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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통신

지리산 반달곰 겨울잠이 줄었다

지난 겨울 지리산 반달가슴곰들의 겨울잠이 예년에 비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예년에 비해 적설량도 줄었고 날씨가 따뜻했기 때문이다.

31일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지리산 반달가슴곰 16마리 중 9마리는 겨울잠에서 깨어나 활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나머지 7마리도 다음달초를 전후해 모두 동면에서 깨어나 활동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리산 반달가슴곰은 12월초부터 늦어도 1월 하순까지 모두 동면에 들어간다. 하지만 지난해의 경우 반달가슴곰 16마리 가운데 마지막 한 마리가 가장 늦게 잠자리에 든 시점은 지난달 13일이었다. 예년에 비해 30일 가량 늦었다. 또 지난 12일 동면에서 깨어나 활동에 들어간 곰이 확인돼 동면에서 가장 먼저 깨어난 시점도 예년에 비해 보름 가량 빨라졌다.

국립공원 관리공단 멸종위기종 복원센터 이배근 팀장은 “반달가슴곰은 눈이 많이 오고 날씨가 추우면 먹이찾기가 쉽지 않아 빨리 겨울잠에 들어간다”면서 “하지만 지난해 겨울에는 눈도 적고 기온도 포근하면 상대적으로 먹이 찾기가 쉬워 잠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 3월 지리산 지역의 평균 적설량은 2.7㎝, 평균 기온은 6.4℃였으나 올해 3월의 경우 적설량은 0㎝, 평균 기온은 7.1℃를 기록했다.

공단은 2004년부터 북한과 연해주에서 들여온 반달가슴곰을 들여와 지리산에 풀어 놓은 다음부터 매년 반달가슴곰의 동면 개시 및 종료 시점 등 생태를 조사하고 있다.

공단 측은 “지리산 등반객들이 지정 탐방로를 벗어나면 곰과 마주쳐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며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 줄 것을 당부했다.

김용범 기자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