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년 9월 23일 영남알프스 신불평원]
♡안개밭에서/성수자
불을 당겨 다가앉는 이 그리움처럼
산마루 거닐던 안개 억새밭 사이사이
긴 머리풀어 얼레빗으로 빗어 넘기고 빗어 넘기고
빈상자 가득 채우던 가을 수레바퀴에 실려
분주히 세상여행 떠나가고 없는데
가을 보낸 가슴아래 쌓인 편지 꺼내보면
물기젖은 손에 닿아 보이지 않네 보이지 않네
* * *
수향/성수자. 시인. 한국시 등단
시집 '잎맥처럼 선명한' 외
= = = = = = = = = = = =
시인과 함께한 억새밭 산행,
안개밭 속의 억새 군무를 만났다.
짙은 운무 속,
바람에 일렁이는 능선을 보며
시인의 눈은 얼레빗으로 빗어 넘기는
긴 머리카락을 떠올렸나 보다.
아득하고 쓸쓸하여 왠지 눈물겨운
산마루 풍경은 떠나 보낸 것들을
그립게 한다.
그런데...
안개비 내리는 산정에서 만난 아득한
그리움은 나의 젖은 몸을 휘감으며
평화로움으로 진저리치게 만든다.
그 안온한 느낌의 근원은 무엇일까?
(두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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