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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歷史.文化 이야기

부처도 손모양으로 사인을 보낸다

사찰에 가면 으레 만나는 불상은 크기, 모습, 자세 등이 다양할 뿐 아니라 이름도 각기 다르다.

일반인은 부처나 보살 등 다양한 이름을 가진 불상을 구분하기가 쉽지 않지만 모신 장소, 손모양 등이 갖는 의미를 알면 그 부처의 이름도 금방 파악할 수 있다.

일단 법당에 걸린 현판을 보면 그곳의 주존 부처가 누구인지 알 수 있다.

예컨대 '대웅전'에는 석가모니부처, '대적광전'이나 '비로전'에는 비로자나부처, '극락전'이나 '무량수전'에는 아미타부처, '약사전'이나 '만월보전'에는 약사여래부처, '용화전'이나 '미륵전'에는 미륵부처, '관음전'이나 '원통전'에는 관세음보살, '명부전'이나 '지장전'에는 지장보살, '응진전'이나 '나한전'에는 500나한이나 16나한 등이 모셔져 있다.

그러나 '위대한 영웅'을 모셨다는 의미의 '대웅전'에는 석가모니부처만 있는 것이 아니다. 법주사 대웅보전에는 비로자나부처를 비롯한 삼신불, 서산 개심사 대웅전에는 아미타부처, 칠갑산 장곡사 대웅전에는 약사여래부처가 있다.

불상의 모습 가운데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엄지와 중지를 붙이거나 손바닥을 펴는 등 다양한 형태의 손모양이다. 이런 불상의 모습을 보며 "불전(佛錢)을 내놓을래 아니면 이마를 한대 맞을래"라는 뜻이라고 농담을 나눴던 경험이 어린 시절 더러 있을 것이다.

이런 손모양을 수인(手印)이라고 하는데 부처나 보살이 어떤 특정한 상태나 행동에 들어있다는 것을 나타내는 일종의 약속이다. 야구코치가 선수들에게 보내는 사인이나 다를 바 없다.

예를 들어 부처가 결가부좌 상태에서 손을 무릎 위에 놓되 손바닥을 위로 향하게 한 것은 참선의 자세로서 선정인(禪定印)이라고 부른다.

왼팔을 아래로 내리고 손바닥을 바깥으로 보이게 하는 여원인(與願印)은 중생이 원하는 것을 들어준다는 의미이고, 오른팔을 들어서 손바닥이 바깥으로 보이게 하여 위로 향한 모습인 시무외인(施無畏印)은 중생의 두려움을 없애주고 평안함을 준다는 표시이다. 여원인과 시무외인은 대개 하나로 짝 지워져 있는데 서울 수국사에 있는 미륵대불이 이런 모습을 하고 있다.

양 손의 거리, 엄지와 검지.중지.약지를 붙인 형태 등에 따라 상품상생(上品上生)에서 하품하생(下品下生)까지 9가지로 나눈 것이 아미타여래구품인(阿彌陀如來九品印)이다.

이런 내용 등이 담긴 '사찰, 어느 것도 그냥 있는 것이 아니다'(조계종출판사 펴냄)는 각종 문화센터와 불교대학 등에서 강의하는 목경찬 씨가 전국 사찰을 누비며 유.무형의 불교문화를 상세하게 소개한 책이다. 사찰의 일주문에서 법당 안 구석구석까지 일반 독자의 궁금증을 풀어줄 이야기가 다채롭게 담겨 있다. 292쪽. 1만2천원. (서울=연합뉴스) `부처도 손모양으로 사인을 보낸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