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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으로 가는 길/우리풀.꽃♧나무

죽단화, 고운 자태 건강한 생명력이여

 

 

 

 [화왕산 관룡사 청룡암 축대의 죽단화]

 

지난 4 3째 주 일요일, 경남 창녕 화왕산 자락 관룡사를 들렀다. 절집을 둘러본 후 용선

대에 올랐다가 화왕산 주능선을 거쳐 병풍바위 앞 안부에서 관룡사 방향으로 내려오며 산자

락 급사면에 마치 제비집처럼 들어앉아 있는 청룡암에 들렀다.

 

암자 입구 양지바른 축대 위에는 주위의 산 빛이나 작은 암자의 수더분한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색감과 모습을 지닌 노랑의 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었다. 꽃 이름이 입에서 한참을 맴돌았지만 이내 그 이름을 알아내려는 일조차 잊어버리고 말았다.

 

4 4째 주, 지리산길이 열리다 라는 주제로 지리산 자락 함양 마천 금계부락에서 제 1

지리산길 걷기 행사가 있다 하여 다녀왔다. 이번에 처음으로 걷게 되는 지리산길은 함양

마천면 금계마을에서 그 동북 방향에 있는 역시 마천면 창원마을까지 이르는 산길과 다랑

이 논둑길이다.

 

행사가 개최되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는 잠시 언덕에 올랐다가, 걷는 무리에서 빠져 나와

도로가 새로 난 칠선계곡 쪽을 둘러보고는 창원마을로 향했다. 도재 가는 길로 잠시 오르

면 왼쪽 산자락으로 창원마을이 있다. 마을 위, 산자락과 닿아있는 당산나무 있는 행사장으

로 이동하며 마을의 풍경을 담아본다. 늦봄의 따뜻한 햇살 아래, 마을 분위기는 너무도 고

요하고 평화롭다.

 

정겨운 돌담과 어우러진 봄의 정령들에 일일이 눈길 주며 걷다가 나는 잠시 잊고 있었던 그 화사한 노랑 꽃들과 만나게 된다. 갑자기 한갓진 산골마을이 생동감이 넘쳐흐른다. 청룡암의 만났던 그 노랑 꽃들이 갑자기 소근거리기 시작했다.

 

 

 [함양 창원마을 담장의 죽단화]

 

바로 죽단화라는 이름의 꽃이다. 장미과의 꽃으로 겹황매화 혹은 죽도화라고도 한다.

낙엽이 지는 키 작은 나무로 한국.일본.중국 등지에 분포되어 있으며 높이는 2m 내외로 자란다. 줄기는 곧게 서며 짙은 녹색의 잎은 가장자리에 톱니 모양이 보인다.

 

노랑 꽃잎이 겹겹을 이루는 모습을 보면 노랑장미라 해도 좋을 만하다 하겠다. 땅은 축축하고 햇볕은 잘 들면 무성하리만큼 군락을 이루며, 공해에도 강하고 포기를 나누어 심어도 금방 잘 자란다고 한다. 청룡암에서처럼 길 가장자리에 울타리처럼 줄지어 있거나, 담장과 함께 있는 모습을 주변에서 자주 볼 수 있다.

 

아름답고 생명력이 강하기에 일찍부터 이 나무는 우리의 곁에서 함께 하였을 것이다. 회갈색 담장과 산중 암자의 축대에서 만난 샛노란 죽단화의 모습에서 고운 자태를 지녔던 산골마을의 새색시를 떠올려 본다.(08.04.29 두류/조용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