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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山 情 無 限

[비망록]지리산 법계사에 전깃불..

이 곳을 들르는 모든 님들, 석가탄신일 휴일 잘 보내셨는지요.

오늘 자 뉴스를 훑어보니 지리산 중산리 법계사에 어제 사월초파일을
맞아 전기가 공급되었다는 소식이 올라 와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법계사 바로 아래에 있는 로타리대피소에도 덩달아 전기
공급이 된다고 합니다.  그 소식에 옛생각이 떠올라 몇자 적어봅니다.

오래 전, 소등시간되었으니 불끄고 자라며 소리 뻑뻑 지르던 관리인
"권사(권영현의 별명)"는 이미 무장해제되고 로타리대피소를 관리공
단에서 접수하여 운영한지가 제법 세월이 흘렀지만,

어떤 이가 한겨울 어둠을 뚫고 대피소로 들어서서는 춥다며 난로에
그냥 나무를 집어넣어 때는 통에 연소가 되지않아 연기는 대피소를
꽉 메우고, 잠자던 많은 사람들이 어둠속에서 콜록거리며 "오소리
잡냐!"를 외치며 일어나던 모습,

아니면 늦게 도착하여보니 산장 그 비좁은 공간에 더 이상 몸 실을
곳이 없어 세상의 모든 것을 쩍쩍 얼어붙게하는 칼바람과 강추위를
피하기위하여 주저없이 화장실로 들어가 밤을 지새우던 일...

힘들고 불편했던 시절이었지만 그 시절의 대피소와 함께하던 山동지
들이 너무도 그리워집니다.

저로서는 이제나저제나 편리해지는 산자락의 편의시설들이 체질에
맞지않아 가능한한 이용을 하지않으려하는 편입니다만,

악천후 등 긴급상황발생을 대비한 대피소로서의 역할과 산악구조를
위한 대피소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게하는 산악활동중심의 대피소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관리공단은 안전을 내세운 편리성등을 우
선적으로 고려하는 것 같습니다.

환경을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자발적인 의무를 당연히 전제로 해서,
자유로운 입산을 위해 소리지르며 달려들고 싶은 심정입니다.

비록 산자락에서 살아가는 사람일지라도 오늘을 사는 현대인으로서
누구나 문명의 利器를 누릴 권리가 있겠지요.

다만 버려진 초막같은 절집이나 대피소....
그 곳에 대한 아련한 추억들이 떠올라 횡설수설 해보았습니다.

두류/조용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