 조용섭의 지리산이야기지리산권 이순신 장군 백의종군로(4)밤재~구례읍 이순신 장군은 백의종군 장소인 경남 합천(율곡면. 당시 초계군) 권율 도원수의 군영으로 가기 위해 남원부를 거쳐 운봉현에 도착하여 머물다가, 도원수가 순천부로 이동하였다는 소식을 접하고는 4월 26일 아침 일찍 출발하여 구례현으로 향하였다. 지금의 동선(動線)으로는 운봉에서 여원재로 되돌아와, 남원 주천면에서 밤재(고증은 숙성치)를 넘어 구례읍에 이르는 행로이다. 약 48km에 이르는 만만찮은 거리로, 초여름(양력 6월 10일) 날씨에 고개를 두 곳.. 더보기
운봉에서 구례로 향하다③ 이순신장군, 운봉에서 구례로 향하다 세 번째 이야기 - 지리산권 이순신 장군 백의종군로 [운봉초등학교. 이순신 장군은 백의종군 당시 박롱이라는 사람의 집에서 머물렀는데, 현재 백의종군로는 옛 운봉객사가 있던 운봉초교를 경유하고 있다] 조용섭의 지리산이야기 지리산권 이순신 장군 백의종군로(3)운봉~밤재 1597년 4월 25일(음력) 아침 일찍 남원부를 출발하여 운봉에 도착한 이순신 장군은 박롱(朴巃) 사람의 집에 들르는데, 억수같이 퍼붓는 비에 더 이상의 진행을 중지하고 그 집에 머물게 된다. 그런데 이곳에서 백의종군 행로에 중요한 변수를 맞이하게 된다. 합천(율곡면)의 군영에 있던 권율 도원수가 순천으로 향했다는 소식을 접한 것이다. 이때 장군은 급히 남원부에 있던 금부도사에게 사람을 보내어 그대로 머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