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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로운 글방/숲속의 글마당

[詩]날라리봉-삼도봉/강영환

 

 

 

■날라리봉-삼도봉/강영환 시

 

가까운 반야봉에 녹음이 짙고

먼 섬진강은 소리죽여 젊은 넋을 달랜다

바위 등에 올라 노고단 바라보면

지나온 길 아득하고 갈 길도 마찬가지

불무장등에 육자배기 뽑을 일 절로 생긴다

 

낯익은 봉우리를

입 속으로 가만히 읊조리기만 해도

어깨 들석이게 하지 않던가

낫날봉,낫날봉,날라리봉

동편제를 넘는 송만갑의 홍보가가 들려온다

 

가슴에 흐르는 피의 소리

어느 산에서 신명으로 다시 토할 텐가

살 떨림에 소리를 질러 본다

듣는 이 어느 곳에 없어도

힘 뻗는 불무장등이 득음을 한다

 

 

[시집 '불무장등'에서 옮겨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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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환/시인.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부산지회 회장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 현대문학 시 천료
[시집]푸른 짝사랑에 들다. 불무장등 등
2006년 3월, 시집 불무장등으로 이주홍 문학상 수상

 

 

* 위 사진 설명

 

[날라리봉, 즉 삼도봉. 날라리봉은 지리산 반야봉 옆의 주능선 봉우리인 삼도봉의 옛이름
이다. 사진 중앙 오른쪽의 뾰족한 구조물의 세 면은(三面), 전라남도(구례), 전라북도(남원),
경상남도 (하동)을 가리킨다. 사진 정면에 바라보이는 구조물의 면은 화개재 방향, 즉 전북
남원시 (산내면) 방향이고, 왼쪽 추락주의 안내팻말이 있는 곳은 하동의 목통 방향이 된다]

 

 

 

 

[불무장등. 삼도봉에서 남쪽으로 뻗어내리며 경남 하동과 전남 구례를 경계짓는 능선이다.
이 능선이 당재에서 황장산 능선과 이어지며 산줄기는 그 유명한 화개장터 옆에서 마감
하며           
섬진강으로 몸을 누인다. 이 능선 상의 길은 소금을 비롯한 남도의 물산들이 내륙으로 들어가는, 
말하자면 소금길이라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