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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산길따라/지리산♧[역사]

지리산 神仙으로 그려진 고운 최치원

'지리산 神仙'으로 그려진 고운 최치원

국립진주박물관, '고운선생 영정'에서 동자승 발견

강동욱 기자/경남일보

 

 

 


 국립 진주박물관(관장 강대규)은 한국 박물관 개관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하여 기획특별전 ‘민족의 영산, 지리산’을 열고 있는 가운데, 경남 시도유형문화재 제187호인 ‘운암영당 고운선생 영정’에 대한 새로운 사실을 밝혀내어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운암영당 고운선생영정’은 통일신라 말기의 학자이자 문인인 고운 최치원의 초상화로, 경주최씨 종중의 소유이다. 이 초상은 처음엔  하동의 쌍계사에서 보존하였다가, 순조 25년(1825) 화개의 금천사로 옮겼고, 고종 5년(1868) 서원철폐령에 의하여 하동향교로 옮겨 한동안 보존하여 왔다. 그 후 광천영당을 거쳐 1924년에 운암영당으로 옮겨 와 보존해오다 현재 부산박물관에서 보관 관리를 맡고 있다.

 

 기존의 연구성과는 구체적인 기록과 자료가 없어 그림을 그린 사람이나 제작지 및 제작 시기 등에 대해 명확히 밝힌 바가 없다. 다만 미술사적 접근에 바탕한 화풍과 구도, 인물에 대한 해석에 집중되어 있는 실정이다.

 

 국립진주박물관은 ‘운암영당 고운선생영정’의 안전한 전시를 위하여 유물 안정화 작업을 실시하던 중, 여러 차례의 덧칠 흔적과 박락된 안료 밑면 일부에서 다른 형태의 그림선을 육안으로 확인 후 X-선 투과 촬영조사 등 정밀조사를 실시하였다. 또한 국립중앙박물관 보존과학팀의 도움으로 적외선 촬영조사도 실시하여 놀라운 결과를 도출해 내었다.

 

 국립진주박물관 곽홍인 학예연구사는 ‘운암영당 고운선생영정’의 X-선 투과 촬영조사를 통해 현재의 그림이 원본 그림 위에 덧칠되어 있음을 밝혔다. 덧칠된 그림 부분은 화면 오른쪽 중하단의 문방구가 놓인 탁자와 화면 왼쪽 중앙의 초 받침이다. 두 부분 모두 동자승으로 추정되는 인물(이후 ‘동자승’으로 표기)이 최치원을 중심으로 양쪽에 그려져 있음이 확인된다. 

 

 한편 초상의 적외선 촬영조사를 통해 화기(畵記)부분을 새롭게 발견할 수 있었다. 그림의 제작에 대해 중요한 정보를 담고 있는 화기에는 본 영정의 제작시기가 乾隆 58年(1793년)이며 하동 쌍계사에서 그려졌다는 내용 등을 담고 있는데, 국내외에 전하는 여러 최치원의 초상 중 가장 이른 시기의 것으로 여겨진다. 이 외에도 그림을 그린 화가의 이름과 시주자 등과 관련된 내용이 기록되어 있다.

 

 국립진주박물관의 이번 조사는 ‘운암영당 고운선생영정’의 새로운 진가를 확인할 수 있는 단초를 마련하였는데, 특히 화기의 발견은 최치원 초상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여 관련 연구와 관심을 고조시키는데 일조하고 있다.

 

 국립 진주박물관 장성욱 학예연구사는 이번 조사결과에 대해 “현재 보이는 초상 상단의 풍물의 구성과 화풍만으로도 조선시대의 사찰 등에서 널리 그려진 산신도와 상당한 관련성을 유추해 볼 수 있는데, 화면 뒤에 숨겨진 그림에서 ‘동자승’을 확인한 점은 이 초상이 단순한 문인의 초상이 아닌 최치원을 산신도 속의 신선으로 묘사한 흔적이 역력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추가적인 연구조사의 필요성을 강조하였다.

 

 한편,  국립 진주박물관 기획특별전 ‘민족의 영산, 지리산’은 오는 29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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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설명:경남 시도유형문화재 제187호인 ‘운암영당 고운선생영정’ 

Write : 2009-11-12 09:00:00   |   Update : 2009-11-12 09: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