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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으로 가는 길/느낌이 있는 풍경

[백두대간]미륵바위와 야곱의 사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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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하늘재에서 조령산 방향 탄탕산 가는 기레 만난 바위. 내가 미륵바위라 이름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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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터운 먹장 구름 사이로 한줄기 빛이 쏟아져 나왔다] 

 

경북 문경과 충북 충주 사이에 있는 백두대간 상의 고개인 하늘재에서
조령산으로 진행하기 위하여 탄항산을 향해 오르던 중,

산길 한 켠에 마치 일부러 세워 놓은 듯한 멋진 바위를 만났다.
'미륵마애불'이라도 새겨져 있지 않을까 하는 느낌이 들 정도로 반듯하고,
이층으로 포개진 큰 바위였다.

산행 출발도 늦었고, 힘든 걸음이 예상되던 터라 카메라를 꺼내지 않으려
했으나, 도저히 그럴 수가 없어 카메라를 꺼내며 뒤를 돌아 보았다.

"저건 분명 '미륵바위'라고 이름 붙여도 좋을 만 해"하는 혼자말과 함께...

비가 올 지도 모를 정도로 시커먼 구름이 두텁게 드리워진 하늘이라 아침
해를 바라보는 것은 포기하였는데, 왠일인지 미륵바위의 모습이 붉다.

순간, 아침 먹장구름 사이로 한줄기 빛이 마치 거대한 관을 통해 쏟아지듯
내려비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고, 형을 속이고 장자권을 빼돌린 야곱이
도망치는 길에 만났다는 '야곱의 사다리'가 떠올랐다.

참으로 기이한 느낌이다.  미륵바위와 하늘 사다리...
모두가 '구원'이라는 이미지다. 

미륵은 그런 하늘의 움직임을 마치 다 알고 있다는 듯 빙그레 웃고 있다.    


[2007.11. 11일 백두대간 탄항산 오름길에서]

두류/조용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