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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향 資料室/등산◎건강

온도차 커져 '혈압 급상승' 주의

온도차 커져 '혈압 급상승' 주의
온도차 커져 ‘혈압 급상승’ 주의 !
차가운 냉방 - 뜨거운 실외
이진우기자 jwlee@munhwa.com

비교적 혈압이 낮아지는 여름철에 혈압관리를 소홀히하면 자칫 협심증 등 치명적 질환에 걸리기 쉽다. 문화일보 자료사진
평소 혈압이 높은 편인 김모 부장은 지난해 여름 회사건물 옥상으로 나가 업무로 답답한 마음을 풀어보려고 담배를 피우다가 가슴을 움켜쥐고 쓰러졌다. 가슴이 찢어질듯한 통증을 느끼고 숨이 막혀 전혀 움직일 수 없었던 김 부장은 다행히 주변에 있던 동료들의 도움으로 병원 응급실로 옮겨져 생명을 건질 수 있었다. ‘침묵의 살인자’ 고혈압은 기온이 올라가는 여름철에도 안심할 수 없다.

여름철에는 냉방기의 과도한 사용으로 실내외 기온차가 커져 혈압이 갑작스럽게 변화하기 쉽다. 더위에 땀을 과다하게 흘려 탈진하거나, 갑작스럽게 찬물로 샤워를 하는 등의 행동도 위험하다. 이런 경우 협심증, 심근경색증, 뇌졸중 등 생명을 위협하는 치명적인 질환들이 고혈압 합병증으로 찾아올 수 있다.

한양대병원 심장내과 이방헌 교수는 “여름철에는 혈압이 겨울에 비해 낮아지는 편이지만, 고혈압은 평생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만큼 혈압약 복용자가 혈압이 낮아졌다고 약을 끊는 등 방심해서는 안된다”며 “특히 무더위로 인한 탈진, 실내외의 급격한 기온차에 노출, 갑작스러운 찬물 샤워 등을 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부분 증세없어 = 혈액이 혈관벽에 미치는 압력을 혈압이라고 한다. 고혈압은 심장과 혈관에 지속적인 압력을 주어 심장기능을 약화시키고, 혈관의 탄력을 떨어뜨린다. 고혈압은 아무 증세가 없어 혈압을 재보지 않고서는 고혈압이 됐는지 모르고 지나치기 쉽다. 여기에 흡연과 과도한 음주 등이 겹치면 상승작용을 일으켜 무서운 결과를 가져온다.

안정 시에 측정한 혈압을 기준으로 성인은 최고혈압(수축기 혈압)이 140mmHg 이상, 최저혈압(이완기 혈압)이 90mmHg 이상일 때 고혈압으로 판단한다. 정상 혈압 기준치를 120/80mmHg로 하고, 120~139/80~89 사이는 고혈압이 될 수 있는 ‘고혈압 전 단계’로 규정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고혈압 환자들이 세명에 한명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2002년 30세 이상의 성인혈압분포를 보면 정상혈압을 가진 사람은 남자 28.4%, 여자는 47.3%였다. 고혈압환자는 남자는 31.9%, 여자는 22.2%였고, 고혈압 전단계는 남자 39.7%, 여자 30.5%였다. 그러나 고혈압환자 중 제대로 치료를 받는 사람은 전체의 10% 정도에 불과하다.

◆유전, 흡연, 비만 등 위험인자 = 고혈압의 95%가 원인을 알수 없는 본태성 고혈압이다. 다른 질환에 의한 것은 5% 정도에 불과하다. 고혈압의 위험인자로는 유전, 흡연, 비만, 스트레스, 소금과다 섭취, 노화 등을 들수 있다. 이중 가족력은 가장 위협적인 위험인자이다. 부모가 모두 고혈압이면 자녀가 고혈압일 확률은 50%에 이르고, 부모 중 한쪽이 고혈압이면 자녀의 25%가 고혈압이다. 특히 흡연은 심혈관질환에 결정적인 악영향을 끼친다.

담배를 피우면 니코틴 등에 의해 혈관이 손상을 입고, 혈압을 올리는 아드레날린 분비가 많아져서 혈압이 올라갈 수 있다. 비만은 고혈압과 당뇨병 등 각종 성인병을 유발하는 원인이다. 스트레스를 받아 일순간에 혈압이 크게 올라간다면 혈관을 손상시킬 수 있다. 소금의 나트륨성분은 혈관을 수축시키고 말초혈관의 저항을 높여 혈액순환을 방해한다. 나이가 들면 혈관이 노화돼 탄력이 줄어들어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는다.

고혈압으로 인한 합병증 중 대표적인 것은 뇌졸중과 심근경색이다. 뇌졸중은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막히거나 터져서 생기는 병이다. 혈액을 통해 산소와 영양소를 공급 받지 못해 뇌가 손상되면 신체 일부가 마비되거나 생명을 잃기도 한다.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히면 협심증과 심근경색증이 발생한다. 고혈압이 있을 경우 이러한 관상동맥질환이 발생할 확률이 정상인의 3배에 이른다.

◆음식관리, 유산소운동 꾸준히 = 고혈압 환자들에게는 기온이 급강하하는 겨울철이 가장 주의할 계절이다. 그러나 여름철이라고 안심해선 안된다. 혈압은 갑자기 온도차가 심하게 벌어져도 예민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여름에는 날씨가 더워서 혈관이 확장돼 혈압이 내려간다. 그러나 냉방이 잘된 실내에 있다가 밖으로 나올 때 급격한 온도차이로 인해 혈압이 심하게 올라갈 수 있다. 특히 실내외 온도차가 5도 이상 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땀을 많이 흘려 탈수하면 혈관이 확장되면서 어지럼증과 함께 협심증 등이 발생할 수 있다. 덥다고 찬물로 샤워를 하는 것 또한 혈압이 순간적으로 올라가고 심장혈관이 수축하므로 위험하다.

고혈압은 음식조절과 꾸준한 운동 등 생활습관을 통한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 또한 약은 꾸준히 복용해야 한다. 소금섭취량은 하루 6g 이하가 적당하다. 지방과 콜레스테롤 섭취를 줄이고, 단백질을 섭취하고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한 채소류를 많이 먹는 게 좋다. 고혈압환자에게 좋은 운동은 혈압을 급격하게 올리지 않으면서 고혈압 위험인자인 비만을 줄일 수 있는 유산소 운동이다.

걷기, 천천히 달리기, 자전거타기, 수영 등이 적합하다. 반면에 턱걸이, 팔굽혀펴기 등 한순간에 힘을 쓰는 운동의 경우 말초혈관을 압축해 혈압이 올라간다. 1년에 한두번 정도 혈압을 체크하는 것도 필수적이다.
<도움말 = 한양대병원 심장내과 이방헌 교수>

이진우기자 jwlee@munhwa.com

- 고혈압 예방 7대 생활수칙 -

① 음식은 싱겁게 골고루 먹도록 한다.
② 살이 찌지 않도록 알맞은 체중을 유지한다.
③ 매일 30분 이상 적절한 운동을 한다.
④ 담배는 끊고 술은 삼간다.
⑤ 지방질을 줄이고 야채를 많이 섭취한다.
⑥ 스트레스를 피하고 평온한 마음을 유지한다.
⑦ 정기적으로 혈압을 측정하고 의사의 진찰을 받는다.

자료 = 대한고혈압학회

- 내가 고혈압이 될 가능성은 -

① 일주일에 30분 이상 운동하는 날이 3일 미만이다.( )
② 음식을 짜게 먹는다.( )
③ 매일 술을 마신다.( )
④ 친가나 외가쪽에 고혈압환자가 있다.( )
⑤ 의사로부터 비만 진단을 받았다.( )
⑥ 후천적으로 생기는 제2형 당뇨병을 앓고 있다.( )
⑦ 패스트푸드, 베이컨, 버터, 도넛, 계란, 삼겹살 중 한가지 이상을 매일 먹는다.( )
⑧ 담배를 피운다.( )
⑨ 의사로부터 고혈압과 정상치의 경계에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
⑩ 복부비만(남자는 허리둘레 90㎝이상, 여자는 80㎝ 이상)이다.( )

4개미만 : 주의
4 ~ 7개 : 위험 (방심하면 고혈압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8개 이상 : 아주 위험 (당장 생활습관을 바꾸지 않으면 곧 고혈압이 된다)

자료 = 한양대병원

기사 게재 일자 2007-05-29 [문화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