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산으로 가는 길/조용섭의 산으路

[산으路]26. 경북 문경 대야산

[조용섭의 산으路] 경북 문경 대야산

눈부신 흰 암반을 따라 흐르는 물길, 잠시 제 몸을 바위에 맡겨 떨어뜨린다. 물은 푸른
하늘도, 진록의 숲도 닮지 않은 옥빛 소(沼)를 이룬다. 물길은 산길옆 계곡을 따라 순
하디순한 모습으로 편안하게 이어진다. 마음만 동하면 그대로 첨벙하고 들어가는 계곡
이 경북 문경의 대야산이다.
 

한여름 이 곳을 찾는 사람들은 불볕더위에 몸을 달구며 정상에 올랐다가 내려서는 길에 마치

담금질을 하듯 계곡에 몸을 담근다. 전국적으로 잘 알려진 용추계곡에서의 호사다.

경북 문경과 충북 괴산을 가르며 백두대간의 허리를 잇는 대야산은 산길 들머리가 유난히 아름

답다. 산길은 계곡을 그림자인 양 따라가다 능선의 멋진 암봉들이 조화를 이룬다. 주위 조망

또한 빼어난 곳이다.

대야산은 속리산국립공원에 속하지만 등산로나 입장료 등과 관련하여 관리공단의 직접적인

통제는 받지 않는다. 산길은 벌바위 마을에서 시작하여 용추→월영대→피아골을 거쳐 정상에

오른 뒤, 밀재→월영대→벌바위로 되돌아 오는 코스로 잡았다. 대야산 주차장 상가 오른쪽의

 나무계단을 넘어가면 용추계곡 들머리가 나온다.

민박집들을 지나 계곡을 낀 싱그러운 숲길을 15분여 진행하면 거대한 암반 위에 특이한 모습을

하고 있는 용추폭포가 나온다. 대하사극 ‘왕건’에서 왕건이 도선선사로부터 도선비기를 받는 곳

이라는 안내판이 서 있다. 사실, 왕건의 라이벌 견훤의 고향이 대야산을 품고 있는 가은읍이란

게 흥미롭다. 거대하고 평평한 암반이 계곡을 가득 채우고 있는 월영대까지는 용추에서 20여분

소요된다.

여기에서 왼쪽 밀재 방향과 오른쪽의 피아골 방향으로 길이 갈라진다. 어느 쪽이나 정상으로

이어지나 급경사를 이루고 있는 피아골길을 오름길로 택했다. 급경사 지대에는 고정로프를 깔

아놓아 오르기에 큰 어려움은 없다. 다만, 많은 사람들이 몰릴 땐 교행이 힘들어 상당히 지체

된다.

한가지, 등산로를 벗어나면 낙석의 위험이 크니 주의를 요한다. 식수는 미리 준비하는 게 좋으

나, 계곡 상단부 왼쪽 가파른 바위지대에도 가느다란 물줄기가 흐른다.

급사면을 올라 능선에 닿으면 이내 정상이다. 정상 주위의 암봉들은 하나같이 수려한 모습으로

범상치가 않다. 오른쪽(동쪽) 촛대봉으로 이어지는 길과 왼쪽(진행방향) 밀재로 이어지는 산길

이 백두대간 마루금이다. 동북쪽의 거대한 바위봉우리로 빛나는 산이 역시 백두대간상의 봉우

리인 희양산이다.

정상 아래 내려서는 바위 구간은 운행에 다소 주의를 요하나 역시 크게 어려운 곳은 없다. 능선

을 내려오다 왼쪽으로 방향을 틀며 거대한 바위지대와 코끼리바위를 지나서 사거리인 밀재에

닿는다. 오른쪽은 괴산, 정면은 백두대간 마루금으로 이어지고, 월영대는 왼쪽으로 내려서야

한다.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편안한 숲길이 이어지며 사기굴, 떡바위 이정표를 지나면 이내

월영대를 만나게 된다. 용추계곡을 내려서며 산행을 마친다.

물론 땀으로 범벅이 된 몸은 어느새 계곡에 들어갔다 나왔을 일이고….

●[교통]

■자가용

중부고속도→증평IC→36번,34번 국도→괴산→913번 지방도(쌍곡계곡)→불란치재→대야산

중부내륙고속도→문경IC→3번국도→977지방도→가은→913번 지방도

■대중교통

동서울터미널→문경(30분 간격·2시간 소요). 문경에서 가은으로 이동한 뒤, 가은→벌바위 시내

버스 이용(문경시내버스 054-553-2231)

●[숙박]

벌바위 입구에 돌마당식당(054-571-6542) 등 민박집이 다수 있다.

●[기타]

인터넷(www.sanfestival.com)을 참고할 수 있다.

지리산 답사모임 ‘지리산 산길따라’

(cafe.daum.net/jiricom)대표 시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