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의 척추로 보존가치가 높지만 무분별한 등반으로 심각하게 훼손된 백두대간의 관리 방식을 놓고 산림청과 환경부 사이에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11일 환경부와 환경단체들에 따르면 백두대간은 남쪽 지리산에서 북쪽 백두산까지 1천400여㎞를 물과 계곡 없이 연결된 산줄기로 매년 100여팀이 종주에 나설 정도로 등산객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문제는 남한지역 백두대간의 절반 가량이 국립공원에 속해 있는 까닭에 95㎞에 이르는 구간의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는 것.
출입 통제에도 불구하고 등산객들은 샛길을 이용해 등반을 하고 있고 그러던 중훼손은 점점 더 심해져서 현재 복원 공사가 진행 중인 구간만 50㎞에 이를 정도로 상태가 심각하다.
이에 산림청은 지금 같은 관리 부재 상태에서 벗어나 훼손된 자연을 살리기 위해 백두대간의 마룻금(산마루와 산마루를 잇는 선)을 중심으로 국가등산로(국가숲길)를 조성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등산객들을 무분별하게 샛길로 드나들게 할 바에는 차라리 별도의 길을 조성해 그 곳으로만 이동하게 하자는 계획이다.
하지만 환경부와 환경단체들은 "또 다른 환경파괴가 우려된다"며 우려를 표하고있다.
환경부는 산림청의 이 같은 계획에 대해 공식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명하지는 않고 있지만 지난달 백두대간 지역을 노선에서 제외한 채 `생태탐방로 조성계획'을 발표해 입장차이를 드러냈다.
생태탐방로는 2017년까지 환경부가 전국에 걸쳐 옛길, 숲길, 강ㆍ하천길, 마을길, 들길 등의 형태로 조성하겠다고 밝힌 자연친화적 탐방로로 총 길이가 2천500㎞에 달한다.
환경부는 "생태탐방로에서 마룻금을 타고 종주하는 트레킹 행태는 지양한다"고 명시하며 백두대간을 포함해 보호가치가 높은 지역은 노선에서 제외했다.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관리공단의 이천규 선임팀원은 "백두대간의 고산지역은 빙하기 시절부터 있던 희귀식물이나 야생 동물들이 많아 보호가치가 높은 지역이다"며"특히 마룻금은 야생동물들이 숨을 수 있는 최후의 장소인데 이 곳을 이어 숲길을 낸다는 것은 드러내 놓고 생태계를 훼손하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환경단체들의 입장 역시 환경부와 크게 다르지 않다. 훼손 지역에 대한 복원 계획이 마련돼 있지 않은 상태에서 국가숲길이 건설되면 등산객의 수가 급증해 산림 훼손이 더 심해질 우려가 크다는 것이다.
박정운 녹색연합 자연생태국장은 "국가숲길이 탐방객의 접근성 용이, 탐방 편의차원에서 운영될 가능성이 커 백두대간의 보존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며 "이는 청룡열차에 적정 인원 이상의 사람을 태우는 것과 같이 위험한 발상이다"고 비판했다.
시민단체 우이령포럼은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환경부와 산림청 관계자, 시민단체 활동가 등이 참가한 가운데 `백두대간, 등산로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포럼을 개최하고 백두대간 등산로 조성에 대한 의견을 교환한다.
연합뉴스
▣지리산 통신
오염 심각 백두대간, '등산로 조성'이 해법될까?
지리산 마실
2007. 12. 13. 10:12
오염 심각 백두대간, '등산로 조성'이 해법될까? 50㎞ 구간 '토양침식ㆍ나무뿌리 노출'로 훼손 심각 산림청 '등산로 조성' 추진..환경부ㆍ환경단체 "또다른 환경파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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