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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산길따라/지리산♧[기록]

여름 지리산, 문수암에서의 하룻밤

 

▣문수암 도봉스님을 뵙고 오다.

 

[Canon] Canon EOS 350D DIGITAL (1/100)s iso200 F5.6
[문수암 법당 앞의 바위채송화]



*2007년 7월 14 ~ 15일

『지리산 자락 남원시 산내면에서 귀농생활을 익히고 있는 초보농꾼 친구를 만나 하루 저녁을 보낸 후, 이튿날 인근의 지리산 삼정봉 아래 문수암을 다녀오다.』

 

주말, 태풍 머니 소식에 홀로 백두대간 답사를 다녀오려던 계획을 접고, 친구 두 명과 함께 지리산 북부자락 전북 남원 산내면 실상사 인근에서 농사일을 배우고 있는 친구 덕암을 만나고, 다음날 인근 문수암을 다녀올 계획으로 길을 나서다.

문수암으로의 오름을 생각한 것은 산중의 높은 암자이긴 하지만, 그곳에서 홀로 하안거를 지내고 계시는 도봉 스님을 뵙고 오고자 함이다. 

 

지리산에 자주 들어오는 나야 덕암과의 만남이 이제 보름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나머지 두 친구와는 참으로 오랜만의 만남이다. 새로운 삶을 준비하는 친구를 위로.격려하겠다고 나선 걸음이었지만 소주병이 비어지며 시간이 흐르자, 친환경.유기농법'과 관련한 이야기, 그리고 자연.민간치료요법에까지 이르는 이야기의 주재는 덕암이 끝까지 주도하며 이어나간다. 거의 신새벽이 오기 직전 잠자리에 든다.

 

아침, 숙소 주변의 화단에서 꽃들을 잠시 만나고 식사를 한 후, 문수암으로 향하다.


 

[족두리풀이라고 들었지만 ???]



 

 

[Canon] Canon EOS 350D DIGITAL (1/322)s iso200 F5.6

 


[방아]

 

 
[비비추]


도마부락에서 오르는 길, 즉 견성골 코스로 문수암에 이르기까지는 쉬엄쉬엄 진행하더라도 두 시간이면 충분히 닿을 수 있다. 문수암에서 계속 왼쪽으로 올라서면 상무주암에 닿고, 이어서 삼정산으로 오를 수 있다. 

습기를 많이 머금은 숲길에는 꽃들의 움직임이 별로 없지만 그나마 참꿩의다리와 까치수영, 그리고 산수국이 그나마 산자락을 빛나게 하고 있다.

 

[참꿩의다리]

  

 

[까치수영]

 

도봉스님의 맑은 모습을 보니 반갑다. 문수암에 오르고 잠시 지나자, 많은 인원이 함께하며 오른 부산의 모 산악회 리더가 내가 속해있는 한국산악회의 대선배이시더니, 이내 스무 명 정도의 지리산 사랑모임의 익숙한 멤버들이 문수암으로 들어선다. 마치 일부러 이곳에서의 만남을 계획한 듯한 느낌이 들 정도이다. 조용하던 산중 암자에 갑자기 활기가 넘친다.

 



 

 

[Canon] Canon EOS 350D DIGITAL (1/125)s iso800 F10.0
[문수암 도봉스님과 함께]

 

 

[Canon] Canon EOS 350D DIGITAL (1/8)s iso800 F10.0
[석간수 샘이 있는 문수암 천인굴]

 

저녁 해가 지기 직전, 문수암 요사체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하루 더 자고 가자라는 나의 제의에 모두 전화하기가 바쁘다. 결국 우리는 이튿날 새벽 5시에 기상하여 문수암을 내려서게 된다. 밤 사이 제법 큰 비가 내렸다고 하는데, 나는 전혀 느끼지를 못하였다.

3시에 기침한 스님의 배웅을 받으며, 하룻밤이었지만 세상에서 벗어나 있던 그 환한 마음의 느낌을 잃지 않으려 조심스럽게 가파른 길을 내딛었다.

 

수량이 많이 불어있는 견성골 물길을 마지막으로 건너며, 땀에 전 머리를 식힌다. 계곡에 머리를 담그고 한참을 있으니 나를 찌들게 하던 것들, 나를 흔들고 있던 것들도 다 물길에 실려가는 느낌이다. 

나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목소리의 울림이 다시 커지기 시작한다.


두류/조용섭(07/07/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