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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로운 글방/숲속의 글마당

[詩]봄나들이

by 지리산 마실 2005. 4. 15.


 

[지리산 산길따라 지연님 사진]

 

 

잘 뜷린 길의 맨살위로

단단하던 시간들이 질주한다

있던 별은 더 빛나게

없던 별도 신통하게 내다 거는 환한 날



남해고속도로 나들목

조팝나무들이 하얗게 배꼽 내밀어

자르르 흘리는 웃음바다

창 밖은 시방 동화 속



봄빛이 가지마다 눈부시게 앉아

있는 속내 없는 속내 다 내어 보인다

닫혔던 천장을

훨훨 걷어 낸다



보드라운, 맨 처음 봄의 꽃살들이

그 새 꽃비되어 흘러 내려

쌍계사가는 방죽 가장자리에 눈꽃처럼 쌓여있다

그가 닿는 천상은 어디인가



꽃비늘을 손바닦에 받아 본다

꽃의 체온을 잰다

내가 날아와 다시 날아 갈 세상을 재어 본다

봄나들이는 다시 돌아와 내 체온을 재어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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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수향/성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