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향기로운 글방/옛글과의 만남

취옹정기(醉翁亭記)/구양수(毆陽脩)

◈ 취옹정기(醉翁亭記)

 

<작가소개>

 구양수(歐陽脩 1007-1072)는 북송 길주 여릉(지금의 강서성 길안현, 일설에는 영풍현) 사 람이다. 字가 영숙(永叔), 號가 醉翁 또는 六一居士로, 네 살 때 부친을 여의고 집안이 가난 하였으나, 학문에 정진하여 인종 천성 8년에 진사에 급제하였고 그 후 추밀부사, 참지정사 등의 요직을 역임하였다. 그는 또한 문학에도 재질이 있어 산문으로는 당송팔대가의 대열에 끼었고, ()와 사()에도 걸출한 작품을 남겼다. 문집으로 구양문충공집(歐陽文忠公集)이 있다.

 

<작품해설>

 이 글은 구양수가 저주태수로 좌천되어 폄적 생활을 하고 있던 시기(1046)에 지은 것이다. 이 글이 나오자 견해의 독창성과 문체의 참신성으로 인해서 문인들이 서로 다투어 베꼈으며, 상인들도 이 글을 구하여 세관에 바치면 세금을 면할 정도였다고 한다. 구양수는 저주의 태수로 있으면서 낭야산의 계곡에 성심과 취옹의 두 정자를 세웠다고 한다. 이 글은 그 중 하나인 취옹정의 유래와 그 곳의 경치, 그리고 자신의 생활과 정취를 기술한 것이다. 구양수의 문장은 간결하며 객관적인 묘사에 뛰어나다. 이 글 역시 간결하면서도 생동적인 구양수 특유의 멋이 엿보인다.

* * * * * * * * * * *

 

*취옹정기(醉翁亭記)-구양수(歐陽修)


?皆山也(환저개산야) : 저주를 둘러싸고 있는 것은 모두 산이다.
其西南諸峰(기서남제봉) : 그 중에서도 서남쪽에 있는 여러 봉우리들은

林壑尤美(임학우미)하여 : 숲과 계곡이 특히 아름다운데
,
望之蔚然而深秀者(망지울연이심수자) : 멀리서 바라보아 울창하게 깊고 수려한 것이

瑯王耶也(낭왕야야) : 바로 곧 낭야산(
?)이다.
山行六七里(산행육칠리) : 산길을 육 칠리쯤 걸어 올라가면

漸聞水聲潺潺(점문수성잔잔)하여 : 물소리가 졸졸 차츰 크게 들려오니
,
而瀉出于兩峰之間者(이사출우량봉지간자) : 두 봉우리 사이에서 쏟아져 나오는 것이

釀泉也(양천야) : 바로 곧 양천(釀泉)이니라

峰回路轉(봉회로전) : 산봉우리를 돌아 구비구비 길을 오르면

有亭翼然(유정익연)하여 : 날개를 활짝 펼친 듯한 정자가 있어

臨于泉上者(임우천상자) : 샘가에 임해있는데

醉翁亭也(취옹정야) : 바로 취옹정(醉翁亭)이다
.

作亭者誰(작정자수)으로정자를 지은 사람은 누구인가?

山之僧智仙也(산지승지선야)할새 : 산승 지선(智仙)이다
.
名之者誰(명지자수) : 정자에 이름을 붙인 사람은 누구인가

太守自謂也(태수자위야) : 태수가 스스로 이름한 것이다.

太守與客(태수여객)으로 : 태수는 손님들과 함께
來飮于此(래음우차)할새 : 여기에 와서

飮少輒醉(음소첩취)하고 : 술을 마시곤 하였는데, 조금만 마셔도 곧 취하고

하였으며
而年又最高(이년우최고) : 또 나이도 제일 많아서

故自號曰醉翁也(고자호왈취옹야) : 스스로 호를 취옹(醉翁)이라 하였다
.
醉翁之意(취옹지의) : 취옹의 뜻은

不在酒(부재주)하고 : 술에 있지 않지 않고

在乎山水之間也(재호산수지간야) : 산수간(山水間)에 있다.

山水之樂(산수지락) : 산수의 즐거움을 

得之心而寓之酒也(득지심이우지주야) : 마음으로 얻어서 술을 빌어 표현한다는 것이다.


若夫日出而林?開(약부일출이림비개)하고 : 해가 떠 숲의 안개가 걷히고

雲歸而巖穴暝(운귀이암혈명)하여구름이 돌아와 바위동굴이 어둑해지니

晦明變化者(회명변화자) : 어어두웠다 밝아졌다 하면서 변화하는 것이 

山間之朝暮也(산간지조모야) : 바로 산속의 아침과 저녁이다
.
野芳發而幽香(야방발이유향)하고 : 들꽃이 피어 향기 그윽하고

佳木秀而繁陰(가목수이번음)하며 : 좋은 나무 수려하게 자라 그늘이 무성하고

風霜高潔(풍상고결)하고 : 바람은 높고 서리는 깨끗하며

水落而石出者(수락이석출자) : 수량이 줄어들어 돌이 드러나는 것이 

山間之四時也(산간지사시야) : 산 속의 사계절이다.

朝而往(조이왕)하고 : 매일같이 아침이면 산으로 가고

暮而歸(모이귀) : 저녁이 되면 산에서 돌아오는데
,
四時之景(사시지경) : 사계절의 경치가

不同而樂亦無窮也(부동이락역무궁야) : 같지 않아 즐거움 또한 무궁하다
.

至於負者歌于途(가우도지어부자)하며 : 짐 지고 가는 자는 길에서 노래부르고

行者休于樹(행자휴우수)하고 : 지나는 사람들은 나무 밑에서 쉬는데 이르러서도

前者呼(전자호)하면 : 앞서가는 자가 소리쳐 부르면

後者應(후자응)하여 : 뒤에 가는 자는 응한다

??提携(구루제휴)하여 : 몸을 굽혀서 손을 잡으며

往來而不絶者(왕래이부절자) : 오고 가는 것이 끊이지 않는 것은 

?人遊也(저인유야) : 바로 저주(?) 사는 사람들이 노니는 것이다
臨溪而漁(임계이어)하니 : 사냇가에 가서 물고기를 잡는데

溪深而魚肥(계심이어비)하고 : 물이 깊어서 고기는 살쪄 있고

釀泉爲酒(양천위주)하니 : 양천(釀泉)으로 술을 빚으니

泉香而酒洌(천향이주렬)이라 : 샘물이 향기로와 술이 맑고 차가웠다
.
山肴野
?(산효야속) : 산나물 안주와 푸성귀가
雜然而前陳者(잡연이전진자) : 뒤섞여서 앞에 차려져 있는 것은

太守宴也(태수연야)태수가 차린 잔치이다

宴?之樂(연감지락) : 잔치가 무르익는 즐거움은

非絲非竹(비사비죽)이라 : 현악기와 관악기 때문이 아니다.

射者中(사자중)하며 : 활쏘는 자들은 과녁을 맞추려 하고

奕者勝(혁자승)하고 : 바둑을 두는 자는 이기려 하며

?籌交錯(굉주교착)하여 : 벌주잔이 산가지가 어지럽게 뒤섞이고

起坐而?譁者(기좌이훤화자) : 일어서고 앉고 하며 떠들썩하니 

衆賓歡也(중빈환야) : 이는 모인 손님들이 즐겁기 때문이다
.
蒼顔白髮(창안백발) : 푸른 얼굴에 백발한 늙은이가

頹乎其間者(퇴호기간자) : 그 사이에 쓰러져 있는데

太守醉也(태수취야) : 이는 태수가 취한 것이다


已而夕陽在山(이이석양재산)하고 : 얼마 후에 저녁해가 산에 걸리고

人影散亂(인영산란) : 사람들의 그림자 어지럽게 흩어지는데
,
太守歸而賓客從也(태수귀이빈객종야) : 이는 태수가 돌아가며 빈객들이 그를 따르는 것이다

樹林陰?(수림음예)하여 : 숲이 어둑해지고
,
鳴聲上下(명성상하) : 새소리 아래 위로 들리니

遊人去而禽鳥樂也(유인거이금조락야) : 이는 노닐던 사람들이 사라져 새들이 즐거워하는 것이다
.
然而禽鳥知山林之樂(지산림지락연이금조)이오 : 하지만 새들은 숲속에서의 즐거움은 알 뿐

而不知人之樂(이부지인지락)하고 : 사람들의 즐거움은 알지 못하고
,
人知從太守遊而樂(인지종태수유이락)이오 : 사람들이야 태수를 따라 놀고 즐거워 하는 것만을 알 뿐

而不知太守之樂其樂也(이부지태수지락기락야) : 태수가 그들이 즐거워함을 즐기는 것을 알지 못한다
.
醉能同其樂(취능동기락)하고 : 취하면 그 즐거움을 같이할 수 있고

醒能述以文者(성능술이문자)깨어나면 글로써 기술할 수 있는 자가 

太守也(태수야) : 바로 태수이라

太守謂誰(태수위수) : 태수는 누군가?

廬陵歐陽修也(여릉구양수야) : 여릉 사람 구양 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