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고산습지인 왕등재습지에 원앙 붉은배새매 등 천연기념물 5종과 멸종위기 야생동물 Ⅱ등급인 까막딱따구리(사진) 등 모두 348종의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이곳은 부영양 상태의 이탄 습지로 생물 다양성과 보존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동·식물, 지형지질, 수문 등 13개 분야의 전문가들로 조사단을 구성해 첫 정밀조사를 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7일 밝혔다. 이곳에 식물은 뻐꾹나리 창포 등 58종, 포유류는 멧돼지 등 13종, 조류는 새매 등 72종, 양서·파충류는 8종, 저서성 대형 무척추동물은 큰땅콩물방개 등 39종, 담수조류는 물먼지말류 등 158종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원앙 붉은배새매 등 천연기념물 5종과 까막딱따구리 새홀리기 삵 담비 등 멸종위기 야생동물 Ⅱ등급 4종도 발견됐다. 또 습지 수질의 전기전도도는 평균 24.6μS/㎝로 매우 낮았고, 총 질소는 평균 0.55㎎/ℓ, 총인은 평균 0.09㎎/ℓ, 엽록소 a(광합성 작용하는 색소)는 평균 11.9㎍/ℓ로 측정돼 왕등재습지는 부영양 상태의 이탄 습지(fen)라는 평가가 내려졌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측은 고산습지인 왕등재습지에서 생물 다양성이 풍부한 이유는 습지 내 사멸한 생물체에서 나온 무기물을 담수조류가 흡수하고, 담수 조류는 올챙이의 먹이가 되고, 올챙이는 수서곤충의 먹이가 되는 먹이사슬을 형성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담수조류가 생물체에 필요한 무기원소를 환경권에서 생물권으로 재순환하는 생물지구화학적 순환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도 한 요인이다. 고산지대의 먹이사슬 규명은 이번 조사가 국내에서 처음이다. 왕등재습지의 담수조류는 국내 습지 중 최대 규모다. 해발 967∼970m에 위치한 왕등재습지의 면적은 2170㎡이며, 강우와 2개의 유로에서 유입되는 지하수에 의해 습지가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공원관리공단 박정원 연구원은 "이번 조사에서 왕등재습지가 지하수에 의해 유지되는 것과 저서성 대형 무척추동물 39종의 서식 사실, 습지의 먹이사슬이 규명된 것은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지리산 통신
지리산 왕등재습지는 희귀 동·식물 보고
지리산 마실
2008. 3. 18.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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