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통신
지리산 계곡, 최악의 겨울 가뭄
지리산 마실
2009. 1. 12. 13:02
바닥 드러난 지리산 계곡 '최악의 겨울' |
강수량 줄어 우물 고갈 식수난 심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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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상봉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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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계속된 가뭄현상으로 지리산 계곡에 물이 바짝 마르고 우물이 고갈 돼 민족의 영산 지리산이 고사 위기에 처해있다. 11일 국립공원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강우량이 너무 적어 지리산 내 자연 발생 우물들은 거의 말라 사용할 수가 없고 계곡물마저 바닥을 보여 등산객들이 사전에 식수를 준비하지 않으면 등산 중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가뭄으로 인한 식수난 고충을 털어놨다. 또 천왕봉 관문인 장터목 대피소도 물이 부족해 최소한의 양으로 취사와 식수로만 사용하고 있는 실정인데, 지난해 장터목에 내린 강우량이 864mm로, 2007년에 내린 2024mm 절반에도 미치지 못해 수생식물이나 습지식물 등의 생육에 큰 지장을 주고 있으며, 지리산 전체 자연 생육에도 작은 변화들이 일고 있다는 것이다. 계곡이 깊고 아름답기로 유명한 칠선계곡도 물이 말라 계곡바닥이 훤히 보이고 있어 보호어종 물고기나 동물들이 물이 고인 한 곳으로 몰려 생존을 위한 최악의 겨울을 나고 있다. 또 가뭄으로 인해 지표면이 건조해져 산불이 발생할 경우 대형 화재로 번질 우려가 높아 관계자들과 산불감시원들의 신경이 최고조에 달해 있다. 지리산을 접하고 있는 함양, 산청, 하동 경남 3개 군의 상수도 확보에도 비상이 걸렸다. 최근 하동군이 25개 관정 시공에 21억여원, 산청군이 38개 시공에 33억여원, 함양군이 74개 시공에 72억여원을 투입해 관정을 뚫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올해도 작년 같은 가뭄이 지속되면 수십여 억원의 세금으로 뚫은 관정 중 일부는 수량 부족으로 제 기능을 다 못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이렇다 보니 큰 수맥을 찾기 위해 지하 수백 미터까지 관정을 뚫고 있는 실정이며, 이때문에 2차 지하수 오염을 유발 시킬 수가 있어 좀 더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주민 박모(50·마천면)씨는 “당장 식수가 부족해 제한 급수를 받고 있고, 수질이 나쁜 계곡물을 끌어다 먹는 실정의 주민들에게 현실적으로 관정이외는 다른 방법이 없다”며, “식수원 댐을 확보 하거나 하천에 많은 수중보를 설치해 물을 막아두는 방법말고는 대안이 없다”고 말하고 관계기관이 식수 확보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 줄 것을 당부했다.
사진설명=계곡이 깊고 수량이 많아 신비롭기까지 했던 지리산 칠선계곡이 바짝 말라있다.
[경남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