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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통신

칠선계곡,'자연휴식년제'로 옛 모습 찾았어요

"자연휴식년제로 옛 모습 찾았어요"

선녀탕~천왕봉 6.7km 동·식물 눈에 띄게 늘어


과거 무분별한 야영으로 대륙폭포~선녀탕 구간 등지에서 나지가 드러난데다 지난 2002년 태풍 ‘매미’로 인해 천왕봉~마폭포구간 산사태로 크게 훼손된 칠선계곡이 자연휴식년제 실시로 탐방객들의 출입이 통제되면서 식생이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지리산사무소는 “지리산 최고의 원시림 지대인 칠선계곡의 생태계 보전과 훼손된 탐방로의 자연복원 유도. 탐방객 안전을 위한 위험한 탐방로 구간의 정비 등을 목적으로 지난 99년부터 선녀탕에서 천왕봉까지 6.7㎞구간을 자연휴식년제로 지정하여 탐방객들의 출입을 통제하자 동·식물의 서식·자생조건과 자연환경이 눈에 띄게 복원됐다”고 20일 밝혔다.

계곡이 깊고 험해 죽음의 계곡으로도 불리는 칠선계곡은 탐방객이 많지는 않지만 지형이 험준하고 경사가 급해 산사태. 폭우 등으로 탐방로가 유실된 곳이 많고 위험한 계곡을 횡단하는 탐방로 구간이 많다.

 

또 구상나무. 주목나무. 만병초. 땃두릅나무 등 높은 산에서 자생하는 희귀 식물종이 분포하면서 해발 1915m의 천왕봉에서 해발 500m의 추성리에 이르기까지 해발고에 따라 다양한 식물들이 자라고 있어 학술적. 생태적 가치가 높은 지역이다.

 

지난 90년부터 일반인들의 출입이 금지됐던 우리나라 3대 계곡의 하나인 칠선계곡은 탐방객들의 야영과 취사 등으로 초목이 사라지고 벌겋게 바닥을 드러낼 정도로 생태환경이 크게 훼손돼 장기간 휴식년제를 실시한 결과 촛대승마. 산오이풀. 호오리새. 두루미꽃. 일월비비추 등 자생식물이 다시 자라나고 있다.

 

특히 과거 마폭포~대륙폭포 등지는 야영으로 인해 관목층과 초본층의 식생이 훼손돼 나지화된 지역에 알록제비꽃. 들메나무. 답압에 강한 질경이. 들메나무. 고로쇠나무. 층층나무. 졸참나무. 서어나무. 당단풍나무 등이 활발하게 식생하고 있다.

 

계곡을 따라 연결되는 마폭~선녀탕 구간의 해발 1000m 이상은 전나무. 구상나무. 잣나무 등 상록침엽수와 신갈나무. 거제수나무. 고로쇠나무. 등의 낙엽활엽수가 주요 식물군락을 이루고 있어 이는 자연휴식년제를 실시한 결과로 분석된다.

 

그러나 다른 자연휴식년제 구간에 비해 식물이 서식하는 개체수가 적게 나타나는데 이는 다른 휴식년제 구간은 인위적인 복원공법을 시공한 후에 인간의 간섭을 배제한 반면 칠선계곡은 자연적으로 시간경과에 따른 복원공법을 도입한 결과로 판단된다.

 

연도별 출현종수는 시간이 경과할수록 빠르게 식생종과 개체수가 증가했는데 이는 인간의 간섭을 배제한 상태에서도 자연적인 방법에 의한 복원도 상당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생육하고 있는 종의 연도별 출현빈도를 분석한 결과 실새풀. 당단풍. 고사리. 조릿대. 일원비비추. 노루오줌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한편 칠선계곡에서 특정식물종은 지리터리풀. 구상나무. 만병초. 거제수나무. 노각나무. 사스래나무. 민박취나물. 전나무. 피나무. 귀박쥐나물 등이 확인됐고 특히 다른 휴식년제 구간에서는 나타나지 않았던 자주솜대도 출현했다.

 

김임규 소장은 “국·공립공원의 생태계를 복원하고 오염을 줄이기 위해 도입한 ‘자연휴식년제’가 지리산 지역의 자연생태계를 빠른 속도로 회복시키고 있어 큰 효과를 보고 있다”며 “칠선계곡은 무분별한 야영 등으로 훼손되었던 지역에 철쭉꽃. 서어나무. 부게꽃나무 등의 나무들이 자생해 예전의 모습으로 복원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윤식기자 kimys@knnews.co.kr

 

[경남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