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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山 情 無 限

5월의 첫날, 불두화를 만나며

 

 

5월의 첫날, 불두화를 만나며

 

남녘 지리산자락에는 어제 밤부터 강한 바람이 불며, 많은 비가 내리고 있다.

늦봄, 무차별적으로 대기로 쏟아져 내리던 송화가루는 마당과 도로 곳곳에 누런 띠의 얼룩을 그리고 있는 아침이다.

 

그저께 아침, 어머니와 아내의 채근, 그리고 보살님의 관심에 화답코자 모처럼 우리 마을의 작은 절집 혜동사로 걸음을 했다. 최근 들어 멍한 상태로 보내는 시간이 잦아지다보니 주변의 시선이 불안해지는 듯해 아무렇지도 않은 듯, 보란 듯이 길을 나선 것이다.

 

 

 

 

마을 앞, 혜동사로 가는 17번국도변에서 나는 잠시 걸음을 멈추며, 순간 며칠 전 지난 비에 왕벚꽃이 꽃비로 내린다고 호들갑을 떨던 일을 떠올린다. 아직도 작은 화단에서 피고지고를 반복하고 있는 봄의 전령 봄까치꽃과 광대나물의 작은 이야기도,

 

불두화가 이렇게 피어 있으리라고는 차마 생각을 못하고 있었다.

아직 봄노래도 제대로 못 부르고 있는 내게, 여름의 길목이 왔다며 세월 이야기를 건네는 불두화에 적잖이 당황한 시간이다.

 

 

 

 

 

 

, 나는 늘 이렇게 풀꽃들에 낚여 허겁지겁 시간을 쫓아가는구나.

이날 혜동사 아마타부처님에게 지혜롭지 못한 중생 제도해 달라며 모처럼 21배를 했다.

부처님 두상을 닮아 불두화라 불리우는 이 나무는 수국울 닮은 꽃, 백당나무를 닮은 나뭇잎을 지녀, ‘수국백당으로 불리기도 한다. 남원 주생면의 대표가로수인 배롱나무와 함께 약 200여 미터 정도 마을 앞 도로변에 함께 심겨져 있다.

 

2016.5.3.

두류/조용섭

 

#불두화 #수국백당 #주생면 #지리산 #행복한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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