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마루금 답사일지/백 두 대 간

백두대간 내려잇기 18구간(하늘재-이화령)


[탄항산 오름길에 만난 야곱의 사다리]

07년 11월 11일 일요일 아침, 경북 상주에 귀농해 있는 친구의 도움을 받아 하늘재에 도착, 산행을 시작하다.

탄항산 오름길, 범상치 않은 느낌의 바위를 지나 되돌아 보는데, 하늘에서는 야곱의 사다리가 드리워져 있다. 이 바위는 '미륵바위'라고 불러도 전혀 손색이 없을 듯 서있는 모습이 예사롭지 않다. 미륵과 야곱의 사다리, '구원'이라는  의미가 서로 통하지 않는가... 


[미륵바위와 야곱의 사다리]

주흘산과 부봉 갈림길을 지나고, 성곽 옆으로 나있는 너른 길을 따라 마역봉까지 무난하게 올랐다. 마역봉에서 3관문 내려설 때 오른쪽 길을 택하였는데, 마른 계곡 옆으로 길이 이어진다. 이 길도 조령3관문 옆으로 내려서기는 하나 왼쪽 길이 정상적인 대간 마루금이라 아쉬움이 남는다. 백두대간 시그널도 많이 달려있기도 하다.

 
[산성과 암문]

 
[마역봉(마패봉) 정상]

또 3관문에서는 오른쪽 휴양림 가는 길로 진행을 하다가, 조령 3관문부터 생략하고 건너 뛰어야 하는 마루금이 마음에 쓰여, 휴양림 산막이 있는 왼쪽 산사면을 치고 올랐다. 이내 백두대간과 바로 이어지는 지능선을 만나는데, 아뿔사! 식수 보충을 깜빡 잊어버렸다. 하는 수없이 낙엽더미를 헤치며 조령 3관문으로 되돌아 내려오는데, 힘을 허비하며 금쪽 같은 30분을 보내버린 일이 참으로 어이가 없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그때 슬그머니 웃음이 터져나온 일이다.


[휴양림 가는 길의 만추] 

 
식수를 보충하고, 자칫 만나지 못했을 뻔한 조령3관문의 만추 풍경에 잠시 빠져들다.


[조령 3관문의 만추]

능선 오름길에 무리지어 피어있는 철 모르는 진달래들을 만났다. 겨울의 길목, 쌀쌀한 날씨에 아무래도 선홍의 가녀린 꽃잎은 무척 떨어야 할 듯하다. 本流의 흐름을 벗어나, 자신 만의 길을 걸으려면 이런 시련은 각오해야 하지 않겠는가. 


[겨울의 길목에 피어난 진달래]


깃대봉 앞 안부에서 산성 돌담을 넘어 휴양림 쪽으로 방향을 잡는 대간팀들을 만나다. 광주의 한 장비점에서 주관하는 팀으로 인원수가 엄청 많다. 

깃대봉 갈림길으로 이어지는 가파른 오르막 길이 무척 힘들다.

깃대봉 옆 삼각점 있는 봉우리에서 조금 내려와 샌드위치 1조각과 과일 몇 조각으로  점심을 해결한 후, 암릉구간에 접어든다. 

이화령에서 넘어오는 단체산행팀을 만나니 신선암봉까지의 운행 시간이 다소 늦어졌다. 암릉 오름길에 몸을 떨고 있는 쑥부쟁이는 몸까지 오그라 들은 모습이다.


[바위와 소나무]


[신선암봉]


[추위에 오그라든 쑥부쟁이. 처음엔 다른 꽃인지 알았다]

신선암봉을 내려오니 조령산 앞, 하늘을 찌를 듯한 모습으로 서있는 봉우리의 기세가 대단하다. 가파른 길을 힘들게 올랐다. 오후 5시가 조금 지난 시각 조령산에 도착하여 행동식으로 허기를 해결하고 조령샘 쪽으로 내려선다. 숲속으로는 이미 어둠이 짙다.

 
[조령산 정상]

헤드램프를 착용하고 사면을 가로질러 능선으로 합류하니 평탄한 길이 잘
이어진다. 

친구는 이미 이화령에 도착하여 기다리고 있다는 메세지를 보내왔다. 
하산길 마지막 이정표에서 능선을 피하고,  왼쪽의 '15분 소요'  길을 택하는 요령을 피웠다. 하지만 거리도 만만치 않고, 길도 그리 수월치 않았다. 

어둠이 짙은 이화령 매점에는 불이 켜져 있고, 친구는 그의 아내와 함께 마중 나와 있다. 부산 집으로의 귀가를 미루었다가, 새벽 3시 경에 길을 나서는데 차창이 꽁꽁 얼어있다.

쉽지 않은 코스를 또 하나 지웠다. 겨울이 성큼 다가선 듯한 백두대간 마루금, 올해는 언제까지 이어갈 수 있을까?

새삼스럽고 늦은 일이지만 친구 이남근과 그의 아내 도현엄마에게 고마움의 인사 보낸다. 


[운행시간]

07년 11월 11일

07:00 하늘재 출발
07:48 탄항산
08:20 평천재
08:44 주흘산 갈림길
09:17 부봉 갈림길
09:29 동암문
10:22 북암문(간식 및 20분 휴식 후 출발)
11:05 마역봉
11:35 조령3관(휴식 등)
12:08 출발
12:29 휴양림 갈림길(성곽 돌탑군락)
12:45 깃대봉 갈림길(왼쪽 삼각점 봉우리 20분 간식 및 휴식)
15:45 신선암봉
17:10 조령산(간식 및 25분 휴식)
17:35 출발
18:45 이화령/산행종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