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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통신

지리산 자락 겨울 가뭄 심각하다

 “빨래는 엄두도 못 내고 마실 물도 부족해요.”
겨울 가뭄으로 물 부족이 심각한 산청군 금서면 평촌마을 김순이(78)씨는 “내 평생 이런 가뭄은 처음”이라며 “빨리 비다운 비가 와야 하는데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이 마을 60여 가구 100여명의 주민들이 수돗물이 나오지 않아 생활에 큰 고통을 겪게 된 것은 지난 4일부터다. 주민들이 생활용수로 사용하고 있는 웅석봉 아래 계곡물이 고갈돼 간이 상수도물을 거의 공급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고지대의 주민들은 설 명절 도시로 떠난 자녀나 손자들이 고향에 올 경우 물 사용량이 늘 것으로 예상돼 벌써부터 걱정이 앞선다. 이 마을 주민뿐 아니라 지리산 자락인 금서면 주상과 지막리 사동, 삼장면 성남, 시천면 원리 등도 상황이 심각하다. 식수와 함께 농업용수 부족 사태까지 우려되자 각 지자체는 대체 상수원 찾기에 분주하다. 함양군은 마천면 일대에 가뭄이 지속되면서 계곡수와 마을 공동식수가 고갈되자 물을 공급하기 위해 150여 공의 관정을 개발중이다. 진주는 겨울가뭄에 대비, 지난해 말부터 관내 40개 소류지에 4억3000만원을 들여 소류지 준설작업을 벌이는 한편 5억6000만원의 사업비를 들여 관정 27개 공 개발에 들어갔다. 하동군은 가뭄 우심지역인 진교·금남·금성면에 대한 토양 수분 조사를 실시하고, 3억7500만원의 사업비를 들여 가뭄 극복에 매진하고 있다. 그러나 관정 개발에 필요한 사업비 중 군비를 50%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재정이 열악한 지자체는 재원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국·도비 비율을 높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산청군 관계자는 “계곡수를 사용하고 있는 지역은 앞으로 많은 양의 비가 오지 않으면 피해가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며 “3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관정 43곳을 개발했지만 아직도 관정이 필요한 지역이 많아 예산 확보를 통한 관정 개발과 함께 물 절약운동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경남신문/김윤식기자/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