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2~13일 지리산 근처의 낮은 산자락에서 만난 풀과 나무의 모습이다.
봄을 맞이하는 그네들의 표정에서 '잔인한 달'의 다른 표현이 '환희'일까
할 정도로 건강함과 삶의 역동성이 느껴진다.
老 시인은 나무에 귀를 기울이고 있으면 수관(樹管)을 통해 물이 수직으로
역류하는 소리를 듣는다고 하지 않았던가(허만하 시인 시:육십령)...
나는 봄 숲에 들면 생명의 환희를 느낀다.
청미래덩쿨 그 눈부신 연록의 잎사귀,
억센 가시 마디 사이에 게슴츠레 눈을 뜨듯 여린 잎을 틔우는 탱자나무,
하늘 향해 팔을 벌린 솔에게서 나는 '사랑'이라는 말을 떠올리며 설렘과
사무침에 몸살 앓는다.
산자락의 정령들에 마음을 주었다가 숲길을 돌아나올 즈음,
눈부신 봄 햇살의 보관을 쓴 나는 마치 구원의 계시를 받은 사람처럼
'사랑하자!'는 말을 아마도 되내이고 있었을 것이다.
봄 숲은 사랑이다.
그리고 그리움의 치명적인 중독이다.
[청미래덩쿨]
[탱자나무]
[아우성...하늘 향해 팔 벌린..]
[광대나물]
[현호색]
[동거? 사랑?]
[동백의 사랑]
[사랑의 결정, 민들레]
[벚꽃, 나의 사랑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봄의 전령, 봄까치꽃]
[각시붓꽃]
[가을, 또 한번의 만남을 기다리며...솜나물]
[양지꽃]
[제비꽃]
[흰제비꽃]
그리고 무당개구리 세 마리의 전쟁과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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