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기지개를 켜고 있던 대추나무에게 저 무슨 낭패람‘...
맹렬한 기세로 내리는 함박눈에 몸을 맡기고 있는 나무에게
측은한 눈길을 보내고 있었다.
순간, 마치 누군가에게서 지시를 받은 듯 돌연 눈이 그쳤다.
동안거 한 철 잘 보낸 대추나무의 튼실한 내공이 빛을 발하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초롱초롱 눈망울을 만들어 세상을 휘이 둘러보더니,
언제 그랬냐는 듯, 아무렇지도 않은 듯,
저렇게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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