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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농업, 선택 아닌 필수다

<친환경 농업, 선택 아닌 필수다> 

“학교·보육시설·군대 등 급식을 친환경 농산물로”

농식품부 - 친환경농업협 - 농협중앙회 심포지엄

문화일보/이민종기자 horizon@munhwa.com | 게재 일자 : 2009-10-09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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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091009010307242190020

친환경 농업이 식품안전성에 대한 관심과 웰빙바람을 타고 농정의 새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농업계에 국내 농업이 선택할 수밖에 없는 ‘최후의 보루’라는 인식도 확산되고 있다. 8~9일 제주 서귀포시 색달동 제주롯데호텔에서 농림수산식품부와 사단법인 전국친환경농업협의회, 농협중앙회 주최로 열린 ‘친환경농산물 수요 저변 확대를 위한 심포지엄’을 통해 친환경농산물의 수요를 넓히기 위한 과제는 무엇인 지 짚어본다.


◆ 친환경 농산물 성장성 유망 = 9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친환경농산물의 시장 규모는 2008년 기준 3조1279억원, 2010년 4조940억원, 2020년에는 전체 농산물 시장의 20%인 7조676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됐다.


하지만 시장이 급팽창하면서 개선해야 할 문제점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안정적인 수요처가 없는데다 인터넷 쇼핑몰을 이용할 경우 신뢰성이 떨어진다. 품목 분류나 소규모 수송물량 등으로 물류비용이 과다하고 인증 체계도 미흡하다. 향후 주요 소비층이 될 청소년들의 학교 급식도 예산 문제로 생산자, 학부모, 지역사회, 정부, 지자체의 지원없이는 추가 확대가 곤란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이날 친환경 농산물심포지엄에서 참석자들은 친환경농산물이 ‘생명의 소통사업이자 소중한 먹을거리’라는 인식을 갖추는 게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또 친환경 단체급식을 활성화하고 소비촉진을 위해 도시협동조합과의 역할 강화 목소리도 많았다.


◆ 친환경 급식 통해 농업·농촌, 생명 가치 높여야 = 현행 학교급식의 경우 교육 차원이 아닌 이윤을 목적으로 운영되는데다, 저가의 수입산과 가공식품을 사용, 아이들의 건강을 해친다는 지적이 나왔다.


배옥병 학교급식네트워크 대표는 “친환경 급식 운동을 착근시키기 위해서는 안전한 농수축산물의 공급, 학교급식지원센터 설치, 계절별 표준식단 구축, 식생활교육이 어우러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광역시·도에 급식센터를 설치할 근거를 마련하고 병원, 영유아 보육시설, 복지시설, 군대 등 공공급식에 확대 적용할 필요성도 제기했다. 친환경 급식은 결과적으로 친환경농산물 소비를 확대하고 농업, 농촌과 환경, 생명에 대한 가치를 일깨울 수 있다는 점에서 참석자들의 공감을 이끌어 냈다.


친환경농산물은 주로 다품목 소량으로 생산과 유통이 이뤄지고 배송의 어려움으로 물류·배송비가 60%를 차지, 적자의 원인이 되고 있다. 도매시장에서 경매를 통해 판매될 경우 생산비 보상도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박성직 서울강동농협 조합장은 “서울과 경기에서 친환경농산물을 취급하는 대규모 매장과 시장이 1곳에 불과하다”며 친환경농산물 전문 물류센터 증설을 권고했다. 서울을 크게 동·서·남·북으로 나눠 전문 물류센터를 설립하는 것이다. 그는 친환경농산물의 신뢰성 확보를 위한 국제 인증농가 육성도 제안했다.


◆ 가공 생산자 영세화 탈피 필요 = 토론에서는 친환경급식 확대를 위해 지자체 및 학교급식 관계자의 인식 전환과 예산 지원 확대, 공동식단 개발과 메뉴의 표준화, 공급자와 생산자가 함께 참여하는 가격심의위원회 구성을 통한 적정가격 유도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강홍구 농협중앙회 원예인삼부장은 “올해만 343개 학교를 대상으로 친환경 학교급식을 하고 있는 순천농협처럼 계약재배를 추진하고, 신뢰할 수 있는 품질관리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명옥 경기 안양 삼성초등학교 영양교사는 급식비를 올리지 않고도 식단구성에 따른 식품을 올바로 선택해 친환경급식을 부분시행할 수 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밖에 “친환경 가공생산자 네트워크를 구성”(전형광 하늘빛㈜ 대표), “먹을거리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 개선”(김병수 친환경가공협회 정책위원장) 등의 견해가 제시됐다.


최원병 농협중앙회장은 이날 “중앙회에 친환경농업 특별기구를 두겠다”면서 “대전, 오창, 광주유통센터에는 친환경물류장, 하나로마트에는 친환경농산물 전문코너인 ‘아침마루관’을 설치하고 백화점과 할인점에도 전문매장 입점을 늘려나가겠다”고 본격 지원 계획을 밝혔다.


서귀포 = 글·사진 이민종기자 horiz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