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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산길따라/지리산♧[역사]

[신증동국여지승람]구례현(求禮縣)

by 지리산 마실 2007. 2. 2.
▣신증동국여지승람 제 40권

■전라도/구례현

동쪽으로 경상도(慶尙道) 진주(晉州) 경계까지 20리이고, 남쪽으로 순천부(順天府) 경계까지 9리이며, 서쪽으로 남원부(南原府) 경계까지 29리이고, 북쪽으로 같은 부 경계까지 9리이며, 서울과의 거리는 7백 80리이다.

【건치연혁】 본래 백제 구차례현(仇次禮縣)이던 것을 신라에서 지금 이름으로 고쳐서 곡성군(谷城郡)에 소속시켰고 고려 초년에 남원부에 붙였다. 인종(仁宗) 21년에 감무(監務)를 두었고, 본조 태종(太宗) 13년에 예에 의하여 현감(縣監)으로 고쳤다. 연산(燕山) 5년에 고을 사람 배목인(裵目仁)ㆍ문빈(文彬) 등이 참언(讖言)을 만들어 역모를 꾀하다가 죽음을 당하니 폐해서 부곡(部曲)을 삼아 남원(南原)에 소속시켰더니 금상(今上) 2년에 다시 현(縣)을 만들었다.

【관원】 현감ㆍ훈도 각 1인.

【군명】 구차례(仇次禮)ㆍ봉성(鳳城).

【성씨】 본현 장(張)ㆍ도(陶)ㆍ손(孫)ㆍ전(全)ㆍ임(任)ㆍ진(陳), 박(朴) 속성(續姓)이다. 황(黃) 의창(義昌). 서(徐)ㆍ양(梁) 모두 내성(來姓)이다. 남전(南田) 임(林). 방광(放光) 유(劉). 사등촌(沙等村) 임(任), 정(鄭) 속성(續姓)이다.

【산천】 지리산(智異山) 현의 동쪽 8리에 있는 진산(鎭山) 이다. 남원부(南原部) 편에 자세하다. 오산(鰲山) 현의 남쪽 15리에 있다. 산 정상에 바위 하나가 있고 바위에 빈틈이 있는데 그 깊이를 헤아릴 수 없다. 세상에 전하기를, “중 도선(道詵)이 예전에 이 산에 살면서 천하의 지리(地理)를 그렸다.” 한다.

봉성산(鳳城山) 현의 서쪽 1리에 있다. 구연(九淵) 현의 동남쪽 10리에 있다. 못 위에 1천 척이나 되는 험한 바위가 있는데 이것이 마치 병풍처럼 둘러있다.

압록진(鴨綠津) 현의 서쪽 29리 곡성현(谷城縣) 경계에 있다. 잔수진(潺水津) 현의 남쪽 9리 순천부(順天府) 경계에 있다. 용왕연(龍王淵) 현의 동쪽 30리 진주(晉州) 화개현(花開縣) 경계에 있으니 곧 잔수진 하류이다. 광양현(光陽縣) 편에 자세하다.

【토산】 닥종이ㆍ치자ㆍ죽전(竹箭)ㆍ은어[銀口魚]ㆍ송이ㆍ석류ㆍ감ㆍ표고버섯ㆍ꿀ㆍ잣ㆍ호두ㆍ산무애뱀[白花蛇]ㆍ복령(茯笭)ㆍ지황(地黃)ㆍ영양각(羚羊角)ㆍ오미자ㆍ석이버섯.

【성곽】 읍성(邑城) 돌로 쌓았는데 둘레가 4천 4백 81척이요, 높이가 13척이며 그 안에 우물과 샘이 9개가 있다.

【누정】 봉서루(鳳栖樓) 객관(客館) 동쪽에 있으니 현감(縣監) 오치선(吳致善)이 세웠다. ○ 김작(金綽)의 기(記)에, “대개 이 고을이 나는 봉의 형국이므로 이렇게 이름지었다.” 한다. ○ 노숙동(盧叔仝)의 시에, “봉성산(鳳城山) 밑 봉서루에 바람과 날씨 서늘하고 맑아 여름 또한 가을일세.” 했다.

【학교】 향교 현의 서쪽 2리에 있다.

【역원】 잔수역(潺水驛) 잔수진 언덕에 있다. 잔수원(潺水院) 역시 잔수진 언덕에 있다.

【불우】 화엄사(華嚴寺) 지리산 기슭에 있다. 중 연기(煙氣)는 어느 때 사람인지 알 수 없는데 이 절을 세웠다 한다. 절 속에는 한 전(殿)이 있는데 네 벽(壁)을 흙으로 바르지 않고 모두 청벽(靑壁)을 만들어서 그 위에 《화엄경(華嚴經)》을 새겼으나 여러 해가 되어 벽이 무너지고 글자가 지워져서 읽을 수가 없다.

석상(石像)이 있어 어머니를 이고 섰는데 이것을 속담에 말하기를, “연기(煙氣)와 그 어머니가 화신(化身)한 곳이라.” 한다.

절 앞에 큰 시내가 있고 동쪽에는 일류봉(日留峯), 서쪽에는 월류봉(月留峯)이 있다.


연곡사(鳶谷寺) 지리산에 있다. 고려 때 학사(學士) 왕융(王融)이 지은 현각선사(玄覺禪師)의 비문이 있다.

【사묘】 사직단 현의 서쪽에 있다. 문묘 향교에 있다. 성황사 현의 북쪽 2리에 있다. 여단 현의 북쪽에 있다.

【고적】 석주진(石柱鎭) 현의 동쪽 15리에 있다. 남쪽과 북쪽이 모두 큰 산이고 가운데에 큰 강이 있다. 고려 말년에 진(鎭)을 두고 왜를 막던 곳이나 지금은 다만 옛터만 있다. 사등촌부곡(沙等村部曲) 혹은 사도(沙圖)라 하는데 현의 동쪽 5리에 있다. 유곡부곡(楡谷部曲) 현의 서쪽 15리에 있다. 남전소(南田所) 현의 북쪽 6리에 있다. 방광소(放光所) 현의 북쪽 10리에 있다. 토지처(吐旨處) 현의 동쪽 10리에 있다.

【효자】 고려 손순흥(孫順興) 성종(成宗) 9년에 조서(詔書)를 내리기를, “구례(求禮) 백성 손순흥(孫順興)이 그의 어머니가 죽자 어머니의 모양을 그려 제사를 받들고 3일에 한 번씩 분묘에 찾아가서 제사 지내어 살아있을 때와 다름없이 하므로 벼슬을 주게 하여 그의 효성을 찬양하라.” 하였다.

본조 조한(趙漢) 아버지가 죽자 흙을 져다가 무덤을 만들고 울면서 3년 동안 나물만 먹고 물만 마시며 동구 밖에 나가지 않으니 이 일이 조정에 알려져 정문을 세웠다.

【열녀】 백제 지리산녀(智異山女) 여자가 자색(姿色)이 있었고 지리산 밑에서 살았는데 그의 이름은 전하지 않는다. 집이 가난하였으나 부도(婦道)를 다했다. 백제왕이 그 아름답다는 말을 듣고 맞으려 했으나 여자가 죽음을 맹세하고 따르지 않았다.

본조 임씨(林氏) 왕정(王淨)의 아내이다. 정이 병에 걸리니 힘을 다하여 치료하면서 약속하기를, “설사 죽더라도 나는 마땅히 여묘살이를 하겠다.” 하였다. 정이 죽자 임씨(林氏)는 나이 71세로서 장사와 제사를 예법대로 지내고 3년 동안 여묘살이를 했다. 매양 절일(節日)을 만나면 반드시 자식들을 데리고 몸소 무덤에 올라가 90세에 이르도록 그치지 않았다. 계수(桂樹) 고진석(高震碩)의 아내이다. 남편이 죄를 짓고 멀리 귀양 가다가 도중에 죽으니 계수는 다니면서 빌어먹었다. 시부모가 그의 궁함을 불쌍하게 여겨 딴 데로 시집보내려 하자 목매어 죽으려 하니 시부모가 놀라서 그만두었다. 이 일이 조정에 알려져서 정문을 세웠다.

【제영】

봉무천단산족족(鳳舞天端山簇簇) 김극기(金克己)의 시에, “봉이 하늘 끝에서 춤추고 산은 올망졸망하고 땅에 뱀이 서린 듯 물이 망망해라.” 하였다.

녹도홍거십리향(綠稻紅?十里香) 앞 사람의 시에, “저물녘에 부슬부슬 내리는 비 문득 서늘함을 보내니, 시내빛 산빛 점점 아득하여 가네. 강남의 좋은 경치 참으로 그림 같은데, 푸른 벼 붉은 연꽃 10리에 향기로워라.” 했다.

소계단정횡청천(小溪短艇橫淸淺) 백비화(白賁華)의 시에, “아침에 백계산 아래 길로 나와서 저녁에는 찬수역(鑽燧驛) 동쪽 마을에 들었노라. 조그만 개울에 작은 배 맑고 얕은 물을 가로지르고 해지는 외딴 마을은 멀고 아득한 데로 들어가네. 절벽을 어지러이 둘러싼 구름은 은 궁궐이 솟는 듯, 먼 산은 미친듯이 불붙는 화성(火城)이라네. 밤이 깊어 곤하게 누웠다가 처음 꿈에 놀라 깨니 벽을 등진 쇠잔한 등불 반쯤 침상에 비치고 있네.” 하였다. 찬수(鑽燧)는 즉 잔수(潺水)이다.

《증보문헌비고(增補文獻備考)》
【연혁】 고종 32년에 군으로 고쳤다.

《대동지지(大東地志)》
【방면】 읍내(邑內) 끝이 5리이다. 마산(馬山) 동쪽으로 처음은 5리이고, 끝은 20리이다. 계치(界峙) 남쪽으로 처음은 5리이고, 끝은 30리이다. 토음(吐音) 본래 토음허(吐音虛)인데, 동쪽으로 처음은 10리이고, 끝은 40리이다. 양전(良田) 동남쪽으로 처음은 30리이고, 끝은 40리이다. 용천(龍泉) 북쪽으로 처음은 5리이고, 끝은 10리이다. 방광(放光) 본래 방광소(放光所)인데 북쪽으로 처음은 5리, 끝은 15리이다. 문척(文尺) 남쪽으로 처음은 7리이고, 끝은 15리이다. ○ 유곡부곡(楡谷部曲)은 서쪽으로 15리에 있다. 사등촌(沙等村)부곡은 동쪽으로 5리에 있고, 남전소(南田所)는 북쪽으로 6리에 있다.

【성지】 읍성(邑城) 둘레가 4천 6백 8십 1척이며, 아홉 개의 우물이 있다. 마봉고성(馬峯古城) 북쪽으로는 5리에 있으며, 그 성터에는 기와 조각이 쌓여 있다. 석주관(石柱關) 동쪽으로 25리에 있으며, 좌우로 산세가 험하고, 강변에 길이 있는데, 사람과 말이 가까스로 지난다. 북쪽에는 커다란 협곡이 있고, 그 안에 수십 리의 긴 강이 있다. 고려(高麗) 말기에 왜구를 막기 위하여 강의 남북쪽 산에 성을 쌓았는데 지금은 없어지고, 성터만 남아 있다. 여기에서 호남(湖南)ㆍ영남(嶺南)으로 나누어 진다.

【창고】 읍창(邑倉). 해창(海倉) 동쪽으로 30리에 있다.
역참(驛站) 잔수역(潺水驛) 옛 이름은 찬수(鑽燧)이며, 거수진(?水津) 언덕에 있다.

【진도】 잔수진(潺水津) 남쪽으로 10리에 있으며, 순천(順天) 대로(大路)와 통하는 요해(要害)처이다. 압록진(鴨綠津) 서쪽으로 29리이며, 곡성(谷城)과 통한다.

【교량】 수각교(水閣橋) 남쪽으로 3리에 있다. 술초교(戌草橋) 북쪽으로 2리에 있다. 소아천교(所兒川橋) 북쪽으로 3리에 있다. 연곡교(?谷橋) 동쪽으로 30리에 있다.

[민족문화추진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