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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두류실/두류실 일기

지리산 시집, '그리운 치밭목'

 

                          [강영환 시인이 지리산 답사모임 '지리산 산길따라'의 2008년 시산제에서 축문을 낭독하고 있다]

 

 

                                                                            [강영환 시인. 지리산 산행길에서]

 

지리산을 사랑하는 시인, 지리산 답사모임 '지리산 산길따라'의 가족이기도 한 '술산/강영환' 시인이 그의 세 번째

지리산 시집 '그리운 치밭목'을 출간했다.

 

이번에는 지리산에서 만난 고금의 '지리산 사람들'을 시의 대상으로 삼았다고 한다.

 

강영환 시인의 '그리운 치밭목' 출간을 축하하며 언론에 비친 그의 시집 '서평'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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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에서 만난 사람의 기억
강영환 시인 '그리운 치밭목' 세 번째 지리산 주제 시집

-강영환(사진) 시인이 열입곱 번째 시집 '그리운 치밭목'(책펴냄열린시)을 냈다.

2005년 '불무장등', 2007년 '벽소령'에 이은 세 번째 지리산 시집이다.

'그리운 치밭목'에는 지리산과 함께 역사가 된 사람들이나 지리산과 애환을
나눈 사람들의 이야기가 물거품으로 부서지거나 구름처럼 떠다닌다.

시인이 산을 타면서 만났던 사람들도 시가 됐다.

지리산 자락에 잠든 가야의 마지막 왕 구형왕, 빨치산 사령관 이현상, 지리산
종주를 200번이나 했던 '자이언트' 이광전, '노고단 호랑이' 함태식,
욕쟁이 식당 할매….

전투 중에 팔 하나 잃고 홀로 살아남았던 빨치산 하 씨. 귀머거리 아내와 함께
평생 밖에 나가지 않고 윗새재에서 살다가 지리산이 된 하 씨는 핏빛만큼 붉은
도라지꽃을 피웠더랬다.

'팔 하나 없어도 흉보지 않는 산/ 비탈에 밭 일구어 도라지를 키웠다/

가슴에 맺혀 있는 그늘을 아는지/ 귀 없는 어린 도라지꽃이/
말없이 붉은 꽃을 피웠다'

('붉은 도라지꽃-하씨' 중에서)


지리산 뱀사골에서 등반 도중 실족 사고로 불어난 계곡물에 휩쓸려 생을 마감한
고정희 시인.

'마음 묻은 절절한 물소리는/ 시인이 가슴에 남겨 놓은 유작이라서/
물 속 바위돌도 낭송을 했다'

('뱀사골 푸른 물에-고정희' 중에서). 시인을 대신해 물소리가 시를 썼다.

그렇게 지리산은 깊고 너른 품 속에 참 많은 사람을 안았다.

'불무장등' 89편, '벽소령' 83편, '그리운 치밭목' 95편, 이렇게 267편의 지리산
시를 썼지만 아직도 미련이 남은 모양이다.

시인은 "지리산에서 길을 헤매고 다니다 본의 아니게 쓰러뜨렸던 산죽들에
대해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면서 "지리산에서 살아가는 풀꽃과 새,
짐승들에 대한 시를 좀 더 쓸 작정"이라고 했다.

네 번째 지리산 시집의 주제는 동식물이 될 것 같다.

부산일보 기사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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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환/시인 프로필

전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부산지회 회장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 현대문학 시 천료
[시집]푸른 짝사랑에 들다. 불무장등 등
2006년 3월, 시집 불무장등으로 이주홍 문학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