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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 사진교실/사진촬영 일반

DSLR 쏟아진다고? 지름신이 강림하다.

연초부터 렌즈교환식 디지털카메라(DSLR) 신제품이 쏟아져 나온다. 캐논과 니콘이 시장을 주도하지만 소니와 삼성테크윈·펜탁스 등이 열심히 뒤쫓는다. 더 이상 두 회사의 독주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태세다.

일본 캐논·니콘은 표준 줌렌즈를 포함해 100만원 이하인 보급형 제품을 내놓는다. 캐논은 이 분야에서 가장 인기 있는 기종인 ‘EOS 400D’의 후속 제품 450D를 다음달 출시할 예정이다. 이 회사의 보급형 제품으로는 처음으로 ‘스폿 측광’과 ‘라이브뷰’를 내장했다. 스폿 측광은 화면 한가운데의 밝기만을 측정해 노출을 결정하는 방식이다. 촬영자의 의도를 살리는 유용한 기능이지만 캐논은 제품 차별화를 위해 지금까지 자사의 고급 모델에만 이 기능을 넣었다. LCD 화면을 보며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라이브뷰 기능도 처음 도입했다. DSLR은 렌즈로 들어온 빛을 파인더로 직접 보면서 촬영하는 방식이라 LCD는 찍은 사진을 확인하는 데 주로 쓰였다. 그러나 올림푸스가 라이브뷰용 이미지센서를 하나 더 다는 방식으로 이 문제를 처음 해결했다. 캐논과 삼성테크윈이 이 기능을 도입하면서 널리 쓰이게 될 전망이다.

니콘은 저가형 D40과 보급형 D80의 후속 제품인 D60을 이달 중 선보인다. 니콘 제품으로는 처음으로 이미지센서에 달라붙은 먼지를 청소하는 기능을 도입했다. 이 역시 올림푸스가 처음 선보였다. 렌즈를 바꿔 끼울 수 있는 DSLR의 특성상 카메라 내부에 먼지가 들어가기 쉽다. 초음파 등을 이용해 이미지센서에 붙은 먼지를 털어낼 수 있다면 수리점을 찾아 내부를 청소하는 번거로움을 줄일 수 있다. 니콘 제품은 자동으로 초점을 맞추는 기능이 정확하고 빠른 편이다.



2006년 미놀타를 인수해 DSLR 시장에 뛰어든 소니는 올 들어 세 종류의 보급형 제품을 내놓으며 3강으로 발돋움할 기세다. 지난달 판매에 들어간 알파200은 손떨림 보정과 자동초점(AF) 기능을 강화했다. 이와 함께 알파300과 알파350도 시제품을 선보이고 다음달부터 차례로 판매에 들어간다. 두 제품은 LCD 각도를 조절하는 ‘틸트 액정 활용 라이브뷰’ 기능을 넣었다. 카메라를 바닥에 놓거나 머리 위에 들고 사진을 찍을 때도 구도를 확인할 수 있다. 알파350은 화소도 1420만 개로 늘렸다.

카메라 업체들이 보급형 시장에 힘을 쏟는 것은 자동차 업체가 엔트리카를 중시하는 것과 같은 의미다. 다른 업체의 렌즈는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어느 업체의 카메라를 사면 꾸준히 고급 기종과 렌즈·플래시 같은 액세서리를 쓰게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캐논 관계자는 “지난해 전 세계 DSLR 판매량은 747만 대로 2006년보다 40% 이상 늘었다”며 “올해에도 900만 대 이상 팔릴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국에서도 지난해 DSLR이 30만 대 이상 팔렸다.



디지털카메라 시장의 3위권 진입을 노리는 삼성테크윈은 본체 가격만 100만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중급 기종에 초점을 맞췄다. 다음달 선보이는 GX20은 삼성테크윈과 펜탁스가 공동 설계하고 삼성전자의 시스템LSI총괄에서 생산하는 1400만 화소급 이미지센서를 탑재한다. 캐논과 소니에 이어 직접 이미지센서를 생산하게 되면서 경쟁력이 높아질 전망이다. GX20은 손떨림 방지 기능과 먼지 제거·라이브뷰 기능을 두루 갖춘 데다 셔터를 밀봉하는 방진 설계도 했다. 바닷가처럼 환경이 거친 곳에서도 안심하고 쓸 수 있다. 펜탁스도 삼성과 함께 설계한 자매 모델 K20D를 내놓을 예정이다.



김창우 기자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