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지리산 산길따라/지리산♧[기록]

[비망록]문수암을 다녀오다

文殊庵을 다녀와서....

 

 

  시 : 2001. 2. 17(토)-2.18(일)

 

 

佛心깊은 '雄'형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서면에 있는 '奉'형 식당에서 저녁식사나 같이하자고...

그러고보니 형을 만난지도 꽤 오래된 듯하다.

무심한 소리로 들리겠지만, 고단한 이 시절에는

'무소식이 희소식' 아니겠는가?

 

"동생, 문수암 가는 길 좀 가르쳐도.  집안 동생하고 같이 가려하는데

아무도 길을 아는 사람이 없다" 형은 느닷없이 문수암 얘기를 꺼내며

말머리를 튼다. 늘 내게 이야기를 할 때 바로 이야기하지 않고 빙 둘러

이야기하는 형의 스타일로 봐서는 짐작가는 바가 없지는 않았지만,

결국 며칠 뒤, 같이 간다던 집안 동생들은 온데간데 없고 

 

"자네가 같이 좀 가면 안 되겠나?"하며 속내를 털어 놓는다.

그러면서 '봉'형에게도 동행을 권한다.

 

별 거절할 명분을 찾지 못한 나는, 지난 1월 폭설을 맞으며 남원 산내의

독가촌인 개선마을에서 1박후, 영원령-삼정산-상무주-문수암-도마부락

코스로 들렀다 온, 지리산 중북부능선의 삼정산 아래 문수암을 한달만에

다시 찾게된다.

 

문수암은 삼정산자락아래 1100M 고지에 자리한 자그마한 암자인데,

환갑을 맞이한 '도봉'스님이 정진하고 계신 곳이다. 나와 도봉스님과는

3년전 緣을 맺었는데, 오늘 같이 동행키로한 '봉'형에 의하여 스님과

인연을 맺게되었다.

 

도봉스님은 현 종정이신 혜암큰스님의 상좌 출신으로 혜암스님으로

부터 문수암을 물려받아 절집을 지키고 계신지가 약 20년정도 된다.

해인사로 들어가면 대접받으며 지낼 수 있는 法歷을 지닌 분이지만

그 깊고 높은 곳의 토굴같은 암자에서 홀로 지내고 계신다.

 

문수암은 내가 일어서서 허리를 쭉 펴면 머리가 닿는 법당이 있고,

임진란때 사람들이 피난왔다는 천인굴이 법당 왼쪽에 오버행의 큰

바위로 자리하고 있다.  그리고 자그마한 요사채가 법당밑 축대아래와

법당옆에 한채씩 있다.  천인굴 앞에는 문수암이 그 곳에 있도록 해준

맑은 샘이 있는데, 겨울에는 얼어붙어 물이 나오지 않는다.   

 

, 봉 두형과 나, 그리고 힘좋은 동생 '산', 이렇게 넷이서 토요일 오후

문수암으로 향한다.

 

문수암으로 가는 길은 함양땅 마천면 군자리의 도마부락이나, 양정마

을에서 영원사가는 길 중간에 우측으로 나있는 능선이 그 들머리인데,

매니아들은 서북쪽 남원 실상사 약수암에서 능선을 넘어 오르기도 한다.

이 길은 도마부락에서 오르는 길과 만나는데 이 골짜기의 이름이 다름

아닌 '見性골'이다.

 

이 견성골을 따라 오르면 '삼불사', '문수암', '상무주','영원사',

'도솔암'등의 절집들을 순례할 수 있다. 

 

왜 이리 많은 절집들이 들어서 있는지는 이 골짜기의 이름으로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 듯하다.

 

그러나 견성골은 문수암에서 끝나고, 문수암 동쪽위의 삼정산에서

흐르는 지능선을 오른 뒤, 다시 상무주-영원사로 절집순례는 이어진다.

 

이 코스는 해마다 사월초파일이되면, 山寺순례 테마산행지로 자주

지목되는 곳이기도하다.

 

함양땅 마천은 智異 주능선으로 오르는 들머리로 이름난 백무동이

깊숙이 들어앉아 있고, 벽소령, 삼각고지등의 주능선으로 이르는 산길

들이 많아 지리산 산꾼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참고로 백무동에서는 장터목으로 오르는 하동바위, 한신지계곡 코스와

세석고원으로 오르는 한신계곡 코스의 멋진 산길이 열려있다.

 

마천면 면사무소 지나, 다리를 건너면 주유소가 나오는데 그 곳에서

바로 우측으로 돌아, 콘크리트 포장길을 쭉 따라 들어가면 도마부락이

나온다.  부락 개울 위 다리의 공터에 차를 주차하고 난 시간은 오후 4시... 

부산에서 이곳까지 약 2시간 남짓 걸렸다.

 

'웅'형의 운전스타일은 완전히 카레이서의 그것과도 같다.

 

짚차 뒷문을 열고 짐칸의 내용물을 본 우리는 경악했다.

'웅'형이 슬며시 나를 끌어들인건 '산길안내'외에 또 다른 이유가 있었다. 

도봉스님을 아는 내가 필요하기도 했거니와, 포터가 필요했던 것이다.

어머님을 따라 절에 자주 가기는 했지만 대중공양을 해본적은 없었는데,

대중공양으로 '웅'형이 준비한 물품들은 대략 부탄가스, 각종 과일류(감,

사과, 포도), 쌀, 잡곡, 미역, 김, 양초, 향, 심지어 건전지까지 들어있다.

 

어느 정도 예상을하고 아우 '산'이와 내가 70리터 대형 배낭을 준비하였

지만, 결국 공간이 모자라 일부는 배낭옆에 묶고, 또는 배낭위에 얹어서

패킹을 마친다.

 

'웅'형은 배낭을 두개나 가지고 왔고, '봉'형은 소형색을 가져왔는데

'웅'형의 작전에 말려 '봉'형은 45리터 배낭을 매게된다.     

 

도마부락에서 문수암 오르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대략 2시간여...

그 시간이 주는 부담이 그리 크지않았기 때문에 그런 짐을 지고 가는 일이

가능한 일이다. 나는 요즈음 의식적으로 무릎에 대한 신경을 쓰고있다.

어깨부위로 느껴지는 묵직한 중력의 부담은 나를 긴장하게 한다.

 

그래! 오늘 나는 '육신공양'이다!

스님 말씀과 같이 '문수암오름' 그자체가 공덕쌓는 일이라 하지 않던가... 

 

16:30   도마부락 출발

 

기온 약 10도 정도의 아주 포근한 날이다.

산길 초입, 마을을 벗어나는 곳의 길은 눈과 얼음이 녹아 진창길이다.

그리 큰 계곡은 아니지만, 눈과 얼음이 녹아흐르는 계곡의 물소리는 우렁차다.

30분쯤, 포장길이 포함된 평탄한 길을 걷는데 벌써 두 형의 걸음은 뒤로

처진다.  나보다 4년 선배인 이 형들은 '전문등반' 또는 '축구,골프'등으로

젊은 시절을 불사르던 분들이지만, 세월의 무게를 어찌 감당할 수 있겠는가.

 

헉헉거리며 원망섞인 소리가 들려올 즈음, 나는 한마디한다.

"30분 걷고 5분 쉬겠습니다."  그리고는 못들은체하고 기어이 30분을 채우고

휴식을 취하는데 벌써 엄청난 땀을 흘리고 있다.  나와 젊은 지리산 산꾼

재근이가 같이 오를 때가 생각나 혼자 빙긋이 웃는다.  그 아우하고 오를

때마다 내가 얼마나 혼이 나는지..  재근이보고 내가 이렇게 말한적이 있다.

 

"임마! 니도 나이 묵어 봐!"

 

그 반전된 상황을 내가 즐기고 있음은 아니겠지?

 

하지만 어두워지기 전에 오르려면 마냥 쉬엄쉬엄 오를 수 만도 없는 일이다.

아직 산중은 겨울이기 때문이다.

 

무채색의 겨울산은 상고대, 빙화, 그리고 설화가 만발한 경우외에는 시각적

으로 그리 큰 감흥을 일게 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 잿빛 산이야말로

참으로 안온한 느낌을 준다.  극한 상태를 버티어 푸른 새 생명을 잉태하는,

모성과도 같은 그런 든든함으로....

 

17:00  휴 식

17:05  출 발

18:00  삼불사 갈림길 도착

 

점차 시간이 지나고 고도가 높아짐에따라 기온이 많이 내려가있다.

아직 영하로 내려가지는 않았지만 서서히 추워지기 시작한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오늘은 바람이 어디론가 사라지고 길을 비켜주었다.

이 곳 갈림길에서 우측 능선쪽으로 오르면 삼불사로 오르는 길이다.

산길은 조금 다져져있으나 눈이 제법 쌓여있고, 산길 주변에는 대략

5-60센티 정도 쌓인 눈이 그대로 있다.  이정표상 남은 거리는 1.3Km..

1시간이면 충분할 것 같다.  산길은 점점 가팔라지며 고도를 급하게 올린다.

오랜만에 산을 오르는 '웅'형은 무척 힘이드는 모습이다.

걸음으로보아 해지기전에 도착하기는 힘들것같고, 눈길이 미끄러워

아이젠을 차기로한다.  산행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안전'이지 않은가.

 

'봉'형과 '산'이는 벌써 저만치 앞서가고 있다.

어둠이 점점 산자락을 덮어오고 있는데, 길은 더욱 가팔라지고 눈길을

오르는 걸음이 쉽지는 않다.  저 위로 문수암의 불빛이 보인다.

하지만 빤히 보이는 목표물을 보고 걷는 일이 얼마나 지겹고 힘든 일인가?

'웅'형과 휴식을 취하며 천천히 오르기로하고, 앞서간 두사람보고 먼저

올라가라고한다.  랜턴을 꺼내 야간산행에 대한 대비를 하고,

'웅'형을 따라 천천히 뒤에서 오른다.

 

해는 이미 져버렸건만 북쪽 하늘은 여전히 미색으로 가로지어져 하늘로

통하는 문을 열어놓은 듯한 곳이 있는데 예사로운 모습이 아니다.

짧기는하지만 문수암 오름길도 힘드는 곳이 2-3군데 있다.

특히 눈이 쌓여 미끄러울 때는, 설치되어 있는 고정쟈일을 잡아야 오를 수

있는 곳도 있다.  예상보다 시간이 좀 더 걸린 19:10분에 바로 암자밑의

급경사 오르막을 오르는데 '웅'형은 여전히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다.

저 위에서 법당앞 마당에 마중나와 있던 스님과 만난 '봉'형의 말소리가

크게 들린다. 드디어 도착이다.    

 

! 도대체 어떠한 신심을 가슴에 지녔길레 저 두 형은 이렇게 힘들여

오름을 주저하지 않는 것일까?

 

19:15  문수암 도착

 

스님과 반가운 인사를 나누다.  나는 한달만에 다시 뵙는다.

특히 이 겨울, 절해고도와도 같은 그 곳에 찾아들어갔으니 스님도 어찌

반갑지 않으랴. 스님이 따뜻한 물을 세숫대야에 담아놓았다. 

짐을 풀고 손을 씻고는 법당에서 예불을 올리려는데 스님이 놀라신다.

 

"아니 어떻게 이 향을 준비했어?"

 

20년간 암자에 향을 가지고 온 사람이 있기는해도 스님이 사용하는

그 향을 가지고 온 사람은 처음이라며 마치 아이처럼 좋아하신다.

50통을 가지고 올라와 그 동안 사용하고, 이제 3통밖에 남지 않았는데

마침 잘 가져왔다며...        

대중공양한다며 우리가 가지고 올라간 그 공양물들은 아마도 스님의

한달치 식량은 족히 될 것 같다.  가지고 올라간 우리도 다시 놀란다.

예불후 법당 한켠에 둘러앉아 차 한잔씩 나누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시간은 후딱 지나가 오후 9시가 된다.  스님이 주무셔야할 시간이다.

우리도 스님과 함께있는 그 공기의 무게가 부담스러워 얼른 자리를

파하고 아래의 요사채로 내려온다.

 

스님이 특별히 벽장에서 꺼내준 곡차 2병(2리터 페트병)....

그로 인해 우리는 또 날밤을 거의 샐 뻔했으나 꾸욱 참았다.

무슨 할 이야기들이 그리도 많은지.  산적같은 남정네들이....

내일 새벽 살짝 삼정산에 다녀와야 한다.

그러나 잠자리에 든 시간은  이미 새벽 3시 즈음이었고,

오미자 곡차 1병과 마가목 곡차의 약 1/3이 비워져있었다.

 

코와 입의 앙상블이 그 이후 약 3시간동안 무의식의 세계에서 아주

자유롭게 넘나들다.

 

06:00  기 상

 

"행님!  일어 나이소!" 산이가 깨우는 소리에 겨우 일어나는데 머리가

지끈거린다.  '酒種不問'의 후유증이다.  관자놀이를 누르며 겨우 정신을

차리려는데 요사채의 문이 덜컥 열린다.  인기척도 없이 바람처럼 스님이

다가와 계신다. 

 

"뭐하러 이렇게 일찍 일어났어?"

하는 물음에 아직 누워있던 '웅''봉' 두 형도 하는 수 없이 일어나고,

 

"삼정봉에 ...."라는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스님의 이야기가 먼저 파고든다.

"산에는 뭐하러 가!  이리들 와! "

 

이렇게해서 우리는 참으로 졸지에(?) 스님을 따라 법당으로 들어가 생각

지도 않았던 108배를 하게된다.  그것도 스님의 죽비소리에 맞추어...

다만 밤새 잠을 설쳤다는 '봉'거사는 스님의 배려로 계속 잠을 자고...

108배를 하는 도중, 나는 문득 이 시간을 놓치면 안되는 것처럼 생각들을

끄집어 낸다.  나의 가족과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부처님, 이들에게 마음의 평화가 깃들게 하여주소서...'

 

108배 후, 나와 산이는 바로 법당을 나오고, '웅'형은 미리 준비를 하고

왔는지  무슨 책을 꺼내는데 '금강경'이다.  우리가 나온 뒤에도 한참동안

스님과 함께 '금강경'을 읽으며 아침예불을 하였다.

 

문수암에서 처음으로 듣는 스님의 낭랑한 독경소리.....

 

무늬만 불자인 나는 그 내용을 잘 모른다.

하지만 이른 새벽, 그 차가운 대기속으로 스며드는 독경소리는 평화로웠다.

육조 혜능대사가 이 금강경을 듣고 불가로 들어와 확철대오 했다던가?

 

법당 밖에서 독경소리를 듣고있는 도중,

갑자기 무언가 욱하는 격한 감정이 치밀어 오르다..

 

스님은 우리가 잠들 무렵인 3시에 기침하셨단다.

그리고는 문수암에 올라와서야 오늘이 자기 생일임을 알게된 '봉'형의

생일상을 차려 놓으셨다.  오곡찰밥과 미역국까지...

고마운 생각이 들었지만 죄송스런 마음이 훨씬 앞선다.

눈매 깊은 수도승의 모습이 아닌 다정한 집안 어른을 보는듯하다.

 

아침 공양과  차 한잔을 마신 뒤 오전 8시경,

'봉'형과 아우 '산'이는 속세로 내려갔다. 각자 일요일 중요한 일이

있음에도 '웅'형을 위하고 또 스님을 뵙기위하여 그렇게 올라왔다가,

이른 아침 또 바람처럼 내려가야하는 것이다.

오후 1시까지 부산에 도착하려면 꽤나 달려야할 것이다.

 

'웅'현과 나의 출발예정 시간은 12시경...

모처럼 산사에서의 여유로운 시간이 나를 기다리고있다.

산에 오르지 않으면 어떠하랴.  이미 알수 없는 산에 올랐다 온걸...

스님에게 인사후 나는 아래 요사채로 내려오고,

'웅'형은 위의 요사채에서 다시 잠을 자기로한다.     

        

문수암은 北과 東으로 자리를 잡고있다.

요사채에서 문을 열면 東 과 北쪽으로 끝없이 펼쳐지는 산너울을

만날 수 있다.

그 산너울의 우뚝 솟은 곳엔 동으로 황매산, 그리고 좌측으로 이동하며

가야산, 또 다시 좌측 끝으로 눈길이 머무는 곳은 덕유산쪽이다.

서툰 가부좌를 틀고 앉아 나는 모처럼 풍성한 산너울을 이리저리 즐기며,

그러고는 졸고 있었다.  아! 이 얼마만의 여유로움인가!

 

"조처사 뭐해?!"하는 소리에 놀라 눈을 뜨고는,

부끄러워하며 입 얹저리를 닦았다. 

"나도 심심한데..."하시며 요사채로 슬며시 들어오신다.

어제 우리가 먹다 남은 과일을 챙겨 드시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시는데

한가지 말씀은 아직도 머리에 남아 빙빙 돌고있다.

 

'緣', '어디선가 본듯한 모습'

法緣은 쉬이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하셨다.

 

모처럼 스님과 독대하여 대화를 나누는데, 맑은 기운을 느끼다.

 

이름을 알 수 없는 새가 요사채앞 나무가지에서 이리저리 날아 다니는데

스님이 말씀하신다.

"저건 관음조이고 저건 문수새인데 7마리가 항상 찾아오지.

까치도 가끔씩 오고...  이 추운 겨울에 먹을게 어디 있겠어?"

 

천인굴 앞과 요사채 주변 곳곳에 모이가 놓아져 있음을 뒤에 알았다.

그래서 잘 잡수시지도 않는 라면을 놔두고 가라 하는 것이다.

 

"점심 공양하고 내려가!"

기어이 점심을 먹고 내려가라 하며, 물을 끓이신다.

 

라면과 식은 밥으로 맛있는 점심을 먹고 차 한잔 마신 후,

스님과 작별인사를 나누다.       12:30

 

공양물로 채워졌던 나의 대형 배낭은

'이건 누구 주고, 또 이건 조처사 가지고'해서 받아든 곡차병이

가득 찼다.  올라올 때 보다 배낭이 훨씬 무거운 것 같다.

 

편안한 마음으로 쉬엄쉬엄 내려오는데 예상보다 많은 시간이 걸린

1시간 30여분 만에 견성골을 내려와 도마부락에 도착하다.  14:00

 

모처럼 여유로운 마음으로 찾은 산사에서의 하루...

 

쏴아하고 스치는 향긋한 바람을 온몸으로 맞으며 다시 한번 느끼다.

  

                       두류/조용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