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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歷史.文化 이야기

석가탄신일 특집(2)불교상식

<석가탄신일 특집 21세기 종교와 행복-불교 상식>①
법당 출입은 좌우 양쪽 문으로
사찰에서의 예절은…
김종락기자 jrkim@munhwa.com
불교 신자가 아니더라도 흔히 찾는 사찰, 하지만 절은 부처를 모시고 부처의 가르침을 닦는 청정 수행 도량이자, 마음을 닦는 곳이다. 불교 신자건, 그냥 관광을 위해 절을 찾은 사람이건 갖추어야 할 예절이 있다.

◆ 정숙이 기본

사찰에서는 무엇보다 정숙이 기본이다. 신자의 경우 일주문에 들어서면 큰 법당 쪽을 향해 반배를 한 후 곧장 큰 법당으로 향한다. 큰 법당을 예배한 후 사찰의 다른 볼일을 보면 된다. 다른 전각을 찾을 때도 큰 법당을 먼저 예배하는 것이 예의다. 스님을 찾아왔다 하더라도 큰 법당을 예배한 뒤 스님을 만나야 한다.

법당에 들어갈 때는 좌우 양쪽의 문으로 출입하여야 한다. 가운데 문은 조실 스님이나 주지 스님만 출입할 수 있는 문이다. 법당 안에서는 발꿈치를 들고 조용히 걸으며, 다른 신도가 절을 하고 있을 때에는 그 머리맡으로 지나가지 않는다. 문을 닫고는 불상을 향해 합장 반배하며, 합장 한 채로 나아가 향로에 향을 사른다. 향을 향로에 꽂은 뒤 다시 합장 반배하며, 물러서서 오체투지 큰절을 한다. 법당에서 휴대전화는 꺼 두는 것이 예의다.

◆ 합장반배와 오체투지법

합장할 때 두 손바닥은 사이가 뜨지 않게 하고 손가락이 벌어지거나 팔꿈치를 들지 않도록 한다. 똑바로 선 채 가슴에서 손가락 두 마디 정도 떨어지게 하고 손끝은 코끝을 향하도록 하여 세운 뒤, 45도 내지 60도 각도로 몸을 공손히 굽히면 이것이 합장반배다.

오체투지의 절법은 합장한 채 선 자세에서 두 무릎을 조용히 굽혀 꿇어앉으면서 왼손을 떼어 가슴에 붙이고 오른 손을 바닥에 짚는다. 이어 왼손을 바닥에 짚고 이마가 바닥에 닿도록 온몸을 엎드린다. 이마가 바닥에 닿으면 동시에 양손을 뒤집어 손끝을 위로 쳐들면서 부처의 발을 받드는 것처럼 해야 한다. 이 때 오른 발은 밑으로, 왼발은 위로 가도록 해서 발등을 겹친다. 일어날 때는 손바닥으로 땅을 짚으면서 왼손을 먼저 가슴에 붙인 뒤 오른손을 당겨 다시 합장하며, 무릎의 힘으로 조용히 일어난다. 신자가 아니라도 오체투지는 권할 만하다. 절은 부처의 가르침과 참 성품을 공경한다는 뜻 이외에도 자신을 낮춰 아만심(我慢心)을 제거하는 뜻도 있기 때문이다. 최근 오체투지는 탁월한 건강법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 신자 아닌 이들의 불교예절

그러나 불교 신자가 아닌 관광객의 경우에는 절에서 굳이 반배나 오체투지 예배까지는 할 필요는 없다. 특히 대다수 개신교의 경우, 불전 예배를 우상숭배라 하여 금한다. 하지만 특별한 일없이 불전에 들어가서 배회하거나 탑에 올라서는 안 되며, 전각의 문턱에 걸터앉거나 아무 곳에나 눕지 않는다. 술 취한 상태에서 절을 찾는 것도 피해야 하며 담배를 피우거나 아무 곳에나 침을 뱉어서도 안된다. 급히 뛰거나 노래를 부르거나, 큰 소리로 잡담하는 것도 실례다. 내 종교, 나의 성지가 소중한 만큼 남의 종교, 남의 성지도 소중한 까닭이다.

<석가탄신일 특집 21세기 종교와 행복-불교 상식>②
일주·천왕·불이 ‘3門’이 기본, 무량수전 아미타불 모신 전각
사찰은 어떻게 구성되나
한국의 명산대천 어느 곳을 막론하고 절이 없는 곳이 없을 정도다. 이 사찰의 순수한 우리말 이름은 알려진 그대로 ‘절’이다. 산스크리트어의 음역으로, ‘승가람마(僧伽藍摩)’, 또는 간단히 ‘가람’(伽藍)이라 칭하는 성불작조(成佛作祖·부처가 되고, 조사가 됨)와 세심(洗心)의 전당이 왜 ‘절’이라 불리게 됐는지 유래는 정확하지 않다. 다만 석가모니가 탄생하고, 성불하고, 교화하고, 열반한 4대 성지가 절의 원시적 원형이다. 인도에서 절의 최초 형태는 인도의 죽림정사(竹林精舍)와 기원정사(祇園精舍)다. 죽림정사는 석가모니가 성불한 뒤 최초로 법을 설한 사찰이고, 기원정사는 금강경을 설한 곳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이것이 중국을 거쳐 한국으로 건너오고, 역사를 더하면서 절의 전각과 조형물, 의식구, 장엄구, 상징물은 웬만한 전문가가 아니면 설명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하고 복잡해졌다.

◆ 산문

절에서 가장 먼저 마주치는 것은 일주문으로 시작되는 산문이다. 두 개의 기둥으로 이뤄진 일주문은 불교의 일승법(一乘法)을 상징한다. 이 세상 만물 중에서 부처 아닌 것은 없다는 진리를 상징하기 위해 양쪽에 하나씩의 기둥을 썼다고 한다. 일주문 안에는 천왕문(天王門)이 있고, 양쪽에 험악스러운 모습을 한 네 분의 사천왕 신장이 모셔져 있다. 불법의 수호자이자, 선상악벌(善償惡罰)을 상징한다. 이어 불이문(不二門)이다. 현재와 미래, 삶과 죽음, 너와 내가 둘이 아니라는 것을 상징하는 문으로, 여기서부터 완전히 부처의 세계, 불법의 세계로 들어감을 상징한다. 일주문, 천왕문, 불이문은 큰 절의 기본적인 양식이나 작은 절에서는 불이문이나 천왕문 등이 생략되기도 한다.

◆ 전각

중심 법당은 절에 따라 대적광전(비로전), 대웅(보)전, 극락전(무량수전), 미륵전 등으로 다르다. 대적광전은 더러움에 물들지 않는 연꽃으로 장식된 세계의 교주이자 법신불(法身佛)인 비로자나불을 본존불로 모신다. 대적광적이란 현판이 붙은 전각에는 법신불인 비로자나불을 중심으로, 보신불(報身佛)인 아미타불(또는 노사나불)과 화신불(化身佛)인 석가모니불을 봉안하는 것이 상례다. 화엄종의 맥을 계승한 사찰에서 대적광전이나 비로전을 본전으로 건립한다. 대웅전은 사바세계의 교주인 석가모니불을 봉안한 전각으로 격을 높여 대웅보전이라고도 한다. 항상 사찰의 중앙에 위치한다.

극락전은 불교도의 이상향인 서방극락 정토를 주제하는 아미타불을 모신 전각이다. 아미타불의 광명과 수명이 끝이 없다하여 무량수전이라고도 하며, 주불의 이름을 따서 미타전이라고도 한다. 미륵전은 미래불인 미륵부처가 용화세계에서 중생을 교화하는 것을 상징하는 전각이다. 미륵전을 본전으로 삼는 사찰은 대개 법상종의 법맥을 전수한 사찰이다.

또 관음전은 천개의 손과 눈으로 중생을 보살피는 대자대비 관세음보살을 주불로 모신 당우이고, 약사전은 중생을 병고에서 구하는 약사여래, 명부전은 저승세계에서 모든 인간이 구원을 받을 때까지 자신의 성불을 미루겠다며 대원력을 세운 지장보살을 모신 전각이다. 범종루는 불전 사물인 범종, 운판, 목어, 법고 등을 비치한 당우로, 이층의 누각으로 됐을 때는 범종루라 하고, 범종만 봉안한 단층짜리 건물일 경우에는 범종각이라 한다. 이 밖에 칠성각은 수명장수를 관장하는 북두칠성을 신격화해 봉안하는 당우이고, 산신각은 산신을 모신 곳으로, 불교의 토착화를 보여주는 전각이기도 하다.

◆ 수행 및 주거

강원(講院)은 스님들이 경론(經論)을 공부하는 곳이다. 흔히 강설당(講說堂)이란 현판이 붙어있으나 불국사엔 무설전(無說殿)이란 현판이 붙어있다. 조선조 이전에는 법당 뒤에 있었으나 그 이후에는 법당 앞으로 자리를 옮겼다. 선원(禪院)은 스님들이 선을 교육하고 닦는 곳이다. 선당(禪堂), 선방, 좌선당 등의 이름이 붙어있다. 율원(律院)은 스님들이 율전(律典)을 강설하고 실천하는 당우다.

요사(寮舍)는 사찰 안에서 스님들이 기거하는 곳이다. 승방, 선방(禪房), 부엌, 곳간, 해우소 등을 포함한다. 요사에는 보통 현판을 붙이는데, 지혜의 칼을 찾아 무명을 벤다는 뜻에서 심검당(尋劍堂), 말없이 명상한다는 뜻에서 적묵당(寂默堂), 강설과 참선이 이뤄진다는 뜻에서 설선당(說禪堂) 등의 현판이 붙은 것이 많다. 조실이나 노장 대덕 스님의 처소는 염화실, 또는 반야실 등의 이름을 많이 붙였다.

◆ 석탑과 부도

적멸보궁은 부처의 진신사리를 모신 곳이다. 국내 5대 적멸보궁으로는 통도사 금강계단, 오대산 중대암, 설악산 봉정암, 사자산 법흥사, 태백산 정암사 적멸보궁을 친다. 통도사에 있는 금강계단은 부처의 진신사리를 모시고, 수계의식을 집행하는 곳이다.

절에 있는 석탑은 당초 부처의 사리나 유품을 봉안하기 위해 만든 조형물이다. 초기 불교에서는 예배의 중심으로 기능하다 부처의 사리와 유골 부족으로 그 기능을 불상에게 내주면서, 탑의 성격 또한 가람 배치의 한 요소로 바뀌었다. 탑의 층수는 3,5,7,9로 하늘의 양수, 그리고 각은 4,6,8로 땅의 음수를 상징한다. 고승의 사리를 모신 탑을 부도라 하며, 가람배치와 관계없이 부도만을 따로 모아 건립하는 경우가 많다.

절의 문앞에 긴 장대를 세우고, 그 끝에 용머리를 만든 다음 부처의 위신과 공덕을 표하는 장엄구를 당(幢)이라 하며, 당을 달아두는 장대를 당간(幢竿)이라 한다. 상당수의 사찰에는 당간을 지탱하던 돌기둥인 당간 지주만 남아있다. ‘대적광전’이나 ‘대웅전’처럼 사찰의 전각 문위 널판지에 써 붙이는 글씨를 편액이라 하며, 사찰의 건물기둥에 불법의 성구나 게송을 세로로 써서 이어 붙이는 글씨를 주련이라 한다.

[문화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