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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통신

재선충병 확산 '소나무 멸종위기'(2)

by 지리산 마실 2007. 12. 11.
 
 
재선충병 확산 '소나무 멸종위기' <2>

확산 원인, 매개충보다 인위적 경로 감염


2007-12-11 09:30:00
 ◇도내 지속적 확산일로=해마다 증가되는 농산물 수입에 따라 식물검역사업에 선충검역을 강화할 정도로 재선충에 대한 우려는 점점 커지고 있다. 특히 소나무재선충은 1905년 일본에서 처음 보고된 이후 일본 내 소나무 대부분을 고사시켰으며 중국은 1982년, 대만은 1985년 소나무재선충병 발생이 확인된 후 지금 현지 소나무는 사실상 전멸됐다.

 우리나라에서도 식물방역법상 금지해충으로 소나무재선충을 지정하면서 유입방지 노력을 해왔으나 개방화시대를 맞이하면서부터 결국 유입을 막지 못하고 지난 1988년 부산 동래구 온천동에서 소나무재선충병이 최초 발생했다.

 국립산림과학원 남부산림연구소에 따르면 도내에서는 지난 1997년 함안군부터 시작해 진주시(1998년), 통영시(1999년), 사천, 양산시(2000년), 거제시, 김해시, 진해시, 밀양시(2001), 마산시(2002년), 창원시(2003), 하동군, 창녕군, 고성군(2004년), 함양군, 남해군, 의령군(2005) 등 차례대로 전역에 확산됐다. 또 2006년말 기준으로 전국 소나무재선충의 피해면적은 7871ha에 이르고 있는 가운데 도내에는 약 3000ha로 심각한 수준에 있다.

 더구나 최근 같은 지리산권역에 있는 전북 임실과 산청에서도 잇따라 재선충병에 걸린 소나무가 발견됨에 따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웅석봉, 필봉산, 왕산, 둔철산, 황매산 등 넓은 지리산에 퍼져나간다는 것은 단지 ‘시간문제’라는 의견이 우세한 실정이다.

 ◇가장 큰 확산원인은 ‘사람’=숲이 울창해 지면서 산림 내 쇠약하거나 자연적으로 고사한 나무가 생기게 되는데 이때 나무좀이나 하늘소 등 천공성 해충의 밀도가 크게 늘어난다고 한다. 이렇게 되면 천적들과의 균형이 잠시 깨졌을 경우에도 잠재돼 있던 해충이 돌발적으로 나타났다가 다시 없어지는 경우도 생긴다. 또 국제무역이 활발해지면서 소나무재선충, 미국흰불나방, 솔잎혹파리 등 해외에서 유입되는 해충들이 천적을 동반하지 않고 유입되고 때문에 국내에서는 큰 문제가 되기도 한다.

 소나무재선충의 직접적인 확산원인은 바로 이를 옮기고 다니는 솔수염하늘소, 북방수염하늘소다.하지만 무엇보다 소나무재선충병이 방제가 잘 되지 않고 점점 확산이 되는 근본적인 원인은 바로 사람에게 있다. 자연적으로 매개충에 의해 주변의 소나무로 이동되는 것이 아니라 소나무재선충병에 감염된 나무를 건축자재나 타 용도로 이용하기 위해 이동하는 인위적인 확산이 가장 문제가 되고 있다는 게 남부산림연구소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특히 인간에 의한 감염은 어느지역에서 그 피해가 발생할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조기예방과 적기방제가 어려워 피해지역이 점점 증가하고 있는 핵심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재선충방제 공감대 형성 시급=도내 전역에 이미 확산된 소나무재선충병은 합천, 거창군을 제외하고는 막대한 피해를 주고 있다. 이렇게 가다간 일본과 대만, 중국본토의 일부지역처럼 소나무자체가 ‘멸종’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곁에 있느 산림의 중요성을 깨닫지 못하고 소나무재선충에 대해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는 지역민들의 인식전환과 공감대형성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1세기의 ‘산림’은 단순히 자원이라는 개념을 넘어 환경이라는 큰 테두리에서 현재 새롭게 조명되고 있는 바 지구 온난화와 환경 및 생태계 변화, 그리고 세계화로 인해 우리가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병해충 침입과 피해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산림은 존재자체로 우리에게 무한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단순하게 우리에게 경제적인 이익을 주는 목재와 산림부산물 이외에도국토의 보전, 수자원의 함양, 보건휴양 장소의 제공, 대기오염 등 각종 오염을 정화하고 깨끗한 산소를 제공하는 것 처럼 다양한 환경적 이로움을 무한정 제공하고 있다. 영원히 같이 있어야 할 동반자인 셈이다.

 특히 나무는 지구온난화의 주요 원인인 ‘이산화탄소 흡수원’으로서 큰 역할을 하고 있는데 산림병충의 피해는 수목의 생장을 저해시키거나 고사시킴으로서 온실가스 흡수를 저해할 뿐만 아니라 탄소를 대기중으로 배출시키는 일을 하고 있기에 우리에게 더욱 절실하다.



 소나무재선충은 크기가 1mm 내외로 한쌍이 20일만에 20만마리로 늘어나는 뛰어난 번식력을 가지고 있어 소나무에 침입, 수분 이동통로를 막아 수개월 내 고사시킬 정도로 치명적이다. 소나무재선충은 매개충인 솔수염하늘소와 북방수염하늘소에 의해 소나무 속으로 옮겨진다. 한번 자리잡은 매개충은 소나무에서 미성숙한 상태에서 탈출, 완전성숙을 위해 소나무를 먹어치우기 시작하는데 이때 생기는 상처를 통해 선충은 소나무속으로 침입하게 된다. 국립산림과학원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매개충 1마리 몸속에서는 약 1만5000마리의 선충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사진은 소나무재선충을 옮기는 매개충인 솔수염하늘소의 유충.

 

[경남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