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先人들의 智異山

■산중일기<상> 6.01일 ~ 6.15일[6]


[현대불교www.buddhapia.com/기획연재/정시한의 산중일기/'부디엔스'님의 글]

 

6월


1일 새벽부터 아침까지
비가 많이 내렸다. 낮에는 비가 내렸다 그쳤다 하였다. 저녁에도 비가 내렸다. 희안(希眼)이 삼일암(三日菴)에서 돌아왔다. 또 금강대(金剛臺)에 가서 객승 종선을 만나보았다. <심경(心經)> 27장을 보았다. 명학(明學)이 와서 자단향(紫檀香)을 주고 갔다. 통견(通見)도 와서 보고 갔다. 비가 많이 내려서 지붕이 새자 보정(普晶)이 수리하였다.
설종(雪宗)이 황둔사(黃芚寺)에 갔다가 4일만에 비로소 비를 무릅쓰고 돌아왔다.
<심경> 15장을 보고 김생(金生)의 서체(書體) 100여 글자를 익혔다. 보정이 금강대로 갔다.

2일 가끔 맑고 흐렸다. 새벽에 비가 오고 우뢰가 쳤다
암자의 승려들이 낮에 금강대로 가서 습골재(拾骨齋)에 참석했다가 곧바로 돌아왔다. 보정이 오향대(五香臺)에 도착하여 송엽차(松葉茶) 1강( )을 가지고 왔다. 희안도 돌아왔다. <심경> 27장에서 끝편까지 보고 <선경> 2장을 보았다. 200여 자의 글씨를 익혔다.

3일 맑았다. 오시 경에 비가 내렸다
새벽에 비가 많이 내려서 지붕이 샜다. <심경> 25장을 보고 김생의 서체 200여 글자를 익혔다. 경수(庚宿)가 희안 등과 함께 가서 북을 만들 나무를 베어가지고 비를 무릅쓰고 돌아왔다. <선경> 두어 장을 보았다. 콩 2말을 가루로 만드는데 보태라고 명학(明學)에게 보냈다.

4일 맑고 가끔 흐렸다
<심경> 25장을 보고 서체 200여 글자를 익혔다. 연곡사(燕谷寺) 목수승 종해(宗海)가 와서 보고 갔다. 휴지로 배접하여 지대(紙 )를 만들었다. 경수가 가서 북을 만들 나무를 베어가지고 왔다. <선경> 두어 장을 보았다. 명학이 와서 보고 갔다.

5일 맑았다
<심경> 15장을 보고 서체 100여 글자를 익혔다. <선경> 두어 장을 보았다. 크고 작은 지대를 3개 만들었다. 명학이 콩가루를 만들어서 2두 5승은 보관해 두고 나머지 3승은 물에 타서 암자의 승려들에게 제공하였다.

6일 가끔 흐리고 맑았다
<심경> 31장에서 끝편까지 보고 <선경> 두어 장을 보았다. 김생의 서체 100여 자를 익혔다. 경수가 처음으로 북 만드는 것을 보았으나 완성하지 못하였다. 명학과 해철이 와서 보고 갔다.

7일 가끔 흐리고 맑았다
청언(淸彦)이 와서 보고 갔다. <심경> 서발(序跋) 10여 장과 원본 12장을 보았다. 서체 200여 자를 익혔다. 암자의 승려가 보리로 단술을 빚어서 두 차례나 주었다. <선경> 두어 장을 보았다. 지대 2개를 만들었다. 경수가 북 2개를 만들었다. 석양에 날씨가 너무 더워서 사람이 견디지를 못하였다.

8일 맑고 매우 무더웠다
<심경> 6장을 보고 서체 200여 자를 익혔다. 명학이 세목 1필을 팔아서 백미 3두 7승을 바꾸어 왔는데 다시 츨정해보니 3두 5승이었다. 경수가 북 3개를 만들었다. 저녁을 먹은 뒤에 천인암(千人菴)의 수좌승 능연(能衍), 추우(秋祐)와 묘적암(妙寂菴) 수좌 사철(思哲)이 찾아왔다. 서로 반가워했으며 조용히 담화를 나누었다. 능연대사가 미싯가루와 달인 청장 한 그릇을 제공하였다.

9일 맑고 무더웠다
<심경> 10장을 보고 서체 60여 자를 익혔다. 밤에 일어나서 새벽까지 기운이 고단하여 착실하게 문자를 볼 수가 없었다. <선경> 두어 장을 보았다. 명학이 나를 위하여 40리를 갔다. 능연 등 3인이 유숙하였다. 경수가 북 4개를 만들었다. 천초(川椒)를 삼일암에서 두어 대 땄다. 저녁에 점미(粘米) 3승으로 떡을 만들어서 사철 수좌 등 암자의 승려들에게 제공하였다.

10일 맑고 무더웠다
<심경> 26장을 보았다. 아침 식사 후에 능연과 추우가 연곡사에 가서 돌아왔다. 객승 자인(自認)이 왔다고 했다. 장성(長城) 백조산(白早山)에 있는데 구경차 지나가는 길이라고 하였다. 저녁을 먹은 뒤에 능연과 추우가 돌아가는 편에 함양 태수에게 보내는 서신을 붙였다. <선경> 두어 장을 보고 서체 100여 글자를 익혔다. 경수가 북 2개를 만들었다. 명학이 갓을 사지 못하고 저녁에 그냥 돌아왔다.

11일 맑고 가끔 흐렸다
객승 자인이 작별하고 돌아갔다. <심경> 20장을 보고 <선경> 두어 장을 보았다. 서체 100여 자를 익혔다. 사철 수좌와 함께 서 처사의 터를 보았다. 금강대 옆 양진암(養眞菴)에 거주하는 노승 각담(覺湛)이 승매(承梅)로 하여금 좋은 청장(淸醬) 두사발과 오이 10여개를 보내왔다. 경수가 북 4개를 만들었다.

12일 맑았다
<심경> 11장을 보았다. 오른쪽 무명지로 손바닥과 연결되는 부위가 붓고 통증이 있어서 붓을 잡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3일 동안 글자 연습을 제대로 하지 못하였다. 암자의 승려 선혜(善慧)가 와서 보고 갔다. 오향대의 승려 해철이 와서 오이 10여 개를 주고 갔다. 경수가 북 2개를 만들었다. 암자의 승려가 땔 나무를 모았다. 저녁에 사철 수좌와 명언이 오향대로 가서 유숙하였다. 과하주(過夏酒)를 하루에 두 세 차례 먹었는데 오늘 저녁에 바닥이 났다.

13일 맑고 가끔 흐렸다
아침에 사철 대사를 오향대로 방문하여 사철과 함께 돌아와서 아쉬운 작별을 하였다. 경수가 천인암에서 담아 놓은 장은 운반해 오려고 함께 갔다. 그리고 가서 함양 태수에게 붙이는 서찰을 전달하도록 했다. <심경> 14장과 발문 8장의 종편을 보았다. <선경> 10여 장을 보고 서체 100여 자를 익혔다. 손가락의 통증이 가시지 않았다. 전주(全州) 송광사(松廣寺) 쌍계암(雙溪菴)의 종장 회선(懷善)과 고산(高山) 대둔산(大芚山) 안심사(安心寺)의 승려 의련(義璉)이 희안을 찾아왔다고 하였다.

14일 가끔 맑고 흐렸다
오향대 승려 해철이 또 오이 20여 개를 보내왔다. <심경> 25장을 보고 서체 100여 글자를 익혔다. 손가락의 통증이 전과 같았다. <선경> 10여 장을 보았다. 새진이 그의 집으로 갔다.

15일 맑았다. 새벽에 소나기가 내렸다. 흐리다가 저물녁에 비가 내렸다
일찍 일어나서 가묘(家廟)를 우러러 생각하였다. 오향대의 수좌들이 또 아침식사를 차려 놓고 와서 청하기에 가서 먹고 왔다. 객승 숭신(崇信)이 왔는데 곤양(昆陽) 금오산(金烏山) 교주사(敎住寺)에 거주한다고 하였다. 새진이 돌아왔다. 손가락이 손바닥과 연결된 부위가 점점 부어 오르면서 찌르는 듯이 아파서 붓을 잡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글씨를 쓰지 못했다. <심경> 25장을 보고 <선경> 5장을 보았다. 근삼(勤三)의 아버지 권선여(權善與)가 마침 와서 두루 보고 갔다. 숭신도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