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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향 資料室/등산◎건강

무릎 질환자 무리한 등산, '골병 지름길'

관절염, 나이들면 당연? 그건 당신 생각이고!

‘관절염 주간’ 에 알아보는 예방·치료법

문화일보/박양수기자 yspark@munhwa.com


몇달 전부터 움직일 때마다 무릎 통증을 느낀 주부 이모(63)씨. 자녀들은 관절염을 걱정하며 하루 속히 병원을 찾을 것을 권했지만 이씨는 관절염이라는 말에 덜컥 겁부터 났다. 주변에서 무릎 연골에 문제가 생기면 인공관절 수술을 해야 한다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금전적인 부담감도 작용해 몇달간 병원을 찾는 것을 미뤄야 했다. 그러다 지난주 딸의 손에 이끌려 병원을 찾은 이씨. 다행히도 초기 단계에 병원을 찾은 덕에 약물치료와 운동요법 으로도 충분히 호전이 가능하다는 말에 안심하고 돌아갈 수 있었다.


◆ 관절염은 불치병인가


10월 둘째주는 세계 관절염 주간이다. 국내에서 퇴행성관절염은 중년 이후의 여성에게 주로 집중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인공관절 수술을 한 환자의 성별을 조사해보면 90%가량이 여성이다. 여성의 관절이 남자보다 작은 데다가 갱년기 이후 에스트로겐 분비의 변화로 연골 약화가 급속히 진행된 데 기인한다.


또 여성들의 가사노동은 바닥에 앉거나 쪼그려 앉아 빨래하기, 엎드려 물걸레질하기 등 허리와 관절을 무리하게 움직이는 동작이 많다. 이 때문에 중년 이후 주부들은 누구나 조금씩 무릎 통증을 겪고 있는 형편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상당수의 환자들이 ‘나이가 들면 다 아픈 법’이라고 참고 넘기거나 ‘퇴행성 질환은 완치가 불가능하다’는 생각에 치료를 포기해버리는 경우가 흔하다. 물론 한번 닳아 없어진 관절을 다시 재생시킬 순 없지만 조기 발견과 치료만 한다면 건강한 관절로 노년의 삶을 즐길 수 있다.


초기에는 물리치료나 약물치료로 관절이 더 이상 상하지 않도록 보존 치료하고, 말기의 경우에도 수술적 치료를 통해 충분히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다.


◆ 걸어야 튼튼해진다


꾸준한 운동과 체중 관리는 관절염 예방과 치료에 있어 가장 중요하다. 자주 쓰지 않는 기계가 녹슬듯 우리 관절도 아프다고 그냥 두면 점점 기능을 잃고 만다. 따라서 관절이 안 좋은 사람일수록 꾸준한 운동은 필수이다. 관절 주위의 근육이나 뼈가 점점 약해지고 이런 상태가 계속되면 관절이 뻣뻣하게 굳어지고 그 기능 역시 현저히 떨어지게 된다.


이 때문에 꾸준한 운동을 통해 관절 주위의 근육들을 단련시켜 약해진 관절을 더 이상 상하지 않도록 보호해 주고, 관절의 강직이나 변형을 예방해야 한다. 나이가 들면서 운동량이 감소하면 기초대사량이 감소하고, 비만이 급속도로 진행돼 관절염 역시 악화되기 마련이다. 흔히 체중 1㎏이 늘어날 때마다 무릎에 가해지는 압력은 4~7배 증가한다고 한다.


김형식 안산 튼튼병원 관절센터 원장은 “관절염 환자들이 통증 때문에 운동을 줄이면 관절을 감싸는 근육들이 점점 더 약해져 조금만 움직여도 통증이 심하고 관절 손상도 커진다”고 말했다.


◆ 아프기 시작하면 바로 치료해야


관절염 초기에는 어느 정도 일상적인 생활이 모두 가능하다. 물론 무릎이 붓고 만지면 아프긴 하지만 움직임에 심한 장애를 느끼는 정도는 아니다. 그러므로 많은 이들은 ‘그냥 참아보자’는 생각에 병을 키우고 만다.


이렇게 치료를 미루다 통증이 너무 심해 병원을 찾았을 때는 이미 무릎 연골 대부분이 닳아 없어진 상태일 경우가 흔하다. 비교적 초기에 발견하고 치료할 경우 충분히 호전이 가능한 질병임에도 너무 늦게 병원을 찾아 불가피하게 수술을 해야 하는 환자들이 많다는 것이다.


초기 관절염 환자는 초음파, 파라핀, 적외선 등을 활용하는 물리치료나 소염제, 관절제 등을 이용하는 약물로 치료가 가능하다. 특히 초기 환자들의 경우 약물 치료와 더불어 좌식생활 같은 생활 습관을 개선하고 꾸준한 운동을 병행하면 더 이상의 손상 역시 막을 수 있다.


관절염이 어느 정도 진행된 상태라고 해도 치료는 충분히 가능하다. 무릎에 작은 구멍을 낸 후 내시경을 활용해 수술하는 관절내시경을 이용한 관절연골성형술로 치료할 수 있다.


또 최근에는 자가연골 이식술이라는 간단한 수술법을 이용해 관절염으로 인한 통증을 줄이고 관절염 진행 자체를 막는 치료법도 있다. 자신의 연골세포를 증식시켜 사용하기 때문에 이식에 따른 거부반응이 없으며 이식 후에도 생착이 잘 된다. 덕분에 한번 수술만으로도 높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도움말 = 김형식 안산 튼튼병원 관절센터 원장>


박양수기자 yspar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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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 질환자 무리한 등산 ‘골병 지름길’

하산할땐 올라갈때보다 느리게 걷고 스틱 사용

문화일보/박양수기자 yspark@munhwa.com

최근 산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희소식이 전해졌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이 북한산 자락 63.1㎞ 구간에 ‘둘레길’을 조성하기로 한 것.


가벼운 배낭을 메고 해발 1000m 이하의 산을 걸으며 자연을 감상하는 트레킹은 우리 몸에 매우 유익한 효과를 가져다 준다. 하지만 아무리 낮은 산을 등반하는 것이라 할지라도 오르막과 내리막길을 걷는 이상 몇 가지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관절전문 웰튼병원의 송상호 원장은 “등산은 관절 주변 근육과 인대를 단련시켜 주는 훌륭한 운동이 될 수 있다”면서 “하지만 관절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라면 오히려 건강에 해로움을 줄 수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요즘처럼 급격한 일교차로 쌀쌀한 아침에 이슬이 맺힌 숲길이나 낙엽이 깔려 있는 길은 미끄럽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하산할 때는 무릎 부상에 유의해야 한다. 등산을 자주 다니는 사람도 산행 중에 무릎이 아파오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럴 땐 즉시 산행을 멈추고 내려와야 한다. 그러곤 통증 부분의 발목을 탄력붕대로 감은 뒤 냉찜질을 해줘야 한다.


관절 건강에 좋은 등산을 하기 위해서는 무리를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올바른 산행을 위해서는 본인 체력의 70~80% 정도만 이용하는 것이 적당하다.


특히 산행에서 가장 신경 써야 할 때가 내리막길을 걸을 때다. 하산할 때는 올라갈 때보다 느리게 걸으면서 보폭을 줄여줘야 한다. 등산용 스틱을 사용하면 관절이 받는 충격을 분산시킬 수 있다. 등산용 스틱은 발에 의존하는 하중을 30% 정도 팔로 분산시켜 체력 소모를 줄일 수 있고, 몸의 균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평소 무릎이 약한 사람은 무릎보호대를 이용하면 충격이 집중적으로 가해지는 무릎 슬개골 부분의 관절을 잡아줘 무릎의 연골 손상과 십자인대 손상을 방지할 수 있다.


박양수기자 yspar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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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머티스 환자 58%, 병 키운뒤 병원 찾아

증상 시작 후 진단까지 평균 1년 8개월 걸려

문화일보/박양수기자 yspark@munhwa.com

대한류마티스학회는 류머티스관절염 임상연구센터(센터장 배상철)에서 지난 7~9월 전국 27개 병원에서 수집한 류머티스 관절염 환자 723명의 실태분석 자료를 발표했다.


자료 분석 결과 국내 류머티스 관절염 환자는 증상이 시작된 이후 병원을 찾아 진단받기까지 평균 약 1년8개월의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진단 시에는 이미 절반이 넘는 58.2%의 환자에게서 관절 손상이 관찰됐다.


평균 90% 이상에서 진단 시 이미 3곳 이상의 관절에서 관절염이 발생한 상태이거나 조조 강직, 손가락과 손목관절의 부종 등 대표적인 류머티스 관절염 증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찬범 대한류마티스학회 홍보위원(한양의대 류머티스 병원 교수)은 “조사 과정에서 류머티스 관절염 환자가 증상이 나타난 후 진단받기까지 아직도 많은 시간이 걸리고 있으며, 심한 경우 20년 이상 걸린 환자도 일부 있었다”면서 “류머티스 관절염에 대한 인식이 여전히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류머티스 관절염 환자의 동반질환에 대한 조사에서는 심혈관계 질환이 31.1%로 가장 높았다. 류머티스 관절염은 심근경색 등 주요 심혈관 질환의 위험 인자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소화기계 질환도 30.5%로 나타났는데 이는 류머티스 관절염 환자들이 복용하는 약제로 인한 부작용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호흡기계 질환, 기타(당뇨·갑상선 등), 암, 신장·요로계 질환 등을 동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관절의 암’으로 불리는 류머티스 관절염은 우리 몸의 면역세포가 자신의 몸을 공격해 생기는 자가면역질환으로 진행성 질환이다. 1년 이내의 초기 환자들도 관절변형이 발생할 수 있어 조기 치료로 질환의 심각한 진행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 치료 시기가 늦어지면 치료를 받더라도 약물 반응이 느려지고, 이미 망가지고 변형된 관절은 온전히 회복시키기 어렵게 되기 때문이다.


문화일보/박양수기자 yspar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