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위치
전라남도 북동부에 위치한 구례군은 소백산맥으로 경상남도 하동군이, 서쪽으로 곡성군이, 남쪽으로 승주군과 광양군이, 북쪽으로 전라북도 남원군과 접하고 있다. 지도상으로는 동경 127°22´∼127°37´와 북위 35°05´35°21´에 위치하고 있으며, 면적은 440.00㎢이다.
구례군의 동쪽에 위치한 연곡사는 행정구역상 토지면 내동리에 속하며, 지도상으로는 북위 35°15´00˝와 동경 127°35´06˝에 해당한다. 연곡사는 소백산맥의 말봉인 지리산의 남쪽 줄기 사이에 형성된 깊은 골짜기 중의 하나인 피아골 계곡 입구에 자리하고 있으며, 북에서 남으로 흘러 섬진강과 합류하는 연곡천이 흐르고 있다. 이곳은 구례읍에서 경남 하동으로 가는 일반국도 19호선을 따라 가다가 토지면 외곡리 기촌마을앞 검문소에서 북쪽으로 피아골과 노고단으로 가는 계곡이 나오는데, 여기서 약 8Km쯤 가면 지리산국립공원 관리소가 나오고 이를 막지나면 동쪽 산기슭에 연곡사가 자리하고 있다. 연곡사는 해발 280∼300m의 산기슭에 자리하고 있으며, 최근에 불사가 한창이다.
2. 자연환경
구례군의 지세는 소백산맥의 줄기를 이루는 지리산(1,915m)이 북동부에 솟아 있으며, 동쪽에는 지리산의 지봉인 노고단(1,507m).반야봉(1,751m).황장산(942m)등이, 북쪽에는 만복대(1,473m).대두산(775m)이, 서쪽에는 천마산(665m).깃대봉(691m)등이, 그리고 남쪽에는 백운산(1,217m).제봉(1,125m)등이 솟아 있어 대부분의 지역이 험준한 산지를 이루고 있다.이 산들 사이에는 섬진강이 관통하고, 계곡이 발달하여 섬진강에 합류되는 소하천들이 많다. 이러한 지세로 인하여 선상지형 평지와 천변의 퇴적평지가 발달되어 있지만 그 면적은 협소하다. 농경이 가능한 지형은 천변의 퇴적평지와 섬진강변에 형성된 저평한 구릉지대로 구례읍과 마산에서 광의면으로 이어지는 곳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 이곳은 군의 중앙부로 사방으로 험준한 산지에 둘러싸이고 곡성이나 경남 하동과는 협곡으로 연결되고 있어 구례분지를 형성하고 있다. 연곡사 부근의 지형은 노고단과 반야봉에서 발원한 연곡천이 골짜기 사이를 흘면서 협곡을 이룬 곳을 지나는 섬진강과 합류하며, 계곡을 끼고 있기 때문에 평지는 거의 없고 기껏해야 산기슭을 개간한 계단식 농경지가 발달되어 있을 뿐이다.
구례의 중앙을 흐르는 서시천이 남류하다가 섬진강에 합류되며, 구례 남부를 흐르는 섬진강은 서에서 동으로 흐르다가 소백산맥을 따라 남으로 곡류하여 하동을 지나 남해로 접어든다. 섬진강은 토지면과 간전면 사이에 형성된 협곡을 지나기 때문에 강폭이 좁고 경사가 급한 횡곡을 형성하고 있다. 서시천 상류에는 산동분지가 형성되어 있고, 노고단 부근에는 고원을 이루며, 광의면 방광리에서 마산면 서촌리로 연결되는 곳에 구례 선상지가 형성되어 있다. 기후는 남부내륙기후구(CST)에 속하며, 우리나라 남쪽에 위치하나 산간내륙지방이므로 기온차가 비교적 심한 편이다. 연평균기온 13.4℃, 1월 평균기온 -0.2℃, 8월 평균기온 26.7℃이며 연교차는 ?27℃이다. 연강수량은 1,315m로 우리나라 다우지역의 일부를 이룬다.
이러한 환경은 다른 지역보다 농경작지는 협소할지라도 토질이 비옥하여 농사가 잘되어 사람이 살기에 좋은 곳이며, 지리산과 섬진강 그리고 분지형의 평지 등은 천혜의 자연조건을 구비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3. 고고미술사적인 환경
구례군은 지형적으로 볼 때 산맥들로 둘러싸이고 강이 협곡을 이루고 있어 하나의 독립된 분지를 형성하고 있다. 이런 지형적인 영향으로 선사시대부터 역사시대에 이르기까지 독자적인 문화를 소유할 가능성이 많지만 한편으로는 문화 교류의 길목과 경계지역의 중요한 요충지역인 점에서는 오히려 주변 지역으로 부터의 문화의 수용과 쟁탈의 대상이 되는 곳이기도 하다. 이러한 자연환경을 가진 구례군의 고고미술사적인 흐름을 개괄해 보고자 한다.
구례군의 선사시대에는 구석기나 신석기시대의 유적들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인근의 승주 황전면 대치리에서 빗살무늬토기편이 발견된 바 있어 구례지역도 적어도 신석기 시대에 빗살무늬토기를 사용하였을 것으로 추정이 가능하다. 현재까지 알려진 선사시대 유적으로는 문척면 죽마리 지석묘군(문화재자료 182호), 문척면 월전리 입석(문화재자료 제114호)?토지면 구산리 입석(문화재자료 제115호)를 비롯하여 32개 군집에 240여기의 지석묘가 분포하고 있다. 지석묘들은 강변 평지나 구릉상에 분포하고 있는데, 섬진강을 사이에 두고 문척?마산?토지면에 180여기가 집중되어 있다. 구례군에 분포된 지석묘는 주변 지역 지석묘 밀집지와는 상당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어 하나의 독립된 지석묘 사회를 형성하였을 가능성이 높다. 이 지석묘군 중에서 광의면 대산리 대촌에 40여기, 문척면 죽연리 번멀에 25기, 토지면 금내리 신기에 21기 등이 대군집을 이루고 있어 이 지역 지석묘 사회에서 유력한 집단의 묘역으로 상정할 수 있다. 구례읍 봉서리 지석묘의 한 상석에는 거북이가 음각되어 있어 지석묘와 거북신앙과의 관계를 엿볼 수 있는 자료이다. 지석묘 이외에 마산면 냉천리에서는 유경식석검과 석부가 출토된 바 있고, 광의 대산리 유산에서 유병식석검편과 석촉이 출토되었다. 원삼국시대의 유적으로는 구례읍 봉서리 지석묘 주변의 밭에 원삼국기토기들이 다량 산재되어 있어 승주 대곡리나 남원 세전리와 같은 집단 주거지가 형성되었을 가능성이 많다. 그리고 삼국시대의 유적도 확인된 것은 없지만 광의 대산리 유산 뒷산에서 출토되었다고 하는 토기를 유봉출씨가 소장하고 있다. 이 토기는 장경단지와 굽달린 손잡이잔 등으로 백제 토기계가 아닌 가야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는 이 지역이 백제와 신라나 가야와 접경지역이란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는데, 출토지가 구릉이고 별다른 석재나 석실 흔적이 없어 토광묘계의 무덤에서 출토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구례지역에서 통일신라시대와 고려시대에는 불교문화가 번영하였는데, 유명한 사찰로는 화엄사?연곡사?천은사 등이 있다. 주요 불교문화재로는 화엄사에는 화엄사 각황전(국보 제67호)?화엄사 각황전앞 석등(국보 제12호)?화엄사 사사자 삼층석탑(국보 제35호)?화엄사 동오층석탑(보물 제132호)?화엄사 서오층석탑(보물 제133호)?화엄사 대웅전(보물 제299호)?화엄사 원통전앞 사자탑(보물 제300호)?화엄석경(유형문화재 제31호)?화엄사 보제루(유형문화재 제49호)?구층암 석등(유형문화재 제132호)등이 있고, 연곡사에는 연곡사 동부도(국보 제53호)?연곡사 북부도(국보 제54호)?연곡사 삼층석탑(보물 제151호)?연곡사 현각선사탑비(보물 제152호)?연곡사 동부도비(보물 제153호)?연곡사 서부도(보물 제154호)가 있으며, 천은사에는 천은사 나옹화상원불(유형문화제 제29호)?천은사 극락보전(유형문화재 제50호) 등이 있다. 그밖에 원효?도선?진각?의상이 수도하였다는 사성암(문화재자료 제33호)?구례 논곡리 삼층석탑(보물 제509호)?구례 사도리 삼층석탑(유형문화재 제12호) 및 석불좌상(유형문화재 제133호)?문척면 죽마리 마애여래좌상?광의면 대전리 석조비로자나불입상 및 석조공양상?광의면 온당리 반야사 석조여래좌상 등이 있다. 이처럼 많은 불교문화재들 중 통일신라에 속한 것은 화엄사 석등?사사자삼층석탑?동오층석탑?서오층석탑?사자탑?화엄석경과 연곡사 동부도?삼층석탑이며, 이외의 불교문화재는 고려시대에 속하고, 건물들은 조선시대의 것들이다. 구례에서 국보나 보물로 지정된 것들은 모두 불교문화재로 국보 5점, 보물 12점이다. 숫적으로는 적지만 전남지방에서 지정된 국보가 15점이고 보물이 91점인 점에 비추어 보면 상당한 비율을 차지하며, 또한 송광사와 선암사가 있는 승주 다음으로 많은 수의 유적과 유물을 가지고 있어 구례지역에서 불교미술이 얼마나 성행하였는가를 엿볼 수 있다.
유교문화재로는 1518년(중종 13)에 건립된 구례향교(유형문화재 제 110호)와 황현을 배향한 매천사우(문화재자료 제37호)를 비롯하여 남악사(문화재자료 제 36호)?오봉정사 등이 있다. 그밖에 산동면 이평리의 윤문효공 신도비(보물 제 584호)와 구례 윤문효공묘앞 석등 및 석비(유형문화재 제37호)?구례 운조루(중요민속자료 제8호)?임진왜란 때 전사한 7인을 모신석주관 칠의사묘(사적 제106호)?운흥정(문화재자료 제31호)?방호정(문화재자료 제 32호)?김완장군 묘소 및 신도비(기념물 제40호)등이 있다. 그밖에 천연기념물로는 화엄사의 울벗나무(천연기념물 제38호)가 있고,노거수로는 간전면 흥대리와 마산면 냉천리의 느티나무, 문척면 죽마리의 팽나무를 들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