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짝사랑 25년의 고백 |
강영환(부산민예총 회장·사진) 시인이
민족의 명산 지리산을 주 테마로 삼은 시집을 발간했다.
그는 '불무장등'(책펴냄열린시)을 발표하면서 한국시단에 '지리산 시'라는 새로운 영역의 작품을 보탰다. 이 작품집은 그의 열두번째 시집으로 자신이 25년 넘게 다닌 지리산을 시로 빚어냈다. "외로우면 지리산을 간다. 지리산은 눈물이다. 지리산을 생각하면 어쩐지 비감해 진다. 지리산은 아픔을 바탕으로 한 신화를 간직하고 있다." 시인에게 지리산은 '영원한 신앙처럼 높은 곳'에 머물러 있다. 그는 직접 만난 지리산의 아주 작은, 털끝만치도 잘 모르는 '그것'을 어눌한 말로 꾸며낸다는 것은 고통이라고 고백했다. '골짜기에 들어 벗어 놓은/짚신과 지팡이가 화두에 빠져 있다/무엇을 남긴다는 말은 쓰러져/어제 떨어진 나뭇잎보다 더 아득하거니/숨 막히는 푸른 조망에 몸을 맡기면/터져나오는 절정의 오르 가즘/누가 때 절어 티끌 소리를 세우려 하는가/후대에 새긴 글귀가 바람에 상한다/산을 오른 뒤에도 산이 남는 것처럼/나를 버리고도 또 버릴 것이 남는다'('흔적-문창대' 전문) 그의 이번 시집에는 여느 시집과 달리 평론가 등의 해설이 실려 있지 않다. 특정한 주제를 다룬 것이기 때문에 작품성보다는 주제의식에 더 치중한 결과다. 시인은 독자들이 느끼고 감흥을 받으면 된다는 입장이다. "이번 시편들은 절반도 못 간 지리산을 위해 남겨둔 여백의 시작점이다. 그 나머지 시편들이 언제 보여질지는 다시 지리산에 가봐야한다. 그리고 지리산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지리산을 지킬 수 있다는 믿음을 행간에 담아 본다" 그는 지리산에 대한 자신의 '짝사랑'이 언제 끝날지 모른다고 했다. 그래서 두번째 '지리산 시집'을 준비하고 있다. 강춘진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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