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山 情 無 限

붉은 물결, 유혹의 강물에 빠지다

 

 

붉은 물결, 유혹의 강물에 빠지다

 

전라북도 남원시는 2008년 9월 기초자치단체로는 전국 최초로 '한국의 아름다운도시 賞'(주최: 서울경제신문사, 후원: 행정안전부, 문화체육관광부 등)을 수상하였고, 2011년 11월에는 유엔 산하 UNEP(UN환경계획)가 공인한 '세계 살기 좋은 도시상(LivCom Awards' : 2011 리브컴 어워즈 송파국제대회) 은상을 수상하면서 국내외에서 살기 좋은 도시로 공인을 받은 적이 있다.


남원이 지리산과 요천이라는 빼어난 자연경관을 지니고 있음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그런 자연경관적인 이유만으로 살기 좋은 도시로 선정되기는 어려운 일일 것이다. 그러한 좋은 결과를 거두기까지는 미래를 생각하면서 꾸준히 도시디자인을 하고 고민하며 또 실천에 옮긴 작은 일들이 하나씩 모였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한 고민을 하고 노력을 기울인 일 중에 하나가 바로 '도심속 향기원' 조성이라 할 수 있겠다. ‘향기원’은 남원역이 신 역사로 이전하면서 방치되어, 마치 폐허처럼 버려졌던 옛 남원역 역사 주변 5300여 평 꽃밭을 일컬음이다. 2008년 6월부터 계절별로 서양허브, 야생화 등을 식재하며 조성하였는데, 옛 플랫포옴, 철길 등 옛 남원역사의 낡은 시설물들을 그대로 두고 가꾼 곳이기에 더욱 정감 가는 풍경을 지니고 있다. 또한 훤칠한 메타세콰이어를 따라 나있는 오솔길을 느린 걸음으로 사색을 하며 걷기에도 안성맞춤이다.


그런데 이 향기원은 5월이면 짙은 녹색의 수목들과 어우러지는 붉은 물결이 장관을 이루며 이곳을 찾는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그 붉은 물결의 주인공은 일제히 키를 키우며 올라오는 오리엔탈 포피(꽃양귀비, 개양귀비)이다. 꽃 이름과 색감 때문일까, 문득 ‘화려한 유혹’이라는 말을 떠올리며, ‘풍덩!’ 그 유혹의 물결에 몸과 마음을 맡기고 싶다.          


남원시민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도심속 향기원'을 더욱 잘 관리하고 홍보하여, 남원을 찾은 많은 관광객들에게도 그 눈부신 모습을 만날 수 있게 하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2012년 5월 30일

남원/조용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