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통신
지리산 반달곰 '의료사고' 폐사
지리산 마실
2009. 2. 13. 13:38
지리산에 방사됐던 반달가슴곰 한 마리가 또 폐사했다. 국립공원관리공단 멸종위기종복원센터는 12일 2007년 러시아 연해주에서 들여와 방사했던 반달가슴곰 수컷 한 마리(RM-26)가 11일 폐사했다고 밝혔다. 복원센터 이배근 팀장은 “나무굴에서 동면 중인 반달가슴곰의 발신기를 교체하기 위해 마취를 했는데 깨어나지 못했다”고 말했다. 나무굴 속에서 잠들어 있는 상태에서 마취총으로 마취한 뒤 발신기 교체 작업을 벌였다는 것이다.
이 팀장은 “담당 수의사가 정해진 기준에 따라 마취를 해 왔고 지금까지는 별 문제가 없었다”며 “이번에는 죽은 곰이 특정한 병에 걸려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복원센터는 정확한 사인을 가리기 위해 국립수의과학검역원에 부검을 의뢰했다.
지금까지 지리산에는 연해주와 북한에서 들여온 반달가슴곰 27마리가 방사됐으며 지금은 15마리가 남아 있다. 그동안 다섯 마리는 자연 적응에 실패해 회수됐고, 여섯 마리는 폐사, 한 마리는 실종됐다. 죽은 여섯 마리 가운데 두 마리는 사람이 설치한 올무에 걸려 죽었고, 한 마리는 밀렵됐으며, 다른 한 마리는 절벽에서 떨어져 목숨을 잃었다.
강찬수 기자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