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조사는 연곡사 지표조사의 일환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조사범위는 연곡사가 위치한 계곡 즉 토지면 외곡리, 내동리, 내서리 일대로 한정하였다. 조사대상은 불교유적으로 사지(寺址)를 중심으로 하였으며 최근에 조성된 신흥 사찰까지 포함하였다. 연곡사가 위치한 계곡은 피아골로 유명하며 계곡이 깊고 넓어 의외로 폐사지가 많았다. 조사된 사지는 10곳으로 아래의 내용과 같으며 조사하지 못한 사지는 내서리 남산 마을에 있는 윗남산 사지(현재는 사지에 민가가 있어 사지의 흔적을 찾아보기 어려움), 내동리 직전 마을의 동북쪽에 있는 웃거무네 사지, 노고단 남쪽의 질매재 동쪽 계곡에 있는 사지등이다.
연곡사 주변 불적조사는 토지면 내서리 920번지 (남산마을)에 거주한 이태호(56세)씨의 제보와 안내로 이루어졌으며, 부록으로 전라남도에서 간행한『문화유적총람』(1986)을 중심으로 해서 구례군의 사찰과 사지를 표로 작성하였다.
1. 대밭골 사지(사진 1?2)
(1) 위치 이 사지는 토지면 외곡리 조동마을 앞 연곡천을 건너 연곡사쪽으로 약 500m 정도 올라가면 우측으로 좁은 계곡이 나오는데 이 계곡의 하단부에 위치하고 있으며, 연곡사로 올라가는 포장도로에서 산길을 따라 약 150m정도 올라가면 사지에서 이를 수 있다. 현지 주민들은 이 계곡을 대밭골이라 부르고 있으며 사지의 주변에는 대(竹)가 무성하게 우거져 있다. 대밭골 사지에서 계곡과 능선을 따라 계속 올라가면 전남과 경남의 경계선인 새껴미재에 이르며 넘어서면 경남 하동군 화개면 용강리가 나온다.
(2) 현황 대밭골 사지는 현재 축대의 일부분만 남아 있고 별다른 유물은 없는 실정이다. 남아있는 축대는 남북방향으로 길이 17m, 높이 3.5m이며, 남족 부분이 파손되어 쓰러져 있다. 축대는 큰 할석으로 쌓아졌으며, 축대의 방향이 남북인 점으로 보아 중심건물은 서향을 하고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건물의 초석은 잡초와 낙엽 등이 많이 쌓여 있어 노출된 것은 없다.
대밭골 계곡의 하단부에 자리잡은 이 사지는 협소하지만 계단식의 조그마한 축대가 있어 법당 이외에 요사채나 산신각 등의 건물이 더 있었을 것으로 보이며, 사지에 와편이 거의 보이지 않는 것으로 보아 대부분의 건물이 초가였을 가능성도 보인다.
(3) 유물 대밭골 사지에는 축대만 남아 있을 뿐 현존하는 유물은 없다.
2. 심방골 사지1(사진3?4)
(1) 위치 이 사지는 토지면 내서리 심방골의 하단에 있다. 연곡사 앞에 흐르는 연곡천을 건너 느진목재부터 흘러 내리는 풍알대봉의 능선을 따라 약 8분 정도 올라가면 지금부터 30여년 전에 없어진 몇가구의 집터와 조그마한 논들이 나오는데 이들의 상단에 사지가 있다.
심방골의 하단에는 사지가 2곳에 있는데, 사지 1은 국립지리원에서 발행한 2만5천분의 1지도 <토지>를 보면 지리산국립공원의 경계선 밖에 있고 사지 2(구 극락암)는 국립공원의 경계선 안에 있쨉?서로의 거리는 약 200m 떨어져 있고 사지 1이 남쪽에 위치한다. 이 사지를 오르는 능선에서 보면 연곡사의 전경이 한 눈에 들어오며 연곡사 북쪽에 위치한 서굴암도 훤히 보인다.
(2) 현황 이 사지에는 축대와 건물지만이 남아 있다. 축대는 넝쿨과 잡초가 우거져 정확한 조사를 할 수 없으며, 건물지 역시 잡초와 낙엽이 무성하여 초석과 와편 등은 보이지 않는다. 축대의 규모는 길이 40m, 높이 2.5m이며, 건물지는 40m 25m의 규모이다.
장소가 협소하여 이 건물지는 소규모의 암자였을 것으로 보이며 사지의 밑으로 30여년 전에 경작하였던 계단식 논들이 있다.
(3) 유물 심방골 사지 1에는 현재 축대만 남아 있을 뿐 유물은 없다.
3. 심방골 사지 2(사진5∼10)
(1) 위치 연곡사 정면으로 보이는 계곡이 심방골이며, 이 계곡을 5분 정도 올라가면 대나무 밭이 나오는데 이곳에 사지가 있다. 심방골 사지 1에서 북으로 약 200m 정도 떨어져 있고 사지 사이에는 소로가 나있다. 이 사지는 지리산국립공원안에 위치하며 계곡과 능선을 따라 올라가면 느진목재가 나오고 재를 넘으면 토지면 문수리가 있다.
사지 앞에는 대나무가 무성하며 이 대나무 밭을 벗어나면 연곡사가 약간 측면으로 한 눈에 들어온다.
(2) 현황 이 사지에는 축대와 건물지가 있으며 축대 앞에는 대나무가 우거져 있다. 축대는 할석으로 낮게 쌓았고 남쪽에는 비닐호스가 어지럽게 널려 있다. 건물지에는 잡초와 밤나무가 있고 낙엽이 전체적으로 두텁게 깔려 있어 규모는 알 수 없다.
이 사지의 조사를 안내해 준 이태호씨에 의하면 철이란 여스님이 35년 전에 이곳에 약 5년 동안 극락암이란 암자를 초가로 짓고 수도 생활을 하였다고 한다.
(3) 유물
① 석조(石槽) 건물지의 남서쪽 평탄한 곳에 할석으로 쌓은 조그마한 석조가 있다. 규모는 길이 70cm, 폭 40cm이며 깊이는 낙엽이 차있어 알 수 없고 상면에는 물이 있다.
② 맷돌 1 이 맷돌은 축대에서 15m 떨어진 심방골 사지 1로 가는 남쪽의 소로 왼편에 있는데 주두쪽이 땅속에 매몰되어 있다. 맷돌은 곡물을 가는데 쓰이는 용구로 위?아래 두짝으로 구성되며, 아래짝 가운데에는 중쇠(혹은 숫쇠)를 파고 윗짝 가운데는 암쇠를 박아 서로 벗어나지 않도록 하여 사용한다. 이 맷돌은 현재 아래짝만 남아 있고 전체형태는 자연석으로 된 방형이며 크기는 가로 90cm, 세로 60cm, 높이 30cm이다. 맷돌 상면 원형홈의 지름은 40cm이며 중쇠공은 지름 4cm, 깊이 4cm이다.
③ 맷돌 2 이 맷돌은 건물지 윗편의 평탄한 곳에 있으며 아래짝만 잘 남아 있다. 장타원형의 자연석을 이용하여 만든 것으로 주두가 길어 전형적인 남부지방의 형식을 취하고 있다. 전체크기는 가로 140cm, 세로 110cm, 높이 40cm이다. 상면 원형홈의 지름은 65cm이며 중쇠공은 지름 6cm, 깊이 5cm이고 주두폭은 13cm이다. 그리고 건물지 뒷편의 암벽 아래에 중앙에 구멍(지름 7.5cm)이 뚫린 거칠게 다듬은 원형석(지름 40cm, 높이 15cm)이 버려져 있는데 맷돌의 윗짝이 아닌가 생각된다.
④ 와편 건물지 여기저기에 와편이 산재되어 있는데 수습된 기와편 모두가 무문양이고 경질이다.
4. 법왕대 사지(사진 11)
(1) 위치 이 사지는 연곡사에서 내동리 당재 마을로 넘어가는 곳에 있는데 지리산 통꼭봉(해발 904.7m) 남쪽 능선의 하단부에 속한다. 연곡사에서 동쪽으로 약 400m 떨어져 당재 마을로 넘어가는 8부능선 상에 평탄한 대지가 조성되어 있는데 이곳이 사지이며 법왕대라고 부르고 있다.
(2) 현황 법왕대 사지에는 축대와 건물지만 남아 있는데 건물지는 지금부터 20여년 전까지 마을사람들이 논으로 경작하여 왔다고 한다.
5. 바느점골 사지
(1) 위치 이 사지는 토지면 내동리 평도 마을의 동북쪽에 있다. 이 계곡은 바느점골이라 부르고 있으며 이곳은 속등 넘어서 위치하고 바느점골을 또 넘어가면 도장골이 나온다. 한글학회에서 편찬한 『한국지명총람』을 보면 내동리 평지 동북쪽의 도장골에서불도를 닦았다고 하는 도장이 있어 사지가 있었음을 암시하고 있는데 현지 확인 결과 도장골에는 사지가 없으며 바느점골에만 사지가 있음이 확인되었다.
(2) 현황 바느점골 사지는 현재 밤나무가 심어져 있다. 30여년 전까지만 하여도 인근 주민들이 이곳을 밭으로 일구어 사용하다 3공화국에 들어와서 산속 깊숙이 살고 있는 주민들을 연곡천 주변으로 나오게 함과 동시에 밭은 폐경되고 그 후에 지금의 밤나무를 심었다고 한다.
6. 북암지(사진 12)
(1) 위치 연곡사 북부도 위로 나 있는 소로를 따라 올라가면 물골이라고 하는 약간의 평지가 있는데 이곳에 연곡사의 북암이 있었다고 한다.
(2) 현황 북암지 주변에는 대나무가 무성하며 주변에는 폐경된 계단식 논들이 있다. 30여년전까지만 하여도 이곳에 조그마한 마을이 있었다고 한다.
7. 길상사지(사진 13∼17)
(1) 위치 연곡사에서 도로를 따라 피아골쪽으로 400m 정도 올라가면 서굴암이 나오고 여기서 다시 커브길을 돌아 내동리 직전마을이 보이는 곳까지 가서 연곡천의 건너편을 바라보면 계곡의 하단부에 대나무 숲이 우거진 곳이 보인다. 바로 이곳이 길상사지이며 이 계곡을 길상대라 부른다. 길상사지는 행적으로 토지면 내서리에 속하며 지리산국립공원안에 위치한다.
(2) 현황 길상사지는 비교적 축대가 잘 남아있고 현지 확인 결과 소축대가 2곳에 더 있어 건물은 3동 이상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건물지에는 대나무가 우거지고 낙엽이 쌓여 있어 규모는 파악할 수 없었으며 초석도 보인다. 사지에는 와편들이 흩어져 있고 주두가 깨진 맷돌 1점이 있다.
(3) 유물
① 맷돌 사지의 왼편에 주두가 깨진 맷돌이 있다. 형태는 타원형으로 현재의 크기는 가로 70cm, 세로 65cm, 높이 45cm이며 상면 원형홈의 지름은 48cm이고 중쇠공은 지름 4.5cm, 깊이 4cm이다. 이 맷돌 역시 형태로 보아 주두 부분이 길게 나온 남부지방의 전형적인 맷돌로 추정된다.
② 와편 사지 주변에 와편들이 흩어져 있으며 모두 회색경질와편들이다.
8. 예양대 사지(사진 18∼22)
(1) 위치 지리산 피아골의 마지막 마을이 토지면 내동리 직전 마을인데 이 마을의 오른편 계곡을 판둑골이라 한다. 이 골짜기를 따라 약 25분 정도 올라가면 금주동 폭포가 있는데 이 폭포의 바로 오른쪽에 예양대가있고 여기에 사지가 있다. 사지 밑에는 용소라고 하는 못이 있어 금주동폭포와 어울려 뛰어난 경관을 자랑하고 있다.
(2) 현황 금주동폭포 바로 옆에 위치한 예양대 사지는 누정이 있을만한 조그마한 곳으로 암자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동남쪽으로 높은 축대가 있고 능선의 하단부를 평탄하게 골라 건물지로 만들었는데 건물지에는 초석(가로 55cm, 세로 45cm)과 와편들이 보인다.
(3) 유물 석조물이나 기타 유물은 없고 회색경질의 와편들만 산재되어 있다.
9. 느진목재 사지
(1) 위치 토지면의 내서리와 문수리의 중간에 느진목재가 있는데 이 재의 북쪽 즉 문바우등 쪽으로 약 500여m 정도 가면 사지가 2곳에 있다.
(2) 현황 느진목재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사지는 축대가 아주 잘 남아 있고 북쪽에 있는 사지는 축대가 낮고 좁다.
10. 사당골 사지
(1) 위치 피아골의 마지막 마을인 내동리 직전 마을에서 임걸령재로 가는 중간쯤의 위치에 사당골이 있는데 이곳에 사지가 있다. 이곳은 등산로로 이 사지를 지나서 임걸령재로 올라갈 수 있다.
(2) 현황 이 사지는 높은 곳에 위치하며 대지는 넓은 편이다. 축대가 동서방향이어서 건물은 남향이었을 것으로 보이며 건물지에는 잡목이 무성하다.
(3) 유물 건물지에는 축대만 남아 있고 별다른 유물은 없으며 와편은 산재해 있다.
11. 서굴암(사진 23∼27)
(1) 위치 연곡사에서 피아골쪽으로 400m 정도 포장도로를 따라 올라가면 우측의 가파른 곳에 서굴암이 있다.
(2) 현황 서울암에는 현재 법당(정면 3칸, 측면 2칸의 팔작와가)를 비롯하여 칠성각(정면 1칸, 측면 1칸의 맛배와가), 스레트 지붕의 요사채, 창고 등의 건물이 있다. 법당은 초가집에 기와를 얹어 사용하여 왔는데 쓰러져가 4년전에 현주지인 원각(52세)스님이 4년전에 신축하여 완성하였으며 관음보살좌상을 주불로 모시고 있다. 법당 아래에는 용왕당이란 동물이 기도처로 이용되고 있고 옆에는 굴바우란 동굴이 하나 더 있다. 법당과 요사채 사이에 석조와 맷돌 등의 유물이 있다.
(3) 유물
① 석조 요사채 뒷편에 있는 이 석조는 1석에 홈을 파서 만든 것으로 현재도 사용하고 있다. 측면에 "시주(施主) 박승봉 화주(化主) 차명보 중원정묘십이월월일(中元丁卯十二月月日)"이란 명문이 있어 시주자와 조성연대를 밝히고 있다. 전체크기는 가로 140cm, 세로 125cm, 높이 70cm이며 담수하는 곳은 장타원형으로 가로지름 90cm, 세로지름 58cm, 깊이 32cm이다.
② 맷돌 요사채 뒤에 방치되어 있는 이 맷돌은 윗짝이 유실되고 아랫짝만 남아 있다. 맷돌 상면 홈의 지름은 40cm이고 주두 폭이 좁고 긴점이 이 맷돌의 특징이다. 전체크기는 가로 105cm, 세로 58cm, 높이 30cm이다.
12. 불락사(사진 28)
(1) 위치 토지면 외곡리 산 36번지에 위치한 불락사는 최근에 조성된 신흥사찰이다. 외곡리 중기 마을에서 연곡사로 올라가는 포장도로를 따라 1.5Km 정도 가면 오른쪽으로 큰 계곡이 나오며 이 계곡을 따라 올라가면 새껴미재(경남 하동과의 경계선)에 이를수 있다. 불락사는 바로 이 계곡의 하단부에 자리잡고 있다.
(2) 현황 불락사는 신흥사찰로 현재 법고전(法鼓殿)이란 법당과 요사채등의 건물이 있고, 산신각과 종각등을 지을려고 한창 공사중에 있다. 법고전은 정면 5칸, 측면 2칸의 팔작와가로 1991년에 짓기 시작해서 1992년에 완성하였다. 불락사는 사명이나 법당명에서 알 수 있듯이 음악을 통하여 포교한다는 점이 특이하며, 매년 4월 8일은 유명한 국악인들을 초청하여 국악공연을 가진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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