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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산길따라/지리산♧[역사]

구례 피아골 연곡사(7)정비 및 복원을 위한 제언

연곡사 정비 / 복원을 위한 제언

성 춘 경
(전라남도 문화재 전문위원)


연곡사는 그 규모면에서는 화엄사에 비할 바 못되지만 현재 남아있는 석조물을 보면 상당히 지조 높은 선객이 주석했던 것으로 짐작된다. 우선 부도의 섬세함과 우미한 모습이 그렇고 탑비의 강건하고 우람한 기품이 이를 말해준다.

이미 다 아는 바이지만 부도는 선종의 발달과 함께 9∼10세기경에 가장 성행한 불교 조형물이다. 그런데 그 부도의 진수를 찾는다면 그 어느 곳보다도 먼저 연곡사의 동부도.북부도에서 확인된다. 이곳에서 이만큼 우수한 조형물이 제작되었다는 것은 그를 추종했던 제자들은 물론 그 주인공되는 조사 역시 당대를 풍미했던 존경의 대상이었을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이번에 실시하게 된 연곡사의 지표조사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할 것이다. 이번 조사에서 확인된 내용을 크게 두가지로 간추려 본다면, 첫째 연곡사 경내의 폐건물지를 확인했다는 점이며 그 둘째로는 이들 건물지가 서로 다른 시기에 걸쳐 중첩되어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내용은 문헌기록을 통해 어느 정도 인식되어 왔지만 이번 조사에서 구체적인 자료를 통해 입증된 셈이며, 이들 자료는 앞으로 연곡사의 정비.복원사업과 관련하여 반드시 반영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어쨌든 이번 조사에서 나타난 내용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본 결과 다음과 같은 점이 고려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되어 연곡사 도는 주무 당국에 건의한다.

1) 연곡사의 창건 시기와 창건 당시의 가람 배치와 그 이후의 변천 과정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본격적인 발굴조사를 통해 검증되고 보다 체계적으로 밝혀져야 할 것이다.

2) 이러한 전제하에서 연곡사의 모든 정비.복원 작업은 초창기의 가람 배치 상태와 그 후의 변천 과정 등 보다 자세한 내용이 파악된 다음에 이루어져야 한다.

3) 현재 추진되고 있는 종각 건립 계획은 이같은 맥락에서 재검토 되어야 하고, 그러나 이미 완성된 종을 그대로 방치하기가 어렵다면 앞으로 연곡사의 발전방향을 고려하여 임시 종각을 건립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항구적인 종각 위치는 본격적인 발굴 조사후 전체적인 가람 배치를 파악하여 선정키로 하고, 잠정적으로는 연곡사 입구 우측(향좌) 두 번째 축대 위에 세우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그 이유는 일반적인 가람 배치에서 삼층석탑 윗쪽 보다는 석탑 아래쪽이 적절하며, 추후 발굴 조사를 통해 종각 위치가 확인되어 다른 지역으로 확정될 경우에도 임시 종각은 종무소와 같은 기능을 할 수 있는 위치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임시 종각을 그 위치에 건립하더라도 추후 용도 변경 가능성을 고려하여 설계에 반영하는 것이 이상적일 것이다.



[구례군 자료에서]

[구례 연곡사지 지표조사 보고]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