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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통신

지리산 칠선계곡, 멸종위기 동식물 늘어 '자연박물관'

멸종위기 동식물 늘어 ‘자연박물관’
지리산 칠선계곡 생태계 복원 효과 뚜렷
허홍구 기자  

 지난 10년 동안 자연휴식년제(현 국립공원 특별보호구)로 탐방객 출입이 엄격히 통제된 지리산 칠선계곡이 멸종위기종 생물의 개체수가 크게 늘어나는 등 생태계 복원이 뚜렷하게 나타난 것으로 확인됐다.


 지리산 칠선계곡은 설안산 천불동계곡, 한라산 탐라계곡과 함께 국내 3대 계곡의 하나이며, 칠선폭포, 대륙폭포, 마폭포 등 7개의 아름다운 폭포와 33개의 소(沼)와 담(潭)으로 이어져 있어 지리산국립공원 15개 주요 계곡 중 가장 빼어난 자연경관적 자치를 지닌 곳이다.


 따라서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칠선계곡에 대해 지난 10년간 자연휴식년제를 시행해 탐방객 출입을 엄격히 통제하고 정밀조사를 실시한 결과 식물 68종, 조류 7종, 파충류 4종, 양서류 1종, 고등균류 13종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생물종 다양성이 크게 풍부해졌으며, 한반도 고유종으로 1급수에서만 서식하는 왕종개, 쉬리, 꺽지, 얼룩새코미꾸리가 지속적으로 관찰되었다고 밝혔다.


 특히 식물분야에서는 자연휴식년제 이전 개체수가 감소했던 멸종위기 야생식물 Ⅱ급인 자주솜대, 땃두릅, 만병초, 산겨릅나무, 백작약 등 보호대상 식물의 개체수가 증가했고, 구상나무, 주목, 좀쪽동백나무의 어린묘목도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중 주목은 흉고둘레(DBH)가 1m에서 3m 이상인 노거수로 자생하고 있어 아고산대 식물 생태적 측면에서도 매우 가치가 높게 나타나는 등 계곡 전체가 말그대로 ‘자연박물관’인 것으로 조사됐다.


 ◇식물분야=지난 2002년부터 2007년까지 지리산국립공원 공원자원모니터링을 실시한 결과 칠선계곡 11개 고정조사구에서 2002년은 77종, 2007년은 145개의 식물종이 확인되는 등 68종의 식물종이 늘어나 자연휴식년제 시행이후 식물상 및 식생의 안정화가 진행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연휴식년제가 시작되기 전에 개체수가 감소했던 자주솜대(멸종위기 야생식물Ⅱ급), 땃두릅, 만병초, 산겨릅나무, 백작약 등 보호대상 식물의 개체수가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칠선계곡 중심으로 분포하고 있는 구상나무, 주목, 가문비나무, 만병초 등 아고산대 식물종의 생육현황과 구조를 파악한 결과 국내 자생종인 구상나무의 상대우점치가 다른 수종에 비해 높아 당분간은 구상나무가 우점하는 숲으로 유지될 것으로 판단된다.


 주목의 경우 흉고둘레(DBH)가 1m에서 3m 이상인 노거수로 자생하고 있고, 특히 해발 1430m지점에 있는 수령 500년의 가장 큰 조목은 어른 3명이 두팔을 벌려 손을 맞잡아야 간신히 껴안을 수 있을 정도다.


◇동물분야=칠선계곡은 지리산국립공원 주요 계곡 중 지세가 가장 험준하고, 경사가 급한 곳으로 상부에 있는 중봉과 하봉의 경우 인간의 출입이 매우 어려웠던 지역으로 과거에는 반달가슴곰을 비롯해 대형 맹수들이 살았던 곳이며, 2001년도 자연자원조사와 2002년 지리산국립공원 공원자원모니터링 보고서의 조사결과 청문회에서 반달가슴곰과 사향노루가 서식한 것으로 보고됐다.


 조류의 경우 2002년에는 23종이 서식했으나 2007년 조사결과 30종이 확인됐으며, 파충류는 3종에서 7종이 확인돼 4종이 증가했으며, 양서류는 8종에서 9종으로 고등균류는 64종에서 77종으로 13종이 증가했는데, 이는 출입통제에 의한 산림환경 개선으로 고등균류 서식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 어류는 2002년 4종에서 2007년에도 4종이 서식하고 있는데 고유종인 왕종개, 쉬리, 꺽지 등이 발견되고 있으나 종수변화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저서형대형무척추동물은 36종에서 63종으로 증가추세에 있고 포유류는 22종에서 13종으로 감소했는데, 포유류는 이동성이 있어 조사결과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고 국립공원관계자는 덧붙였다.


◇탐방예약·가이드제 시범운영=국립공원관리공원은 칠선계곡에 대해 지난달 5일부터 탐방예약·가이드제를 시행해 일부구간에 대해 일반탐방객들에게 개방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칠선계곡 특별보호구 탐방예약·가이드제는 칠선계곡의 자원을 보전하면서 효율적인 이용을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 내년까지 시범적으로 운영된다.


 운영기간은 5~6월과, 9~10월에 한해 운영되며 1회에 40명까지 인터넷 예약을 통해 접수한다. 마을주민들고 구성된 ‘국립공원 지킴이’8명이 직접 가이드로 참여하며, 천왕봉까지 9.7㎞에 이르는 길고 험한 계곡인 만큼 참가자의 안전을 위해 여행자보험에 반드시 가입하고 출발지에 증서를 제출해야 하며 도시락을 지참해야 한다. 또한 호우 등 기상특보가 발효되었을 경우와 운영 당일 비가 오거나 전일 강우량이 30㎜ 이상인 경우에는 운영하지 않는다.


 한편 칠선계곡 탐방예약·가이드제는 올해부터 내년까지 2년간 시범운영한 뒤 식물상, 탐방로 훼손여부, 참가자 만족도 및 지역경제 기여도 등에 대한 모니터링 결과에 따라 시행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사진설명=칠선계곡에 서식하고 있는 흉고둘레 약 3m33㎝의 대형 주목.(맨 위)
칠선계곡의 7개 폭포 중 칠선폭포(두번째)와 대륙폭포 전경(세번째).

 

※'국립공원 특별보호구'란?

 국립공원 내 보호갈 가치가 높거나 인위적·자연적 훼손으로부터 보호 필요성이 있는 야생동물서식지, 야생식물군락지, 습지, 계곡 등 주요 자원 분포지역에 대해 출입통제 등 행위를 제한하는 제도이다.
 지난 1991년 최초로 자연휴식년제를 시행한 이후 2006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제6기 자연휴식년제 대상지를 중심으로 멸종위기종 분포지역 등 서식지 보호가 필요한 지역을 추가, 자연휴식년제의 제도적인 문제점을 개선해 대상지별 보호구를 지정·관리해 야생 동·식물 서식지 안정화 등 공원자원을 보전하고, 다양한 보호구역의 체계적인 관리 시행으로 공원관리 전문성제고, 계곡 오염방지 및 생태계보호, 행식생물종 관리 목적을 중심으로 대상지를 재분류·체계화해서 지난해부터 ‘국립공원특별보호구’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경남일보]
Write : 2008-06-17 09:30: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