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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통암 마당. 사진 왼쪽 손들고 있는 사람 뒤쪽으로 산길이 이어진다.사진:지리산 산길따라] [원통암. 칠불사의 말사로 옛적 청허당 서산대사가 수도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1987년 빈 절터 자리에 통광스님이 중창했다.] ◈원통암 넘어 대성마을 가는 길 - -지리산 답사모임 ‘지리산 산길따라’ 회원 14명 토요일 저녁 마루로 들치는 비 때문에 겨우 눈을 붙였지만, 그것도 선잠 끝에 일어나다 보니 머리가 맑지 못하다. 내리는 비 속에서도 모두 이른 아침에 기상하여 식사 준비를 하고 아침을 먹는데, 굵기를 늘렸다 줄였다 하며 내리는 빗줄기는 마치 우리를 시험하는 듯하다. 하지만 한가지 분명한 것은 어떤 형태로던 함께 길을 나서는 쪽으로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것이고,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볼 때, 그 결정이 언제나 옳았다는 것이다. 물론 멤버들을 위험에 빠지게 하는 코스가 배제되어야 함은 당연한 일이지만. 산길은 의신마을에서 원통암을 거쳐 능선으로 오른 후,
원통암에 오름 길은 잘 닦여져 있다. 마을 아래의 오른쪽 길(벽소령 산장 있는 곳)로 올라, 맨 위 마지막 집에서 오른쪽 숲으로 길이 열리는데, 전봇대를 따라간다고 생각하면 길 잃을 염려가 없다. 마을에서는 펑퍼짐한 봉우리 뒤에 있는 원통암이 잘 보이지 않으나 이곳에 올라서면 내려다보이는 전망이 일품이다. 암자는 고요하고 단정한 느낌을 주는데 인기척이 없다. 고즈넉한 산중암자에서 만난 잔디의 연록색이 참으로 상큼하다. 산길은 암자로 들어서는 입구, 오른쪽 사면의 넙적 바위 있는 곳으로 이어진다. 원통암은 조선시대 청허당 휴정 서산대사기가 수도하던 곳으로 알려져 있으며, 지금은 칠불사 소속의 수행도량이다. 1987년 경 당시 칠불사 주지를 맡고 계시던 통광스님에 의해 다시 세워졌다.. 원통암에 들어설 때까지만 해도 가느다란 빗줄기로 내려 오히려 한여름 산행을 하기에는 더 낫다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였으나, 능선을 넘어 어두운 골짜기로 들어서자 신갈나무 이파리를 때리는 빗줄기 소리가 예사롭지 않다. 최근에는 사람이 다닌 흔적이 거의 없는 듯한데, 고로쇠 집수관이 능선으로 뻗어져 있는 곳으로 희미한 길이 나있다.
다시 능선으로 올라서자, 능선으로 나있는 길은 지금까지 진행한 길과는 너무도 대조적으로 잘 나있다. 지리산 주능선 덕평봉 아래의 선비샘에서 의신 방향으로 하산을 하게 되면, 흔히들 말하는 오토바이능선(예전에 버려둔 오토바이가 있어 그렇게 불렀다)’으로 곧장 하산하기 때문에 이 구간은 남겨두고 잘 다니지 않는데, 최근에는 많은 사람들이 다녔는지 길은 뚜렷하게 잘 이어진다.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아 급경사 길을 내려서다 보면 이따금씩 전망 좋은 곳도 나오는데, 오늘 시계는 막혀있어 아쉽다. 대성골을 가득 메운 비구름이 가끔씩 비켜서기도 하며 공간을 드러내기도 한다. 한참을 내려서면 작은세개골과 축대와 돌계단 등, 사람들이 살았던 흔적 사이로 잠시 내려서면 대성마을에서 작은세개골 다리에 이르는, 즉 세석으로 이어지는 넓은 산길을 만난다. 왼쪽이 세석, 오른쪽이 대성마을 방향이다. ![]() ![]() 대성마을을 찾은 지 근 1년 만인 듯하다. 마을이라 해야 단 두 가구가 살고 있는데, 두 집 이 오랫동안 사이 좋게 잘 살아오고 있고, 모두 순박한 분들이다. 이곳에서 등산로는 마치 집 앞마당을 지나가는 듯 나있다. 여유로운 걸음으로 4시간이 조금 넘는 짧은 산행이었지만, 지리산 자락의 속살을 만나고 왔다는 느낌으로 나의 마음도 편안하다. 굵은 빗줄기를 맞으며 함께 걸은 동지들에게 고마움을 느끼며, 대성마을의 동동주 한잔을 청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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