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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山 情 無 限

지리산 정령치 가는 길

 

             [남원시 주천면 육모정에서 출발하여 정령치 올라가는 산악관광도로 풍경]

 

정령치 가는 길 

-한국의 아름다운 길


정령치는 지리산 서북능선 만복대와 고리봉 사이에 위치한 백두대간 상의 고개이다. 즉 이 고개의 동남쪽으로 흐르는 물은 달궁계곡으로 흘러 뱀사골계곡의 물길과 만나 만수천을 이루는데, 이 물길은 실상사 인근에서 운봉의 람천을 만나고 이어 경남 함양의 백무동계곡을 받아들인다. 이때 이 물줄기는 비로소 임천강이라는 이름을 얻는다. 이 지리산의 물줄기는 계속 동남진하며 경호강-남강으로 이름이 바뀌면서 낙동강으로 흘러들어 가는데, 말하자면 낙동강의 서쪽 시원을 이루게 되는 것이다.

 

한편 정령치 서북쪽으로 흐르는 물길은 구룡계곡을 거쳐 남원의 요천으로 흘러들어, 맑고 고운 섬진강의 상류를 이루게 된다. 이렇듯 지리산의 산줄기는 낙동강과 섬진강의 분수령을 이루는 경우가 많은데, 정령치에서 분기하는 이 두 물길도 이처럼 낙동강과 섬진강이라는 유장한 물길의 깊고 깊은 시원을 이루게 된다.

 

산악관광도로가 지나는 정령치로는 차량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어 사시사철 지리산을 보고 싶어 하는 많은 사람들이 찾는 길로, ‘한국의 아름다운 길’로도 선정된 바 있다.

 

지난 11.10일, 모처럼 이 길로 차를 몰았다. 지난 10월 하순, 수원시민을 모시고 지리산 구룡계곡을 답사하면서 만났던, 서서히 물들어 가는 정령치 가는 길의 단풍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역시 ‘한국의 아름다운 길‘이라는 이름이 허명이 아니었다. 좁은 산악도로라 차를 댈 수가 없어 안타깝게도 아름다운 풍경을 잡지 못하고 그냥 스쳐 지나간 곳이 많다.

 

적당한 공간에 차를 세우고 부랴부랴 셔터를 눌렀다.

 

 

              [정령치. 고개를 넘어서면 남원시 산내면으로 달궁, 뱀사골로 내려서게 되며, 성삼재 방향으로

                 올라  전남 구례 방면으로 진행할 수도 있다.]

 

이 산악도로의 시점이라 할 수 있는 남원시 주천면 육모정에서 출발하여 이 도로를 한참 올라서면 해발 5~600고지 즈음에서 삼거리를 만난다. 이곳에서 좌회전을 하면 운봉으로 이어지며 다시 국도 24호선을 만나게 되고, 정령치 가는 길은 고도를 높이면서 오른쪽으로 진행되는 길이다.

 

 

 

고도를 조금씩 올리자 산자락은 드문드문 들어선 소나무, 잣나무 숲 이외는 회갈색 일색이다.

지금의 지리산 산자락은 가을과 겨울이 공존하는 자연의 모습을 잘 느낄 수가 있다.


남원/조용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