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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으로 가는 길/느낌이 있는 풍경

생명의 소리, 백두대간 풍경

 

 

지난 11 11, 백두대간 하늘재-이화령 구간을 운행할 때 만난 생명의
모습들이다
.
* * * * * * *


쑥부쟁이
하늘재에서 마역봉을 거쳐 조령3관문까지 이르는 길은
 그런대로  평탄하게
잘 나있지만,
 조령 3관문에서 가파르게 깃대봉 갈림길을 오르고 나면, 이제
바야흐로 암릉으로
 이름 난, 소위 '신선암봉 암릉' 구간을 맞이하게 된다.

두 발로 걷는 것보다는 손발을 다 써서 진행하는 일이 더 많은 구간이다
.

바위구간에 설치해 놓은
 고정로프를 잡고 오르려면 아무래도 카메라가
신경이 쓰이게 된다.
 카메라를 가방에 넣고 조심스럽게 바위 사이의 길을
오르는데, 바위 틈의 마른 땅에
 처음 보는 꽃이 피어 있다.
게다가 무척 이쁘게 생겼다
.

어쩌겠는가? 다시 카메라를 꺼내고 이리저리 몇 장 찍으니, 알 수 없는

만족감에 빠져들며 그렇게도 힘들던 산행이 한층 수월해지는 느낌이다.
 

암릉 사이사이 드물게 드러나는 땅 위, 쌀쌀해진 날씨에 얼굴이 새파래진
쑥부쟁이들의 모습이
 안스럽다

그런데 꽃잎의 색깔이 무척 낯이 익다
.
순간,
 조금 전 만났던 그 녀석이 떠올랐다.

참 나
,
이 쑥부쟁이 녀석은
 어쩌자고 꽃잎을 이리 둘둘 말아 내가 못 알아보게

하고는 저리도 노골적으로 노란 꽃술을 드러내며 나를 유혹했을까?

 

 

 

 

바위와 소나무
이 소나무와 바위는 천생연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신선암봉-조령산 구간에서는
꽤 잘 알려진 풍경이다. 얼마나 오랫동안 저렇게 지내왔으며, 앞으로는 얼마나

더 저렇게 함께 지낼 수 있을까
?

마치 일부러
 꾸며놓은 듯한 포즈도 만점이지만, 참 잘 생겼다.
스치듯 지나며
 황급히 잡은 모습이라 아쉬움이 새삼스럽다.
  

 

 

진달래

참 철 없는 녀석일세...
조령3관문에서 휴양림으로 들어갔다가 길이 너무 돌아가는 터라 다시 되돌아 와
,
석간수 한모금 들이키고 깃대봉 갈림길로 올라서는
 중이었다.
처음엔 눈을 의심했다.
 

가끔씩 진달래가 군데군데 피어있긴 하지만, 녀석처럼 이렇게 많은 꽃을 피우는
나무는
 없었으니.

이상 난동이라는 환경적인 요인도 있겠지만,
 식물들도 사람을 닮아 슬그머니
욕심을 내어보는 것은 아닐까 하는 쓸데 없는 생각도 해본다.
얼마전 사무실 옆, 11월에 피어난 장미를 보고 비슷한
 생각을 하였으니.

 

3관문으로 다시 되돌아 오지 않았다면 만나지 못했을 풍경이란 생각을 하니
더욱 정겹게 느껴진다.  
그나저나 녀석, 참 춥겠다.

 

 

 

[만추의 조령3관문 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