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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금 답사일지/낙 동 정 맥

낙동정맥 구간종주 제 10구간 답사보고

by 지리산 마실 2005. 11. 14.
마루금답사모임 뫼벗 낙동정맥 구간종주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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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구간명 : 제 10구간(OK목장 - 황장재)(도상거리 약 23.1Km)
2. 일 시 : 2001. 10.26(금)- 10.27(토)
3. 소재지 : 경상북도 영양군 석보면, 영덕군 창수면.영해면.지품면
청송군 진보면
4. 날 씨 : 흐림. 산행종료후 비
5. 참가자 : 제환상,이귀선,조용섭,장병천,이용면,이영숙,김현을,박신희
이상 8명
6. 산행형태: 야영/워킹 종주산행
7. 도엽명 : 1/50000 : 영양(NJ52-14-13), 청송(NJ52-14-20)
8. 교통편 : 대절승합차.
9. 운행시간표(후미기준)

- 10.26(금) 22:00 부산 동래 지하철역 집결(1차)
22:30 양산 합류(2차)
23:17 경주합류

- 10.27(토) 02:00 삼의계곡 주차장/야영준비
03:30 취침
05:00 기상/조식
05:48 차량이동
06:10 OK목장
06:20 산행시작
06:48 목장/마지막 차단기
07:03 산불감시초소/휴식
07:23 출발
07:46 임도 4거리
08:07 휴식
08:17 출발
08:19 732봉 통과/헬기장
08:31 봉수대
09:13 휴식/행동식
09:27 출발
09:52 명동산(812.2M)/휴식
09:58 출발
10:16 휴식
10:30 출발
11:13 포도산 3거리/휴식
11:32 출발
12:02 송전탑/중식/휴식
13:00 출발
13:18 632.1봉/삼각점(1963.4.26 설치)
13:30 장구메기
13:41 송전탑
13:48 당집/갈림길
14:19 도로(시멘트 포장)
14:37 송전탑(NO.56)
14:41 송전탑(NO.57)
14:52 휴식
15:08 출발
15:28 화매재(917번 지방도)/휴식
15:41 출발
16:25 457고지/휴식/간식
16:41 출발
17:06 532봉/휴식
17:12 출발
17:31 무덤
17:38 황장재(34번 국도)/산행종료


10.후 기

가. 화진휴게소에서...

'우리는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보는 대로 이 세상이 존재하는 것일 뿐...'

미국의 저명한 사회학자가 남긴 명언이라고 한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속에는 여러 복합적인 요소가 어울려 녹아있는
것임을 의미하는 말일 것이다.

그 복합적인 여러 요소에서 나는 '보는 사람의 마음'을 생각해본다.
똑 같은 상황도 더 어렵고 복잡하게 생각하고, 힘들게 헤쳐나가는데
길들여진 나의 경직성과 편협성에 대해서...

'쉽게 생각하고, 쉽게 행동하자. 집착하지 말자.
절대적인 것은 없다. 단순해지도록 노력하자. 욕심을 버리자.'
주술을 걸듯 스스로에 다짐을 하며 무언가 자꾸 비우려 애를 써본다.
하지만 그게 어디 쉬운 일이던가....

조금전까지 동해안의 까만 수평선을 구분지어주던 몇 척의 오징어잡이배
집어등 불빛이 어디론가 사라져버리고 한 척만이 남았다.
'외로이 홀로 남아있구나!'라고 생각하려는 순간 수평선의 오른쪽 위로
언제 나타났는지 밝고 맑은 별빛이 홀로 반짝인다.

이제 수평선 위의 그 두 빛은 외롭지 않다.
아니 본래 그들은 외롭지 않았다.

나. 제 10구간의 마루금길.

이번 10구간 마루금길을 걷다보면 산행종료지점인 황장재를 도상거리로
약 1.2Km 앞둔 532봉에서 경북의 3개군이 각각 T 형태로 북쪽(영양),
동쪽(청송), 서쪽(영덕)으로 갈라진다.
청송군이 새로이 정맥길을 맞이하게되며 답사길 내내 정성스럽게 산길을
정비해놓아 정맥꾼들을 감동시키던 영양군과는 작별을 고하게 된다.

다른 구간에 비해 차량접근이 아주 수월한 이 구간은 영덕에서 34번 국
도로 내륙으로 들어오다가 영덕군 지품면 원전 3거리에서 우측 911번 지
방도로 북상하면, 마루금답사시에 지나갈 화매재 지나, 화매리 화매교가
나온다. 여기서 다시 우측 삼의계곡으로 연결되는 917번 지방도로 갈아
타고 진행하면 된다. 포도산(747M)자락 골골의 물이 모여 흐르는 삼의
계곡은 야영장과 주차장 시설이 잘 되어있는 이 지역의 꽤 유명한 경승
지이다.

삼의계곡은 화매천으로 이르고, 이 화매천은 임하호에 들어간 뒤 이내
안동호에서 내려오는 물줄기를 만나 낙동강으로 물길 호적을 올린다.

OK목장 갈림길에서 시작되는 마루금길은 남으로 곧장 남하하다가 812.2M
고지의 명동산을 지난 800m고지에서부터 내륙(서쪽)으로 방향을 틀고,
포도산 3거리에서 다시 남하하다가 630.5봉부터 다시 줄곧 서쪽 내륙지방
으로 위도는 전혀 낮추지 못한 채, 東에서 西로 가로지르며 연결된다.
마루금길을 유심히 살펴보니 마치 마법사의 장화모양이다.

다. GOOD-BYE 영양.

이번 구간은 현을아우의 월요일 출장이 걸리는 관계로 토요일산행을 하고
일요일은 각자 개별산행을 하기로 한다. 금요일 저녁 늦은 시간에 부산을
출발하는데, 나는 일요일 지사동의 고니누님과 아우들과의 무주 적상산
산행을 연결해보려 경주까지 차를 가지고 간다.

경주터미날 인근의 식당에 차를 주차하고 대원들과 합류한 후(23:17),
자정즈음에 들런 화진휴게소에서 따뜻한 커피 한모금을 마신다.
파일쟈켓을 걸쳤지만 밤바다의 냉기는 집요하게 살갗으로 파고 들어온다.

02:00 늦은(?) 시각이지만 삼의교 바로 아래 주차장에 텐트를 치며
야영준비에 들어간다. 하지만 알싸한 대기의 맛에 길들여진 나는 텐트를
쳐놓았음에도 비박준비를 한다. 텐트에는 병천과 용면씨가 자기로 한다.
간단하게 소주 한잔씩을 돌리고는 취침에 들어가는데, 지난 구간 한숨도
자지않고 산행했을 때의 후유증을 잘 아는 대원들은 잠시라도 눈을 붙이
자는 의견에 아무도 이견을 달지 않았다.
전국적으로 비가 올것이라는 일기예보가 무색하게 별빛이 곱다.

03:30 취침
05:00 기상
1시간 30분이라는 짧은 시간이지만 숙면을 취했는 터라 머리는 맑다.
산자락에만 들어오면 신체의 모든 기능이 100% 이상 작동하는 이 이상한
신체의 반응은 어디서 비롯되는 것일까?
귀선누님의 떡국이 이제 자연스럽게 공식 아침메뉴로 자리잡았다. 차량
으로 OK목장 갈림길로 이동한다. 이동 도중 삼의교 아래에서 식수를 보충
하고 상삼의에서 산자락으로 난 임도로 오른다.

마루금길 사방으로 드리워진 산자락은 개스가 짙게 드리워져 있고 視界는
그리 좋지 않다. 이제 막 깨어나려는 첩첩의 봉우리와 골짜기는 바다와
섬을 이루었다. 이 아름다운 풍경을 서툰 내가 어찌 말과 글로 표현할 수
있으랴...
누군가가 그랬다. '눈물이 나려한다고....'

06:20 산행시작
여명의 어스름한 공간사이로 보이는 숲은 어느새 짙고 두터운 색의 옷으로
갈아입었다. 숲은 차갑게 가라앉은 대기는 아랑곳하지 않고 새벽부터 활활
타 오르고 있다. 진초록의 고냉지채소밭과 불타오르는 숲의 색깔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는데, 오늘 하루 종일 달려야만 하는 우리들에게 정맥은
'보는 산'의 즐거움으로 미리 위무하려는 것일까?

OK목장 갈림길에서부터 732봉 오르는 산자락까지는 임도가 어지러이
연결된다. 이 구간의 초반 마루금길은 한우목장가는 길의 임도로 나있다.
여러개의 차단기를 지나고 목장 입구의 마지막 차단기를 통과한 후, 너른
고원지대를 가로질러 목장 관리사 뒤쪽으로 빙 둘러가는 정맥길은 목장
경계 철조망과 나란히 진행한다.

드문드문 초지에 서있거나 엎드려 있는 소들이 새벽길을 걷는 정맥꾼들을
무심히 쳐다본다.

07:03 한우목장 철조망을 벗어나며 이내 산불감시초소 아래의 임도에
도착, 휴식을 취한다. 이 임도는 조금전 철조망을 건너는 곳으로 해서
목장으로 연결된다.
너른 임도를 따라 정맥길은 남하하는데 길 우측에는 조림한 듯한 키작은
잣나무숲이 있다. 약 30여분 진행하면 임도 갈림길이 나온다. 우측으로
나있는 길은 천마농장으로 연결되는 듯하고 환하게 트인 숲 뒤로 관리사
건물이 보인다. 겹겹으로 쳐진 산자락에는 아직도 아침안개가 자욱히
피어 오르고 있다.

07:46 임도 4거리 도착
전면과 우측의 산자락은 전부 초지로 개간되어 있는데 감자밭인듯 하다.
산자락 군데군데 마대자루등이 널브러져 있다.
길 좌측에 세워져 있는 표지석의 '2001년 국유임도. 영양군 석포면 삼의
리'라는 내용을 보아 준공된지 그리 오래되지 않은 시멘트포장 길이다.

정면으로 잠시 진행하면 지도상 아직 표시되지 않은 임도 3거리가 나오는
데 길 진행에 다소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 같다. 정면의 초지쪽 길을
버리고 좌측 임도로 내려서면 다시 오른쪽으로 올라가는 포장임도가 연결
되고, 이 길을 잠시 오르면 왼쪽의 산자락으로 붙어 정맥길은 연결된다.
732봉으로 연결되는 이 곳 오름길은 거리는 짧지만 고도를 120여미터 올
려야 하는 터라 급경사로 길이 나있다.

기품있는 서어나무의 이파리도 붉은색의 단풍으로 물이 잘 들었다.
가파른 오름길이지만 참나무숲은 훤히 트였고 길은 너르다.
700고지대의 봉우리를 통과한 후, 약 10분 휴식을 취한다.
잠시 동안 신갈나무와 철쭉이 어우러진 좁은 산길이 나오고 큰 산벗나무
가 나타나는 지점에서 길은 다시 넓어진다.

08:19 가파른 오르막을 올라서면 헬기장이 나온다. 732봉이다.
봉우리를 지나 10여분 진행하면 봉수대가 나오는데 블럭 크기 정도의 돌
로써 에워싸여 있고 깨어진 기와조각도 보인다.

봉수대를 지난 정맥의 산자락은 모처럼 그 모습을 달리 한다.
좌측이 급사면을 이루던 여태까지의 모습과는 달리 완만하게 드리워진
좌측 사면에는 노랗게 물들기 시작한 낙엽송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고,
깊은 골짜기를 이루는 우측 급사면의 단풍숲이 아주 아름답다.

너르고 시원한 숲길이 계속 이어지고 오르내림이 그리 심하지 않아 체력
소모도 거의 없었던 터라, 평평한 능선에서 만난 더덕밭에서 약 10여분간
더덕 몇 뿌리를 캐는 여유도 부려보는데 큰 것은 엄지손가락만하다.
우측 약 3시 방향으로 봉긋 솟아있는 포도산이 보인다.

09:13 휴식
09:27 출발
전방 좌측 11시 방향으로 이번 답사구간중 지나는 제일 높은 봉우리인
명동산이 보인다. 완만한 오르내리막길을 반복해 걸으며 800m 고지의
능선턱에 닿으면 우측 삼의계곡의 박점마을에서 영덕군 지품면 속곡으로
마루금을 넘어가는 임도가 보인다. 철쭉가지 사이의 좁은 길을 지나
명동산에 도착한다. 09:52
명동산에는 삼각점과 비슷한 파일이 세워져 있는데, 설치 기관의 영문
표시가 아리송하다. 'ROKMS'
'ROKMC'라면 해병대를 일컬음일텐데 그럴 일은 없을 것이고...

09:58 출발
명동산을 출발하면 이내 폐쇄된 헬기장이 나오고, 내리막길 지난 후
금방 고도를 회복하면 칙칙한 소나무숲을 지나 800m 고지의 두리뭉실한
봉우리를 지나는데, 여기서 정맥길은 완전히 우측(서쪽) 내륙쪽으로
방향을 튼다. 낙엽이 수북이 쌓여있는 내리막길이 매우 미끄럽다.
800m 고지를 내려선 안부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는데, 우측으로 임도가
보인다. 낙엽 아래로 잔돌이 많이 깔려져있어 몹씨 미끄러운 내리막길을
하염없이 내려서면 약 500m 대의 마루금길이 이어지고 좌측 사면으로 난
좁은길로 길이 진행된다. 사면을 따라 왼쪽으로 계속 이어지는 좁은 길을
버리고 정면으로 난 오르막길로 오른다. 뒤를 돌아보니 지금까지 걸어온
마루금길이 빙 둘러쳐져 있음을 알 수 있다. 가풀막진 오르막을 올라
700m 고지의 능선턱에 닿는다. 준비없이 길을 나선 민달팽이들이 우리의
등산화에 수난을 당한다.

11:13 포도산 3거리 도착. 700고지에서 좌측으로 방향을 틀어 무덤이
나오는 포도산 3거리에 도착, 휴식을 취한다. 포도산(747m)은 이 3거리
에서 도상거리로 약 800m 정도 북쪽에 있다.

11:32 출발
포도산 3거리에서 조금 내려서면 또 다시 3거리가 나오는데 진행방향의
좌측 뒤의 사면으로 난 길은 700m 고지 능선턱을 오를 때 좌측 사면으로
이어지던 좁은 소로길로 연결되는 듯하고, 일부 정맥팀은 시그널도 몇 개
매달아 놓았다. 아마도 우리와 반대방향으로 답사하던 팀인듯하다.
이 소로길은 마루금길인 포도산 3거리를 우회하여 질러가는 셈이 된다.
약 600m 대의 마루금길은 3시방향으로 너르고 평평한 일직선 길로 잘
나있고, 모처럼 시원한 소나무숲이 길 우측에 서있다.

낙엽을 온통 뒤집어 쓴 무덤을 통과하면 너른 숲속길이 갑자기 마루금
좌측의 사면 좁은 길로 진행되다가 완만한 능선오름길로 이어져 우측으로
방향을 튼다. 오래동안 돌보지 않은 무덤을 통과하면 좌측 전방에 송전
탑이 보인다.

12:02 송전탑에 도착 점심을 먹고 휴식을 취한다. 그러는 사이 금정산에
들어가 酒食을 즐기고 있는 정기(산)의 장난끼 어린 전화가 온다.
하지만 우리도 走와 息을 하고있으니 뭐가 부러우랴...

13:00 출발
숲길은 너르고 길은 좋은 편이나 낙엽쌓인 길이 다소 어수선하다.
방위각이 90'로 꺾이며 630고지에 이르고, 무덤을 지나면 억새가 지천인
평평한 안부를 지난다. 포도산 3거리에서 남하하던 정맥길은 여기서부터
다시 내륙쪽(대략 서쪽)으로 방향을 틀어 3개군의 갈림길인 532봉까지
횡(橫)(東->西)으로 진행된다.

13:18 632.1봉 도착
이 곳의 삼각점 표시석은 1963.4.26 제작되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서북쪽 방향으로 이어지는 산길 주변에는 여기저기 베어진 나무들이 많이
널브러져 있고 대부분의 나무들은 불에 그을린 흔적이 있다.
확인해본 결과 97년 4월에 산불이 발생, 약 17ha의 산림이 불탔다 한다.
나무가 없는 마루금 좌우의 산자락에는 억새가 자리잡았고 산길에는 붉은
마사토가 드러나있다. 그런 황량한 숲에서 보는 자줏빛으로 물든 옻나무의
잎은 화려하기가 그지없다.

13:30 어수선한 숲길을 지나 장구메기 도착.
우리나라의 산자락 이름에 흔히 나오는 지명이다. 장구의 목처럼 생긴 산자
락사이의 오목한 지형을 일컬음이다. 지리산 써래봉과 황금능선 사이의 장
구목이도 같은 의미의 이름이다. 우측으로 양배추밭이 너르게 펼쳐져 있다.
안부를 지나며 오른쪽으로 방향을 트는데 좌측으로도 소로가 나있다.
우측에 소나무숲을 두고 진행하는 산길은 마루금길까지 뻗어있는 배추밭을
빙 둘러간다. 길 우측 바로 옆이 배추밭인데 수확을 위해 들어와 있는 트럭
도 보이고 완만한 오르막길 주변으로 억새밭이 너르다.

13:41 송전탑 건설때문에 나 있는듯한 아주 너른 신작로로 마루금길이
진행되다가 쑥부쟁이가 한창 피어있는 곳의 송전탑을 통과한다.
오른쪽으로 포산마을에서 올라오는 임도와 만난 뒤, 너른 길을 벗어나면
함석지붕을 이고있는 당집이 나온다. 당집 좌측의 너른 길을 버리고 숲길
로 난 정면의 길로 들어서는데 산길은 여전히 너르다.
언제부터인가 웅웅거리는 마치 소울음 소리같은 기계음 소리가 계속 들려온다.
좌우측으로 나있는 낙엽송숲에는 갈색 솔가리가 엄청 떨어져 있다.
길은 좌측으로 돌아 내려가며 큰 가족무덤과 담배밭이 나오는데 당집에서
좌측으로 진행되던 너른 길과 만난다. 13:57

이때까지 마루금길 내내 많이 달려있던 시그널이 하나도 없고 엉뚱하게
당집으로 연결되는 길쪽으로만 시그널이 달려있다. 지도정치를 하여 진행
방향을 찾아 진행해보니 시그널이 달린 나무가 잘려져 버렸다.
조금전부터 계속 들리던 기계음 소리는 간벌하는 전동톱의 모터소리였던
것이다. 담배밭 옆에는 차량도 올라와 있다. 10분 휴식후 출발.

14:08 약 600m고지의 간벌되어 어수선한 숲의 소란스러움을 벗어나자
우측으로 포산마을이 보인다. 500m 고지의 산간오지 마을이다.
14:17 너른 길로 진행되던 길은 오른쪽 직각으로 꺽이며 이어지는데
왼쪽의 솔가리가 푹신한 좁은 길로 바꾸어 내려선다. 포산마을 들어가는
시멘트 포장도로와 만나고, 마을을 뒤로하고 도로를 약 5분여 진행하면
좌측 이장된 무덤터 있는 곳으로 숲길이 이어진다. 여기서 우측 능선으로
나있는 길로 진행하지 않고 마사토와 돌이 많은 너른 길을 진행하니 이
길은 곧장 산아래로 아래로 떨어진다. 우측 숲길 사이의 마루금길로 다시
들어와 선채로 잠시 휴식을 취한 후, 마루금길을 진행한다. 500m고지가
조금 넘는 곳이나 내리막길은 가파르다. 어린 소나무와 참나무가 섞여있
는 숲을 지나 450고지의 낮은 마루금길이 이어진다.

14:37 송전탑(No.56)을 통과하고 내리막길이 이어지다가 90'로 방향을
틀어 안부를 지나면 또 다시 송전탑(No.57)이 나타난다. 송전탑을 지나
화매재로 이르는 400m 대의 꼬불꼬불한 산길은 서서히 다리를 끌어 당기
기 시작한다. (괄호안 숫자는 송전탑 번호)

14:52 460고지의 능선턱에 올라 휴식을 취한다.
능선턱을 오르면 진행방향의 전방쪽으로도 산줄기가 연결되는데 정맥길
은 좌측의 가파른 내리막길로 이어진다. 15:08 출발
내리막길은 다시 두어번 오르막길로 이어지다가 490고지를 오른 뒤 급경
사 내리막 길로 진행된다. 숲 사이로 시설물들이 보이고 화매재를 지나
가는 차소리도 들리기 시작한다.

잎의 크기가 비슷한 생강나무와 쪽동백나무의 연노랑 이파리가 참 곱다.

15:28 화매재 도착.
무덤 2기를 지나니 포장도로가 지나가는 모습이 좌측으로 보인다.
특히 이곳은 여기저기 무덤이 많이 있다. 무우밭 옆의 길을 지나 911번
도로가 지나가는 365m고지의 화매재에 도착하여 도로가에서 휴식을 취한다.
영양군과 영덕군으로 연결되는 이곳에는 영양군의 큰 입간판이 서있고 대림
잠업농원 간판이 있다. 무밭은 최근 무우값이 폭락했기 때문인지 아예 수확
을 하지 않고 내버려 두고 있다.

이미 9시간째 쉬엄없이 걸어왔건만 산행종료지점인 황장재까지는 아직도
2시간가까이 더 걸어가야한다. 몸을 추스리고 다시 출발이다. 15:41
화매재를 출발하여 오르는 길은 사과과수원을 통과하여야 한다. 무덤쪽의
길을 지나 과수원 위의 길로 마루금길이 연결된다. 사유지를 지나는 길이
라서 그런지 갑자기 길이 불분명해지다가 과수원 철망을 통과하자 시그널
도 나오고 길은 확실해지는데 간벌하여 놓은 숲이 어지럽다.
날씨가 흐려지고, 뒤를 돌아본 산자락도 뿌옇는데 전방의 소나무숲에도
서서히 가스가 차오르고 있다.

어지럽던 숲길이 차분해지며 고도를 올리자 전방의 우측 산자락에는 조림
한듯한 낙엽송숲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고, 원동기도 지나갈 수 있을 만한
너른 길이 우측아래로 나있다. 마루금길까지 고추밭이 나있는데 수확은
하지 못한 상태다. 화매재의 무우도 그러했지만 이 고지대에 땀흘려 지은
농작물을 수확하지 않고 내버려둔 것을 보니 마음이 아프다.
고추밭을 지나 오르막길로 오르면 너르지는 않지만 길은 잘 나있다.

16:11 오르막길을 올라서서 무덤이 있는 능선턱을 통과하고, 또 다시
오르는 길이 힘들다고 느껴질 즈음, 산길은 참을성을 시험하듯이 철쭉과
참나무로 길을 좁혀 놓는다.

16:25 457m고지에서 휴식을 취하고 간식을 섭취한다.
16:41 출발

16:49 정남방향으로 방향을 틀어 진행한다. 가스가 찬 대기사이로 큰
소리로 아우성치는 낙엽을 밟으며 말없이 그저 걸을 뿐 아무도 말이 없다.
바로 앞의 봉우리를 왼쪽 사면으로 트래버스하여 지난 후, 다시 맞딱드리
는 532m봉은, 맙소사! 태산의 모습이다. 532m 고지의 산이 그렇게 높고
우람하게 보이다니...
마지막 급경사길을 한발 한발 옮겨, 마루금길이 완만하게 이어지는 532m
봉에 닿고, 선채로 잠시 휴식을 취한다. 17:06
후기의 첫머리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이 봉우리가 3개군의 경계점이고,
東에서 西로 가로지르던 마루금길이 비로소 다시 남하하게 되는 곳이다.

용케도 비는 잘 참아주었고, 흐리지만 산행하기에는 아주 좋은 날씨다.
가파른 내리막길로 이어지는 산길을 걷노라니 잿빛 하늘은 깊은 산속의
어둠을 더욱 재촉한다. 서서히 밤을 준비하려는 산길을 서둘러 내려오니
너른 길과 만나고, 이내 이 길를 버리고 좌측의 숲으로 다시 들어간다.
환하게 공간이 트이는 곳에 무덤이 있다. 17:31

모질게도 정맥길은 지친 나그네를 그냥 보내주지 않는다. 기어코 완만한
오르막을 지나게하더니 가파른 내리막길로 해서 34번 국도가 지나가는
황장재 도로가의 철망으로 인도한다. 17:38
철망 좌측으로 이동하여 철망이 끝나는 지점에서 도로로 나와 영덕군의
상징 조형물이 있는 황장재휴게소에 도착한다.

17:43 산행종료

황장재에 도착하는 순간, 그 시간까지 참고 기다렸다는 듯 가는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보이지 않는 누군가에게 고마움을 표하며 11시간20분
여의 긴 여정을 마감한다. 황장재 휴게소에서 세면후 귀가길에 오르다.
귀가길에 영덕에 들러 저녁을 먹으며 이번 구간 답사산행에 대한 강평을
하는 시간을 갖다. 구간운행이 너무 빡빡하다는 의견과 지나가는 주요
지점에서의 주위 조망등을 하자는 의견이 나와 그러하기로 뜻을 모으다.

긴 시간동안의 산행을 무난하게 소화해낸 동지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기록/정리 두류/조용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