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위 속의 얼굴
- 대성골
강영환
더 깊이 떨어지기 위해 오르는 산
차가운 그늘만 골라 밟는다
힐끗 돌아보니
검은 바위에 얼굴이
숨어있다
고통으로 일그러진 얼굴도 있고
화상에 찌그러진 웃음도 있다
언제 바위 속에다 얼굴을 숨겼을까
이끼 덮어 쓴
얼굴들이 불만 없이
숲은 여름에도 침묵을 가졌다
골 깊이 누운 백골은
쉬던 곳 그늘을 돌아보게 한다
뼈에 스치는 차가움은
어디서 올까
몸은 차고 어두운 곳으로 떨어지고
바위 속 오랜 얼굴이 전해져 올 때
대성동 묵은 길은 여전히 그늘
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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