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나흘 전, 남새밭의 대추나무는
맹추위를 몰고 온 눈을 맞으며 오랜 묵상에 드는 듯했다.
그 어느 때 보다도 결연한 동안거의 용맹정진이 느껴졌다.
하늘은 때 아닌 훈풍으로 하루 동안 대기와 땅을 녹이더니,
지난 밤사이 비를 내렸다.
아직 봄을 노래할 때는 아니지만,
세차게 소리 내며 내리는 빗줄기는 모진 시간을 견뎌낸
이 땅의 살아있는 것들에게 희망을 이야기하려는 듯하다.
마디마디 맺힌 보석 같은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
2014. 1. 25
두류/조용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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