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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향 資料室/등산◎건강

고혈압, 다시 생각하자

by 지리산 마실 2007. 3. 30.
고혈압

경상대학교 병원 공동기획

[경상일보]
2005-07-27 20:02:26

▲고혈압의 위험성
고혈압은 우리나라 전체인구의 20-30%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유병율이 높은 병이며 과거 우리나라에서 많이 발생하는 뇌졸증, 뇌출혈 등의 심각한 합병증으로 누구나 고혈압에 대해 두려운 생각을 갖고 있으나 이에 대한 적절한 대처는 미흡한 상태이다. 고혈압을 적절히 치료해야 하는 이유는 고혈압이 뇌혈관질환, 관상동맥질환, 심부전, 신부전 등의 발생에 중요한 위험인자이며, 고혈압을 치료하여 혈압을 적정수준으로 유지함으로써 이들 심혈관계 합병증의 발생과 이로 인한 사망의 위험을 현저히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고혈압치료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미국에서도 고혈압이 있는 환자가 고혈압을 인지하여 이를 치료하고 적정수준으로 혈압이 치료되고 있는 경우는 25~30%에 불과한 실정이다.

▲고혈압에 대한 잘못된 지식들
1. 가장 잘못된 지식이라면 나이가 많아지면 혈압이 정상적으로도 올라가서 연세 드신 분에서는 혈압이 어느 정도 높아도 정상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실제로 나이가 들면 혈압이 상승되는 사람이 많으나 혈압이 높은 것은 정상은 아니다. 연세 드신 분에서도 고혈압이 있으면 혈압을 조절해야 심장과 혈관질환이 적게 생긴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따라서 연세 드신 분에서 혈압이 높은 것은 병이고 심혈관 질환을 촉진하는 상태이다.


2. 혈압이 높으면 머리가 아프고 코피가 나올 것이므로 이러한 증상이 없으면 혈압이 높아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생각이다. 앞에서 고혈압의 증상에 대해 설명하였듯이 대부분의 경우에는 혈압이 높아도 증상이 없다.


3. 고혈압은 약을 먹어서 정상이 되면 치료된 것으로 더 이상 약을 먹을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혈압의 치료를 위해서 약을 먹는 것은 근시가 생긴 사람이 안경을 쓰는 것과 같은 것으로 안경을 쓰고 있는 동안에만 물건이 잘 보이고 안경을 벗으면 다시 안보여지는 것처럼 혈압의 치료도 약을 먹는 동안에만 혈압이 떨어져 있는 것이다. 약을 먹어서 혈압이 조절된 상태에서 약을 끊을 경우 다음날 다시 혈압이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한 달 정도가 지나면 다시 혈압은 올라서 치료전의 혈압으로 돌아간다.


4. 짜게 먹는 것과 고혈압은 관계가 없다는 것이다. 물론 짜게 먹는 사람들에게 모두 고혈압이 생기는 것은 아니나 고혈압이 생긴 사람에서는 음식을 싱겁게 먹으면 상당한 정도로 혈압이 떨어진다. 따라서 고혈압이 있는 사람은 남이 짜게 먹어도 괜찮다고 자신도 짜게 먹어서는 안된다.


5. 마지막으로 잘못된 생각은 고혈압을 치료해서 낫게 할 수 있는 완치법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여러 가지 체질을 바꾼다거나 식이요법을 하면 혈압을 완전히 낮게 한다고 선전하는 사람의 유혹에 빠져서 효과도 없는 방법을 사용하고 그동안 혈압은 계속 높은 상태로 유지되어 합병증만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고혈압의 치료
혈압이 높은 경우 평생 약을 먹어야 한다는 사실에 대해서 부담을 갖게 되고, 그로 인해서 고혈압의 치료가 적절히 이루어지지 않는 사례를 많이 보게 된다. 하지만 고혈압이 있는 경우 왜 치료를 하여야 하는지 고혈압의 치료는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를 충분히 이해한다면, 고혈압이 있을 때 약을 먹는다는 사실에 대하여 부담을 덜게 되고 고혈압을 적절히 조절하는데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1. 생활요법
고혈압이 있다고 무조건 약을 먹어야 한다거나, 고혈압 약을 먹기 시작하면 예외 없이 평생을 약을 먹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생활습관을 개선함으로써 고혈압의 발생을 예방할 수 있고, 생활습관의 개선만으로 혈압을 조절할 수도 있으며, 고혈압 약을 복용하는 중에도 생활습관이 개선되면 약제의 용량을 줄이거나 중단할 수도 있다. 생활습관의 개선은 약제를 사용하는 경우에도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1) 체중 조절
체중을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하루 섭취하는 칼로리 양을 제한하고 매일 규칙적인 운동을 해서 점차적으로 체중을 감소시키는 것이다. 4.5 kg (10 pounds) 정도의 체중만을 감소시켜도 혈압 강하 효과가 있으며, 체중 10 kg을 줄이면 혈압 20/10 mmHg을 줄인다고 한다. 비만인 사람에서 체중 조절은 혈압 강하제의 효과를 증진시키고, 당뇨병, 고지혈증 등의 다른 심혈관계 위험 인자를 유의하게 감소시킨다.


(2) 절주
과도한 알콜 섭취는 고혈압의 중요한 위험인자이고, 혈압 강하제가 잘 듣지 않게 만들고, 뇌졸중의 위험인자가 된다. 순수 알콜으로 계산하여 30 ml 이상의 음주를 하는 경우에는 이것을 제한하여야 한다. :맥주 720 ml(1병), 포도주 300 ml(1잔), 소주 120 ml(1/3병), 위스키 60 ml(2샷)


여자나 몸무게가 가벼운 사람은 알코올에 대한 감수성이 크기 때문에 위 허용량의 반으로 줄인다. 이런 정도 양의 알코올은 혈압을 올리지 않으며 관동맥 질환의 위험도가 저하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애주가가 갑자기 금주를 하면 혈압이 상승할 수 있으나, 알코올 섭취를 줄인 후 수일 후에 혈압이 감소한다.

 


(3) 운동요법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은 혈압을 낮추고, 심폐기능을 개선시키며, 체중감소를 유발하며, 고지혈증의 개선, HDL의 증가, 스트레스의 해소 등으로 고혈압 환자에서 매우 유용하며, 심혈관 질환의 위험도와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도를 감소시킨다. 혈압은 중등도의 운동 (최대 운동의 40-60 %에 해당하는 운동)으로 감소시킬 수 있다. 예를 들자면, 하루 30 -45 분 동안 속보를 하는 정도의 운동을 거의 매일 실시하는 것이다. 실제로 꾸준한 운동으로 13/9 mmHg의 강압을 볼 수 있으나 중지하면 다시 올라간다.
유산소성 운동이 좋다. 유산소성 운동이란 우리 몸 전체의 관절과 근육들을 상당시간 동안 율동적으로 반복하여 움직이는 운동을 말한다. 여기에는 걷기, 조깅, 자전거 타기, 수영, 체조, 줄넘기, 테니스, 배구, 에어로빅체조 등이 있다. 무거운 것을 들어올리는 것과 같은 등척성 운동(무산소성운동)은 일시적으로 혈압을 상승시킬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조정, 보디빌딩, 윗몸 일으키기, 다이빙, 승마, 경쟁적 구기경기 등은 고혈압 환자에게는 적당치 못한 운동이다


(4) 저염식
저염식이라 하면 하루 식염의 섭취량을 5.8g 정도로 하는 것을 말한다. 한국인은 하루 평균 15-20g의 소금을 섭취하는 것으로 측정되고 있으며 한국인의 식품에서 김치, 찌개, 국, 젓갈, 라면, 마른안주 등은 특히 염분이 많으므로 고혈압 환자는 삼가야 하며 가급적 자연재료로 직접 조리된 음식을 먹도록 권고해야 한다. 또한, 한 가지 유의할 사항은 이미 가공되어 판매하는 가공 식품은 편리하여 좋지만 다량의 식염이 함유되어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처음에 저염식을 하면 우리 나라 사람의 대부분이 음식이 맛이 없어 잘 먹지 못할 정도이다. 그러나, 서서히 적응해 나가면 그런대로 잘 지낼 수 있다. 약물로 치료를 할 때도 약물에만 의지하면 안되고 저염식을 가능하면 같이 하는 것이 좋으며, 고염식을 하면 치료에 잘 반응을 하지 않을 수 있다.


(5) 저지방식
고지혈증은 고혈압, 흡연 등과 더불어 관상 동맥 질환의 주요한 위험인자이다. 지방질은 동물성지방질을 가능한 한 피하고 불포화지방산(오메가-3)의 섭취를 늘린다.


(6) 정신 요법
혈압이 스트레스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며 긴장, 흥분, 놀라움 및 분노 등의 정신적 스트레스가 혈압을 높일 수 있으므로 마음을 편히 가지는 것이 좋다.


(7) 금연
흡연은 심혈관계 질환의 주요한 위험 인자이므로 금연은 고혈압에 따르는 합병증 예방에 아주 중요하다. 금연을 하지 않으면 고혈압 치료만으로는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금연함으로써 심혈관계에 미치는 유익한 효과는 모든 연령 군에서 1 년 이내에 관찰할 수 있다. 금연 후에 체중 증가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체중 조절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2. 약물 요법
1) 고혈압의 약물 치료의 원칙은 첫째, 혈압을 서서히 떨어뜨리고 둘째, 부작용이 최소한으로 적어야 하며 셋째, 경제적 부담이 적어야 하며 넷째, 복용 방법이 간편해야 한다. 고혈압 치료제는 수도 없이 많으나, 모든 이에게 일률적으로 좋은 고혈압 치료제는 없으며, 사람마다 가장 잘 어울리는 고혈압 치료제는 다를 수 있다. 자기의 상황과 자기가 가지고 있는 질환 (당뇨병, 고지혈증, 관상동맥 질환 등)에 가장 적절한 약물을 선택하여야 한다. 약물로 치료를 할 때 약을 먹는다고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이 아니므로 생활요법도 게을리 하면 안 된다.


이상 살펴본 것과 같이 고혈압은 완치되지는 않지만 정상인과 같은 정도로 관리할 수 있는 병이다. 우리 국민은 고혈압에 대해서 많은 그릇된 지식을 갖고 있으며 이러한 그릇된 지식이 올바른 고혈압의 치료를 방해하고 있는 실정이다. 의료인은 올바른 진단과 치료를 담당하고 국민개인은 자기의 생활습관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경주되어야만 건강한 사회의 기초가 이루어질 것으로 생각된다.


/경상대학교병원 순환기내과 박성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