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현재 머물고 있는 숙소와 일하고 있는 사무실은 선릉 부근에 있다.
선릉은 옛 임금 두 분(성종,중종)과 왕후(정현왕후)의 묘가 모셔져있는
곳인데, 이름하여 '강남 테헤란로'의 북쪽 뒤에 있다.
사실 서울 올라 온 지가 만 1년이 되었지만 나는 딱 한번 그것도 충청도
에서 올라 온 아우와 함께 그 곳을 다녀왔을 뿐이다.
그 한번 들렀을 때 느끼던 바는 소나무,잣나무,수양버들 등등 수종도 제
법 다양하고 문화재가 있는 곳이다보니 관리도 잘 되어 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는 그냥 '숲이 있구나'하고 매일 그 선릉의 철담옆을 무심히 다니
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 겨울, 눈이 내렸을 때도 느끼던 바이었지만 요즈음 3월을
보내고 4월을 맞이하면서 나는 그 선릉의 숲에 대하여 노골적인 찬사를
퍼부으며 일방적인 구애를 펼치고 있는 중이다.
아!!
그 연록의 청량함이여! 생동감이여...
선릉의 테헤란로 맞은 편, 즉 한티(대티)쪽 언덕배기에서 선릉숲을 바
라보다보면 우리 가까이 저리도 훌륭한 숲이 있었는 가하는 뒤 늦은 느
낌을 가지게되는데, 특히 이 연초록의 시즌을 맞이하면 더욱 그러할 것
이다.
얼마 전, 철담 밑의 그저그런 풀들이 드문드문 피어있는 마른 땅에서 나
는 제비꽃도 만났고, 민들레도 만났다. 물론 서양민들레이긴히겠지만
정말 반가웠다. 아침에 그네들을 만나며 출근을 하면 좁은 방한칸에서
겨우 몸을 빠져나온 나이지만 어느 누구보다도 즐겁고 자신있는 모습으
로 하루를 보내게된다.
빌딩숲 사이에서 연초록의 숲을 바라보다보면 나도 모르게 에너지를
느끼게 되고, 또 그는 보는 이로하여금 힘찬 생명력을 느끼게도 해 준
다. 참으로 사랑스럽고 귀한 선릉의 숲이다.
두류/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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