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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향 資料室/등산◎건강

[건강]퇴행성 관절염

 

퇴행성 관절염

 

걸을 때마다 '삐걱' 찬바람 불면 '욱신'

지긋지긋한 퇴행성 관절염


다소 뚱뚱한 체격인 서모(65·여)씨는 10년 전부터 무릎관절통을 앓아 왔다. 많이 걷거나 무리할 때마다 관절이 부어 오르고. 통증이 심해 잠을 못 이룰 지경이었다. 그때마다 한방에서 침을 맞거나. 인근 의원에서 물리치료를 받고는 일시 호전되곤 했으나. 며칠 전부터는 아예 걸음을 못 걸을 정도로 심해졌다. 병원을 방문하여 정밀 진찰한 결과는 무릎관절의 연골이 다 닳아 수술을 요하는 상태라고 한다.

 

건축업을 하는 한모(52·남)씨는 가끔 무릎관절이 뻐근하고 움직일때 소리가 났으나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지냈다. 그런데 지난 주말 등산을 무리하게 한 후부터 갑자기 통증이 심하고 무릎이 잘 구부려지지 않아 병원을 찾았는데. 관절염 초기 증세라는 진단을 받았다.

 

나이가 들면서 머리에 서리가 내리고. 주름살이 늘어나는 것처럼 무릎이나 발 등의 관절에 노화현상이 나타면서 고통을 호소하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다.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 가운데 하나인 퇴행성 관절염이다.

 

우리 몸에서 관절(關節)은 뼈와 뼈가 이어지는 부분을 말한다. 딱딱한 뼈끼리 맞닿아도 우리가 아픔을 느끼지 않는 것은 뼈의 끝부분에 약 4㎜ 두께로 막처럼 둘러진 부드러운 연골(軟骨·물렁뼈)이 있기 때문이다. 연골이 쿠션 역할을 함으로써 뼈끼리 직접 맞닿을 때 생길 수 있는 통증 유발이나 뼈의 마모 등을 예방해주는 것이다.

 

퇴행성 관절염은 신체가 노화함에 따라 관절을 보호하고 있는 이 연골의 손상 또는 퇴행성 변화로 인해 관절을 이루는 뼈와 인대 등에 손상이 일어나고 염증과 통증이 생기는 증상이다. 이 질환은 체중이 실리는 무릎이나 고관절. 발. 척추 관절 등과 손가락 관절에 주로 발생한다. 특히 체중을 견뎌야 하는 무릎과 엉덩이관절에 이상이 생기면 통증 때문에 잘 걷지도 못한다.

 

이 질환이 지속되면 통증과 관절의 기형이 유발되는데 특히 무릎부위에 나타나는 퇴행성 관절염은 만성적으로 신체 장애를 유발하는 가장 큰 원인이 된다. 크게 두 가지 원인이 있는데 관절의 연골이나 뼈는 정상적인데 비해 관절에 과도한 부하가 걸려 관절 조직이 손상을 받거나. 부하는 정상적인데 비해 관절의 연골이나 뼈가 약한 경우이다.

 

퇴행성 관절염은 관절부위의 외상. 관절의 과다 사용. 어긋난 모양으로 잘못 연결된 관절. 또는 과체중으로 관절과 연골에 과도한 부담이 있을 때 잘 생긴다.


이 질환은 주로 50대 후반에 발병해 60대부터 심각해지며 특히 여성에게 많이 발생한다.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의 경우 이 질환 유병률은 70% 정도이다. 2002년 조사에 따르면 퇴행성 관절염을 앓고 있는 사람은 인구 1천명당 315명으로 나타났다.

 

또한 비만증이 있는 경우나 과거에 교통사고나 외상으로 인하여 뼈나 관절이 다쳤던 경우. 선천성 기형이 있는 경우. 뼈 대사에 이상이 있는 경우. 직업 또는 취미로 한 관절을 계속해서 무리하게 사용하는 경우에도 잘 생긴다.

 

증상으로는 무릎이나 엉덩이 관절처럼 체중을 지탱하는 관절에 관절염이 오면 걸을 때마다 통증을 느끼고. 특히 춥거나 습기가 많은 날에는 더 아프다. 특히 진행된 관절염인 경우 잘 걷지 못해 집안에서만 생활하게 되며. 통증이 밤에 심해져서 깊은 잠을 못 이루는 사람들도 많다.

 

또 아침에 일어났을 때 느끼는 관절의 뻣뻣함. 관절이 붓는 느낌. 관절 부위를 손으로 눌렀을 때의 통증. 관절을 충분히 펴지 못하거나 구부리지 못함. 관절 주변을 손으로 만지면 뜨거운 느낌 등이 있을 수 있다.

 

이 질환은 방사선 검사로 진단이 가능하며. 아픈 관절에서 주사기로 관절액을 채취하여 검사하면 다른 원인에 의한 관절염과 구분할 수 있다. 초기에는 정상으로 보이나. 차츰 퇴행성 관절염이 진행되면 관절 간격이 비대칭적으로 좁아지고. 연골 주위가 경화되고 신생골이 형성된다.

 

일단 관절염으로 판명되면 초기에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약물치료. 운동요법. 체중조절과 물리치료 등을 받는 것이 좋다. 아세트아미노펜. 국소 도포용 진통 크림 등의 약물을 사용하거나 관절 내에 하이알루론산. 스테로이드 주사를 놓기도 한다. 아프다고 움직이지 않으면 관절은 점점 퇴화되고 쓸모가 없어지므로. 약하게나마 움직여주는 것이 좋다. 자전거타기. 산책. 수영 등 가벼운 유산소운동은 관절근육을 튼튼하게 한다.

 

그러나 이런 치료법들은 통증을 완화시키는 데 목적이 있는 것이지. 관절 손상 자체를 멈추게 할 수는 없다. 따라서 관절 연골이 심하게 훼손돼 다른 치료에 반응이 없고 보행이 힘든 상태라면 수술밖에 대안이 없다.

 

먼저 연골이 조금 남아 있긴 하지만 연골이 손상된 자리에 이물질이 끼거나 그것이 자라나 문제를 일으킬 때는 관절내시경을 이용. 피부를 많이 절개하지 않고 치료가 가능하다. 무릎관절 부위에 4㎜ 정도의 구멍을 내고 볼펜심 크기만한 관절내시경을 삽입. 관절 속의 이물질과 손상된 연골을 정리. 통증을 제거한다. 모니터를 보면서 시술하기 때문에 정확한 치료가 가능하고. CT촬영이나 MRI 같은 특수촬영으로도 파악하지 못하는 병의 진행상태까지 진단해 수술할 수 있다.

 

관절염으로 휘어지거나 변형된 뼈를 잘라 바르게 교정할 때는 경골근위부 절골술을 시행한다. 이 시술은 65세 미만의 육체적으로 활동적인 환자에게 국한되며. 병변이 내측 또는 외측에 한 쪽에만 있는 경우에 적용된다.

 

무릎관절의 내측 또는 외측의 일부 연골이 완전히 파괴됐을때는 관절염이 전체로 퍼지기 전에 그 부분만을 인공관절로 대체하는 부분인공관절수술(부분인공관절치환술)이 적용된다. 관절면의 절반만 인공관절로 바꾼다고 해서 ‘반치환술’이라고도 불리는데 최근 미국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 이 수술은 무릎을 세로로 7.5cm 절개한 후. 건강한 연골부위는 건드리지 않고 손상된 부분만 제거하고 이곳에 인공관절을 이식하는 방법이다.

 

관절연골이 모두 닳아 한 발짝을 떼기초차 힘들고 가만히 있을 때도 통증을 느낄 정도로 퇴행성관절염이 관절 전체로 진행된 상태라면 인공관절수술을 받아야 한다.

 

도움말= 김해 복음병원 신능철 진료부장 이명용기자

 

★퇴행성 관절염의 예방법

(1)비만인 경우 체중에 의한 부하가 많아지므로 자신에게 적당한 체중을 유지하도록 한다.
(2)나이 들어서 관절에 무리가 될 수 있는 운동(마라톤. 축구. 높은 산 등반 등등)은 피한다. 수영. 걷기. 자전거 타기 등이 알맞다.
(3)관절에서 그동안 나지 않던 소리가 난다면 이상 신호이므로 병원을 찾는다.
(4)무릎을 꿇거나 쪼그려 앉지 말고. 푹신한 낮은 소파보다는 딱딱하고 높은 의자에 앉는 것이 좋다
(5)일을 할 때는 서지 말고 되도록 앉아서 하도록 한다.
(6)의자에서 일어설 때는 무릎의 힘만으로 일어서지 말고. 엉덩이를 의자의 끝부분으로 옮긴 후 팔걸이를 손으로 지탱하면서 일어서는 습관을 기른다.
(7)무릎을 구부리고 펴는 근력을 강화한다.
(8) 비타민 C. 글루코사민 등을 복용한다.
(9) 피로하지 않도록 신경쓴다.

 

[경남신문 2006. 1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