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 기름띠 남방저지산 뚫려.. 안면도 비상/연합뉴스

태안 기름띠 남방저지선 뚫려..안면도 `비상'

항공방제로 확산 차단..경기해안은 확인안돼
태안해경, 유조선 `피항조치 불충분' 분석

(태안=연합뉴스) 윤석이 기자 = 멈칫했던 충남 태안 앞바다의 원유 유출 기름띠가 확산 저지선인 가의도 해역을 뚫고 남쪽으로 다시 번져 안면도 상륙 저지에 `비상'이 걸렸다.

   12일 해경 방제대책본부에 따르면 전날 급속한 확산을 멈췄던 기름띠가 이날 오전 8시 현재 안면도에서 37㎞가량 떨어진 근흥면 가의도 남서방 해역으로 광범위하게 다시 번진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날 중국쪽에서 해안으로 불어오는 강한 북서풍(7-11m/s)의 영향으로 가의도 남서방 해역의 기름띠가 안면도 해안가로 밀려들 경우 이 지역 최대 어장에 큰 피해가 우려된다.

   가의도 인근 해역은 기름띠의 남방 확산을 막기 위한 중요 저지선으로 이날 방제대책본부는 가의도 남서방 해역에 250t급 이상 대형 함정을 동원, 유처리제를 살포하는 등 집중방제에 나서기로 했으며 항공방제도 지원키로 했다.

   남쪽의 근소만 모항에서 만리포, 천리포, 학암포를 지나 가로림만 입구인 만대단 인근까지 40여㎞ 가량의 해안선에는 여전히 기름 찌꺼기들이 뒤범벅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가로림만 안쪽에도 전날에는 없었던 은백색의 옅은 유막이 부분적으로 분포됐다.

   다만 항공 관찰결과, 사고 해역 북쪽으로 서산 대산공단 인근 20㎞ 해상까지 번졌던 기름띠는 북서-북동풍의 영향으로 경기해안 등으로의 유입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해경 방제대책본부는 경비정과 방제정 등 선박 220여척, 항공기 5대와 군인.경찰.민간인 등 인력 1만6천여명을 총동원, 해상과 해안에서의 방제작업에 나섰으며 오염이 심한 해안에는 모래를 정화하는 비치크리너 11대를 배치했다.

   사고 이후 이날까지 해상과 해안에서는 폐유 915t, 폐기물 4천834t이 수거됐다.

   사고 피해도 늘어 이날 현재 태안 거아도에서 서산 가로림만에 이르는 해안선 167㎞에 산재한 굴, 바지락, 전복 양식장 3천740㏊를 비롯해 만리포, 천리포, 백리포 등 17개 해수욕장의 백사장 17㎞에서 기름유출 피해가 났다.

   태안과 서산을 잇는 서해 최대 양식장인 가로림만내 4천823㏊에서도 큰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방제대책본부 윤혁수 경비구난국장은 "중국쪽에서 발달한 북서풍 고기압의 영향으로 가의도 앞바다 기름띠가 안면도로 흘러들 가능성이 있어 이 부분에 대한 방제에 집중할 것"이라며 "해안에서 수거한 폐기물도 신속히 처리해 2차 오염을 막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충돌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사고 조사도 빨라져 태안해경은 이날 사고 유조선 관계자를 소환 적절한 피항 조치 등을 취했는지 여부를 집중 조사키로 했다.

   현재까지의 객관적인 자료를 토대로 한 분석에서는 악천후로 인해 삼성중공업 소속 크레인 부선과 유조선이 충돌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이 과정에서 유조선이 필요하고 충분한 안전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게 해경측의 분석이다.

   해경 관계자는 "사고의 직접적 원인이 된 와이어 절단 시점을 놓고 관련자간 10여분씩 차이가 나는 등 진술이 엇갈리고 있다"며 "사고 유조선에서 사고 전 안이한 판단으로 필요하고 충분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seoky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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